용인신문 |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궁금해한다. 어떤 이는 이를 도덕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감정의 결핍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의 시선에서 설명하자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남성의 성은 감정의 깊이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감정이 없어도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창 혈기왕성한 젊은 남성의 시선에서 설명해보자. 남성의 성 반응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출발점은 신경과 혈관이다. 시각, 촉각, 상상 같은 자극이 들어오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음경의 혈관이 이완되며 해면체로 혈액이 유입된다. 이 과정은 의지보다 반사에 가깝다. “우리는 어떤 관계인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은 이 단계에서 필수 조건이 아니다. 전원이 들어오면 기계가 돌아가듯, 조건이 맞으면 반응이 일어난다. 남성의 성은 시작부터 감정보다 각성에 더 가까이 걸려 있다. 뇌를 들여다보면 이 구조는 한층 또렷해진다. 남성의 성적 자극은 곧바로 도파민 보상 회로를 자극한다. 쾌감이 예상되면 뇌는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이때 관계의 맥락이나 감정의 서사를 다루는 영역은 뒤늦게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성은 관계의 깊이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도 성적 반응이 성립할 수 있다. 이는 인격의 문제라기보다, 회로가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 환경도 이 차이를 키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욕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사랑을 묻지 않는다. 대상이 있고 자극이 있으면 반응을 촉진한다. 여성의 성 반응이 옥시토신처럼 유대와 연결된 호르몬과 더 긴밀히 얽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비된다. 물론 개인차는 크다. 모든 남성이 같지 않고, 모든 여성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도 않는다. 다만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그러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다. 남성이 사랑 없이 성행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곧 사랑을 모른다는 뜻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그렇지는 않다. 남성도 사랑을 하고, 깊이 상처받고, 관계에 집착한다. 다만 사랑과 성이 같은 스위치에 묶여 있지 않을 뿐이다. 성은 독립된 모듈처럼 먼저 켜질 수 있고, 사랑은 그 다음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이 순서의 차이가 오해를 만든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분명하다. 이 구조를 알면, 상대를 평가하기보다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설명은 비난보다 관계를 오래 지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해는 절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남성의 성은 로맨스 소설보다 사용설명서에 가깝다. 버튼이 눌리면 작동하고, 조건이 맞으면 반응한다. 이 구조의 차이를 이해하면 문제점 파악도 훨씬 빠르다. 특히 무반응이 반복될 때에는 감정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생식기능(비폐쇄성무정자증 의심 등) 이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학적 검사를 반드시 병행해봐야 한다.
용인신문 | 이경철 시인이 시집 ‘환하다’를 서정시학에서 펴냈다. 시를 읽다 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게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 시인의 말에 “그냥 냅둬라/ 냅두지 못하고 곤두서는 말초신경/ 끊어라/ 그 질기디질긴 연줄이며 훈습薰習.”이라고 했듯 연줄이며 훈습을 끊어낸 시 세계가 참으로 투명하고 맑다. “가을 햇살 알갱이 반짝이는 피라미 떼/ 물속을 꼬누는 해오라기 눈 시린 부리/ 언뜻 바람에 흩어지는 갈대꽃 새하얀 홀씨들/ 숨 멎고 흐름도 멈춘 여울목 한순간, 환하다.”(시 ‘환하다’ 전문) 시를 읽다 보면 마치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는 듯 세상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 같다. 5부까지 시를 담았고, 6부 시작 단상 중에 ‘그리움 시론’을 실었다. “독자와 우주 삼라만상은 물론 신과도 감읍,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너머 언어의 울림이 진짜 시 아니겠는가.” 