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푸른 뱀의 해’라던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유례없는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지나가고 있다. 격랑의 시기를 지나온 국민들은 이제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워내고,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이는 고정된 권력도, 영원한 질서도 없음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그 속에서 겪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함축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과 동용인IC 추가 개설 확정,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적격성 통과 등 교통 분야에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또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과 이동‧남사읍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 보상 시작 등 지역 경제 분야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졌다. 용인신문은 2025년 송년호를 발행하며 올해 보도된 수 많은 뉴스들을 ‘정치’, ‘부동산/교통’, ‘사회 일반’, ‘문화’, ‘지역’ 등 다섯 개 분야로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용인 3개구 모두 승리… 새로운 정부 출범 원동력 정찬민·최강욱 전 국회의원 광복절 특별사면 포함 이정문 전 용인시장·우제창 전 국회의원은 구속 2025년은 권력의 이동과 질서의 재편이 동시에 일어난 ‘변동’의 해였다. 비상계엄의 상흔을 씻어내고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사면 논란과 지역 정치권의 고질적인 비리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지난 6월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1728만 7513표라는 역대 최고 득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득표율은 50%에 미치지 못했으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8.27%p 차로 넉넉히 따돌리며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용인지역은 전국 평균(79.40%)을 상회하는 81.3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변화를 향한 열망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용인 3개구 모두에서 승리하며 9.63%p 차의 압승을 거뒀다.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 단행한 사면 조치로 용인지역 정가는 변화를 맞게 됐다. 이 대통령은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민 통합’과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첫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용인지역 정가에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이던 정찬민 전 국회의원과 용인에 거주하는 최강욱 전 국회의원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국회의원의 사면은 내년 6월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같은 중앙 정치의 격랑 속에서 용인의 지역 정가는 각종 비리와 도덕성 결여로 얼룩진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방음벽 설치 공사 로비 의혹은 지역 정가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우제창 전 국회의원이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으며, 우 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이 전 시장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직 시장과 국회의원이 연루된 이른바 ‘방음벽 비리’는 지역 사회의 청렴도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또한, 제9대 용인시의회는 성희롱, 뇌물 수수 의혹 등에 따른 연이은 시의원 징계가 이어졌다. 9대 시의회는 개원 이후 해외 연수 중 술 반입 등 의원들의 자질 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역대 최악의 의회’라는 혹평을 받게 됐다. 지난 6월 3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용인지역 개표 현장 모습.
용인신문 | ‘푸른 뱀의 해’라던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유례없는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지나가고 있다. 격랑의 시기를 지나온 국민들은 이제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워내고,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이는 고정된 권력도, 영원한 질서도 없음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그 속에서 겪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함축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과 동용인IC 추가 개설 확정,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적격성 통과 등 교통 분야에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또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과 이동‧남사읍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 보상 시작 등 지역 경제 분야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졌다. 용인신문은 2025년 송년호를 발행하며 올해 보도된 수 많은 뉴스들을 ‘정치’, ‘부동산/교통’, ‘사회 일반’, ‘문화’, ‘지역’ 등 다섯 개 분야로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아내·자녀 등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가장 충격 수십억 원대 빚더미에 참극 실행… 가정의 파멸 수익금 배분 갈등 20대 여성 틱톡커 살해범 검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경제적 곤궁을 비관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잇따랐다. 