이 시인은 중앙일보 문화부장, 문예중앙, 랜덤하우스, 솔 출판사 주간 등을 지냈으며, 현대문학, 한국문학 등에 월평 등 다수의 현장 비평적인 평론을 발표했다. 2010년 김남조 시인의 추천으로 ‘시와 시학’을 통해 등단했고, 시집 ‘그리움 베리에이션’, 저서 ‘천상병, 박용래 시 연구’ ‘시가 있는 아침’ ‘미당 서정주 평전’ 등이 있다. 현대불교문학상, 질마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용인신문 | 안도현 시인이 시집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를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1981년에 등단, 올해로 시력 45년에 육박하는 그의 12번째 시집이다. 흔히들 안 시인은 어떻게 써도, 무엇을 서도 시가 되는 경지에 놓인 작가라고 말한다. 어릴 적 살았던 경북 안동 예천으로 귀향한 시인의 이번 신작 속엔 고향 땅에서 마주한 쓸데없어 눈부신 우리 삶의 모습이, 불현듯 발견되는 생의 요체가 무심하게 피어 있는 들꽃처럼 시의 길목마다 자리해 있다. “꽃밭에 들어가 돌을 골라내고 있는데 동무가 왔다/ 꽃밭을 높여보려고 한다니까/ 시인은 원래 이렇게 쓸데없는 일 하는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 꽃들의 키를 높이는 일, 그거/ 쓸데없는 일이지, 혼자 중얼거렸다/ 서리 오기 전에 배추나 서둘러 뽑으라 하였다”(시 ‘꽃밭을 한 뼘쯤 돋우는 일을’ 중) 안도현은 시는 물론 동시, 동화, 산문, 평전에 이르는 전방위적 집필을 통해 한국 시단을 넘어, 한국문학장을 대표하는 불세출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집의 제목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는 ‘쓸데없음’의 무가치함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그 무목적성의 아름다움과 갸륵함에 대한 울림이 크다. 안도현의 세계에서 ‘시가 될 수 없는 것’이란 없는 것처럼, 볼품없이 느껴지는 우리의 삶도 시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위안을 건네고 있다.
용인신문 |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12일 김혁수 대표이사의 재연임을 확정하고 새로운 1년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김혁수 대표인사는 2022년 12월 12일 제6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24년 연임을 거쳐 이번 재연임으로 총 4년간 용인문화재단을 이끌게 됐다. 김혁수 대표이사는 재임 기간 동안 용인문화재단의 조직 안정화와 주요 문화시설의 경쟁력 강화, 지역 기반 문화예술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특히 용인포은아트홀 리모델링을 통해 객석을 1,525석 확대하고 음향·조명·영상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전문 공연장 수준을 갖추며 대형 뮤지컬과 전국투어 콘서트 유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객석 점유율이 70%에서 87%로 상승했고, 대관 수익도 약 72% 증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 축제 및 공연 분야에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용인신문 |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및 비용 부풀리기 등 부적절 행위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인시의회가 의원들의 해외 공무출장 시 시민들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시의회는 지난 17일 열린 제298회 임시회 운영위원회에서 이윤미 의원(민주당‧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용인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규칙안은 공무국외출장의 사전 검증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하고, 주민 참여와 정보 공개를 확대해 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하게 됐다. 개정 규칙안에는 의장이 공무국외출장 대상 의원이 출장 내용 및 비용 등이 포함된 출장계획서를 제출하면 출국 45일 전까지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열흘 이상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주요 개정 내용은 △공무국외출장 심사 기준에 ‘용인시의회 의정과의 관련성’ 신설 △심사위원회 구성 시 공모 절차 도입 △출장계획 변경 시 주민의견 수렴과 재의결 절차 규정 △부적정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징계 및 징계현황 공개 규정 신설 등이다. 이 의원은 “공무국외출장은 의원 개인의 일정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으로 수행되는 공적 의정활동”이라며 “이번 규칙 개정을 통해 출장 전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공무국외출장 제도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 규칙안은 오는 23일 열리는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용인신문 | 임신이라는 건 참 이상한 세계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음식이 갑자기 마음에 콕 박히고, TV에서 스쳐 지나간 장면 하나가 머릿속에서 수십 번씩 재생되며 “저거… 나 지금 먹어야 할 것 같은데?”라는 묘한 생각이 든다. 어떤 임신부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갑자기 떠오르고, 어떤 임신부는 카페에서 흘렀던 시나몬 향이 갑자기 너무 그리워져 남편을 끌고 나가기도 한다. 임신이 시작되면 몸은 더 이상 ‘엄마 중심’이 아니다. 엄마 허락도 없이 슬그머니 ‘아기 위주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코와 혀다. 후각도 미각도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사소한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이 감각들이 어느 순간부터 ‘엄마의 취향’을 무시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몸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미안한데 지금은 네 입맛보다 아기가 더 중요해”라고. 그래서 평생 싫어하던 음식을 갑자기 잘 먹게 되고,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이 이상하게 끌리기도 한다. 여기에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사람의 뇌는 실제로 먹어보지 않아도 ‘맛 이미지’를 저장해둔다. TV에서 본 음식 장면, 친구가 맛있게 먹던 모습, 길을 지나며 맡았던 냄새, 음식 사진 한 장, 누군가의 “그거 정말 맛있어”라는 말 한마디까지도 작은 씨앗처럼 뇌 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 임신으로 감각 회로가 민감해지면 이 씨앗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금이야!” 하고 싹을 틔운다. 그래서 이름도 모르던 음식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고, 심지어 먹어본 적도 없는데도 익숙한 맛처럼 강렬하게 끌리는 것이다. 임신 중 감정은 평소의 두세 배쯤 더 섬세해진다. 음식은 감정을 건드리는 자극 중 가장 강력한 요소라서 한 번 마음속에 들어오면 그 맛을 머릿속에서 계속 재현한다. 마트에서 스친 빵 냄새가 하루 종일 따라다니고, 누구든 예쁘게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먹는 모습만 봐도 갑자기 삶의 목표처럼 느껴지고, 밤마다 음식 사진만 모아보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도 온다. 이런 변화는 모두 자연스럽고,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몸과 뇌가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아주 성실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적으로도 임신은 뇌가 재설계되는 시기라고 한다. 감정 회로, 보상 회로, 감각 회로가 모두 민감해지고, 기존 취향이 사라지고 새로운 취향이 생기는 일이 지극히 흔하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출산 후 10년 넘게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임신 중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이 당기는 현상’은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생명을 키우는 과정에서 몸이 보내는 매우 자연스럽고 지적인 신호다. 태교는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클래식을 틀어놓고 하루를 의식처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밥 앞에 앉아 ‘내 몸이 지금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잠시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태교다. 무엇보다 이때 떠오르는 음식들이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아기와의 첫 번째 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용인신문 |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요즘은 더하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가 되었고, 연애는 피곤한 감정노동으로 여겨지며, 출산은 ‘권장’이 아니라 ‘부담’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남성 난임·불임을 전공한 필자의 병원에는 오늘도 정자를 찾으러 온 남성(폐쇄성&비폐쇄성무정자증)들이 줄지어 들어오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의 표정과 대답은 하나로 귀결된다. “왜 진즉 생식기능에 문제가 생길 걸 몰랐을까요?” 고환에서 정자 생산이 제대로 안 된다거나(비폐쇄성무정자증), 정자는 만들어지는데 정자가 배출이 안 된다거나(폐쇄성무정자증), 정자 수가 너무 적다거나(희소정자증) 등을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빨리 치료하거나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었을 터인데, 모르고 지낸 시간이 문제를 키운 셈이다. 간혹 ‘나는 평생 자식을 안 낳을 거다’라고 호기롭게 말하는 남성들도 있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선배의 입장에서 조용히 알려주고 싶은 진실이 있다. 오늘의 마음이 내일의 마음이 될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다는 것이다. 우리는 밥맛도 하루가 다르고, 가고 싶은 여행지도 그해 그해 달라지는데, 하물며 인생 최대의 선택인 출산에 관한 마음이 영원히 그대로일 리는 없다. 그리고 더 큰 착각이 하나 있다.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아내에게 임신을 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착각이다. 남성도 40대 중반이 넘으면 정자 수는 줄고, 운동성은 떨어지고, DNA도 손상이 된다. 겉모습은 여전히 젊고 건강해 보일지 몰라도, 생식세포만큼은 정직하게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필자가 한 가지 방법을 알려주자면, 결혼을 접어두고서라도 가까운 비뇨기과에 가서 자신의 정자 상태를 검사해 보고, 필요하다면 정자를 동결 보존해두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정자는 약 50~60μm(마이크로미터)로 난자(직경 약 120μm)의 1/25 수준밖에 안 된다. 정자는 세포질이 거의 없는 독특한 구조라서 냉동 과정에서 얼음 결정이 생겨 세포막을 손상시킬 위험이 낮고, 핵이 단단히 포장되어 있어 DNA가 잘 보존된다. -196℃ 액체질소 속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생화학적 반응은 멈추고, 세포의 시간도 같이 정지한다. 그래서 20년 된 정자로 태어난 건강한 아이들이 있고, 30년 보관한 정자로 임신에 성공한 사례들도 의학 논문에 보고되어 있는 것이다. 냉동 기간은 정자 품질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해동된 정자는 신선한 정자와 기능적으로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더구나 정자는 수가 많아서 건강한 정자만 골라 인공수정(IUI)이나 시험관아기(IVF)를 진행하면 된다. 필자의 말에 “지금 여자친구도 없는데, 굳이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해야 한다. 왜냐하면 바로 그 ‘없다’는 사실이 정자 동결을 가장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정자 동결은 결혼 준비가 아니다. 출산 계획도 아니다.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마음’의 변화를 대비해 선택권을 미리 보관해두는 일이다. 정자 동결은 난자 동결처럼 복잡한 호르몬 주사도 필요 없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으며, 실패 위험도 거의 없다. 간단한 채취만으로 지금의 생식력을 그대로 미래로 배송해두는 셈이다. 지금은 필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5년 뒤, 10년 뒤, 당신의 마음이 달라졌을 때 “그때 동결해 둘 걸”이라는 후회를 막아줄 안전장치가 된다. 아직 오지 않은 사랑, 아직 열리지 않은 가능성,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삶을 위해 선택권 하나쯤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지혜일지 모른다.
용인신문 | 전문예술단체 에버그린솔페지 대표이자 에버그린팝스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전혜선 동화작가가 감각 기반 창작 동화책 ‘드론새’를 최근 출간했다. 촉각그림·점자그림책·오디오북·수어 해설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 예술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새’는 경기도와 용인시가 협찬했으며, 용인 지역 22개 도서관에 배포됐다. 이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부분점자 및 촉각그림이 포함됐다. 작가는 “드론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생명으로 보았고 드론의 감정의 흐름”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2일 출판기념회와 전시회 및 코밥학회 학술세미나를 근현대사미술관 담다에서 개최했다. 전시회는 촉각 원화, 점자 그림책 제작 과정, 오디오 시네마(낭독 + 음악), 수어 영상 해설, 드론 촬영을 활용한 공간 영상 설치를 결합해 시각·청각·촉각을 아우르는 ‘열린 감각 전시’로 꾸며졌다. 23일에도 담다에서 오디오시네마와 감각전시를 결합한 ‘소리를 그리는 눈과 귀’ 행사를 개최했다. 경기도·용인시의 협찬을 받은 새로운 형태의 감각 예술 행사에는 특히 전 감독이 제작 중인 웹툰영화 ‘말을 위한 전쟁: K-pop & 한글’의 캐릭터 원화와 촉각 안내 패널도 함께 공개됐다. 음악을 전공한 전 작가는 최근 문예지 ‘문학수’를 통해 동화 작가로 등단했으며, 시각장애 특수학교·한빛맹학교에서 음악전공과를 지도했다.
용인신문 | 한국미술협회 주최로 지난 5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로운쇼룸에서 열린 제18회 대한민국 미술인날 시상식에서 서양화가 이난영 전 용인여성작가회 회장이 대한민국정예작가상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내가 붓을 잡은 세월이 50년이 넘는 듯하다. 이제 조금 그림이 뭔가를 알아가는 중인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특히 내년에 10주년을 맞는 용인여성작가회가 있어 든든하다. 어렵게 시작한 단체가 내 몸보다 더 소중하다. 용인여성작가와 함께 축하를 받고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난영 작가는 용인여성작가회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대한민국미술인의 날은 미술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원로작가의 업적을 기리며, 청년작가들을 응원하는 미술계의 기념일이다.
용인신문 | 경기도의회 용인지역 의원들이 국지도 82호선과 지방도 321호선 등 경기도 주관 용인지역 도로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영민(국힘‧용인2), 안전행정위원회 이영희(국힘‧용인1), 경제노동위원회 정하용(국힘‧용인5)의원은 지난 4일 경기도 도로정책과로부터 용인지역 도로건설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현안 해결을 위해 상임위를 넘어선 공동 협력을 약속했다. 이들 세 의원은 용인 도로 현안을 공동 과제로 인식하고 예산, 안전, 산업 측면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의원들은 국지도 82호선 4차로 확장과 관련 설계 보완, 착공 및 개통 시점을 명확히 담은 ‘분명한 일정표’를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국지도 82호선 장지~남사 구간(5.1km)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교통대책에 따라 전 구간 4차로 확장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장지~남사 구간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계획만 바뀌어 온 대표적인 장기 표류 사업으로 이어져 왔다. 의원들은 또 지방도 321호선의 ‘남북축 연결’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방도 321호선의 경우 매산~일산 구간은 준공되었으나, 완장~서리와 유운~매산 구간이 지연되고 있다. 김영민 의원은 “이로 인해 용인 남북을 관통하는 큰 축이 끊어진 상태로 남게 된다”고 우려하며, “국지도 82호선과 지방도 321호선을 하나의 남북축으로 보고 ‘단계별 개통 로드맵’을 공동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 의원들은 “계획 발표가 아닌 언제까지 어느 구간을 먼저 열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며 “용인 도로 현안의 예산, 일정, 안전대책을 끝까지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용인지역 도의원들이 경기도 도로정책과 관계자로부터 국지도82호선과 지방도321호선의 추진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도의회 제공)
용인신문 | 구리시 주최, ‘제2회 방정환 어린이문학 축제’ 일환 한국 아동문학의 거목 소파 방정환과 사계 이재철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문학 축제의 장이 구리시에서 펼쳐졌다. (재)구리문화재단(대표이사 진화자)과 아동문학평론(발행인 김용희)은 지난 30일 오후 3시 구리아트홀 유채꽃소극장에서 ‘제35회 방정환문학상’ 및 ‘제14회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 시상식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구리시가 주최하는 ‘제2회 방정환 어린이문학 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현장에는 원로 아동문학가 신현득 선생을 비롯해 백경현 구리시장,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 진화자 구리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내빈과 문인,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제35회 방정환문학상의 영예는 박정식 시인과 장경선 작가에게 돌아갔다. 수상작은 박정식 시인의 동시집 『바람도 키가 큰다』(아침마중, 2025)와 장경선 작가의 장편 소년소설 『폴란드의 비밀 양육원』(다른, 2024)이다. 심사는 신현득, 송재찬, 원유순, 전병호, 최명란 위원이 맡았다. 제14회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은 이도환 평론가가 수상했다. 수상작은 평론 「그 사이에 동시가 있다」이며, 김용희, 박상재, 이정석 위원이 심사를 진행했다. 방정환문학상은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의 아동 사랑과 문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1년 제정됐으며,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은 아동문학의 학문적 체계를 세운 사계 이재철(1931~2011) 선생의 업적을 기려 2012년 제정된 상이다. 이날 시상식은 총 2부로 진행됐다. 1부 식전 행사에서는 꿈의무용단과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 방정환 선생의 작품 「호랑이 형님」을 재해석한 소리극 등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2부에서 본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신인 작가 등용문인 《아동문 학평론》 신인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제119회 수상자로는 ▲권미양(동시) ▲이선화(동화)가, 제120회 수상자로는 ▲루시 ▲서수경 ▲이순주(이상 동시) ▲안미영 ▲이정분(이상 동화) 작가가 각각 선정되어 상패를 받았다. 구리시는 방정환 선생의 묘소가 1936년 망우리 공원(구리시 교문동)으로 이장된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이 시상식을 개최해오고 있다. 한편, 이번 수상작들에 대한 상세한 심사평과 수상 소감은 계간 《아동문학평론》 2025년 가을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용인신문 | 삶의 무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 다시 걸으면 된다”는 단단한 위로를 전하는 이기동 여행작가의 여행 에세이 ‘제주오름의 인생길’이 도서출판 별꽃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가난과 수많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온 한 인간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자,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묵직한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이다. 더불어 이기동 여행작가가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서 느끼는 성찰과 사유를 전하는 감동의 울림이다. 총 2부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의 1부 ‘내가 살아온 길 가난에서 제주까지’는 작가의 굽이굽이 인생 여정이 진솔하게 실려 있다. 2부는 ‘길 위에서 다시 태어나다’로 여행을 통한 성찰의 기록을 통해 독자에게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특히 여행지의 컬러 사진을 다수 수록해 마치 여행지에 서 있는 듯 생생함을 전한다. 현재 한솔여행사를 운영하는 성공한 기업인이자 여행작가인 이 작가는 “가난은 나의 스승이었다”는 한마디로 자신의 인생을 요약한다. 충북 괴산 산골에서 태어나 다섯 살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저자의 삶은 한순간도 평탄하지 않았다. 굶주림 속의 어린 시절, 산업화 시대의 공장 노동자, 뒤늦은 대학 입학과 군 복무, 결혼과 생계의 현실까지, 그의 인생길에는 고난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 모든 길 위에는 ‘멈추지 않음’이라는 극복의 메시지가 빛났다. 수 차례의 실패 끝에 여행업에 뛰어든 그는 ‘한솔여행사’를 설립해 30년 가까이 사업을 이어왔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현장을 지키며 사람과의 신뢰를 쌓아온 그의 삶은 결국 ‘길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걸으며 만드는 것’임을 증명해 낸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자신을 단련하는 수행의 길이었던 이 여정은 마침내 제주 오름에 이르러 “지금의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생 후반, 그는 여행자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삶의 본질과 마주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험준한 봉우리, 몽골의 드넓은 초원, 인도의 혼잡한 거리, 유럽의 예술 도시에서 그는 ‘길 위의 나’를 발견한다. ‘늘여행’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그는 “길 위에 서는 순간 나는 언제나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사람과의 만남, 풍경과의 조우, 낯선 도시에서의 고요한 밤…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만든다”며 “여행이란 어쩌면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감정의 깊이’를 따라 걷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여운을 준다. 이 책은 고단한 시대를 묵묵히 걸어온 보통 사람이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삶의 보고서’이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진솔한 좌절과 재기의 기록을 통해 독자는 작가의 여정 속에서 묵직한 성찰과 따뜻한 위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제주오름의 인생길’은 세대를 막론하고 삶에 지친 이들에게 헌정하는 현실적인 위로의 기록이며, 우리 모두의 삶은 결국 “내가 걸은 만큼의 이야기”임을 되새기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