올해 용인지역에서는 가장 가까운 공동체인 가족을 파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른바 ‘비속 살해 후 자살’ 등 참혹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지역 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올해 발생한 극단적 사건들의 저변에는 공통적으로 ‘경제적 압박’과 ‘절망’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침체가 심화될수록 가정 폭력과 극단적 선택이 급증하는 만큼, 단순한 치안 강화를 넘어 심리적·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수원 고법은 지난 12월 24일 80대 부모와 배우자, 두 딸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가장 이 아무개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이 씨는 수십억 원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자 지난 4월 용인시 수지구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례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재판부는 “경제적 실패를 이유로 가족의 생명을 뺏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 비통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선고 당시 재판장이 비극적인 참상에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할 정도로, 이 사건은 ‘경제적 파산이 불러온 가정의 파멸’이라는 2025년의 어두운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또 기흥구에서도 경제적 실패를 비관한 특수학교에 재학중인 아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자(父子)의 비극이 전해졌다. 지난 12월 11일, 40대 남성 A 씨가 아파트 20층에서 투신해 숨졌고, 차량 뒷좌석에서는 그의 9세 아들이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A 씨의 집에서는 “실패에 대한 자살입니다”라는 짧은 유서가 발견되었으며, 최근 주식 투자로 2억 원을 잃어 괴로워했다는 유족의 진술이 확보됐다. 지난 9월에는 수익금 배분 등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동업자였던 20대 여성 틱톡커를 살해한 강력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에 붙잡힌 50대 남성 A 씨는 ‘채널 성장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해 동업을 시작했으나, 채널 운영과 수익 문제로 갈등을 빚자 끝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20대 여성 틱톡커를 살해 후 암매장 한 50내 남성이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용인신문 | ‘푸른 뱀의 해’라던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유례없는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지나가고 있다. 격랑의 시기를 지나온 국민들은 이제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워내고,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이는 고정된 권력도, 영원한 질서도 없음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그 속에서 겪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함축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과 동용인IC 추가 개설 확정,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적격성 통과 등 교통 분야에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또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과 이동‧남사읍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 보상 시작 등 지역 경제 분야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졌다. 용인신문은 2025년 송년호를 발행하며 올해 보도된 수 많은 뉴스들을 ‘정치’, ‘부동산/교통’, ‘사회 일반’, ‘문화’, ‘지역’ 등 다섯 개 분야로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 교통망 확충 세종~포천 고속도 구리~안성 구간 개통 화성~용인~안성 ‘반도체 고속도로’ 박차 2025년 용인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충과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가 맞물리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라는 파고 속에서도 용인은 ‘교통 혁명’이라 불릴 만큼 굵직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며 도시 전체가 들썩인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용인 교통의 가장 큰 성과는 단연 고속도로망의 획기적 확충이다. 지난 1월 1일 ‘제2경부고속도로’로 불리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이 개통되며 모현읍 ‘북용인IC’ 시대가 열렸다. 이어 12월 23일에는 원삼면 남용인IC가 문을 열었고, 양지면 동용인IC 개설까지 승인되며 처인구의 고속도로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여기에 화성~용인~안성을 잇는 ‘반도체 고속도로’가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며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철도망 구축도 유례없는 진전을 보였다. 12월 11일, 국토교통부가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최종 승인하며 용인경전철 광교 연장선(기흥~광교중앙)과 동백~신봉선 노선이 확정됐다. 특히 동백~신봉선은 GTX 구성역과 신분당선 성복역을 잇는 14.7㎞ 구간으로, 처인·기흥·수지를 하나로 묶는 동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승인으로 용인은 분당선, 신분당선, GTX-A, 경전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철도 네트워크 구축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 같은 교통 호재 속에 용인지역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와 개발 호재가 충돌하며 복잡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수지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조정대상지역 등 ‘3중 규제’에 묶이자, 매수세가 기흥구와 처인구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반면 매매가 상승과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며 전세 매물이 나오자마자 거래되는 ‘매물 가뭄’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 1월 1일 개통한 세종-포천 고속도로 모습.
용인신문 | ‘푸른 뱀의 해’라던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유례없는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지나가고 있다. 격랑의 시기를 지나온 국민들은 이제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워내고,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이는 고정된 권력도, 영원한 질서도 없음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그 속에서 겪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함축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과 동용인IC 추가 개설 확정,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적격성 통과 등 교통 분야에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또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과 이동‧남사읍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 보상 시작 등 지역 경제 분야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졌다. 용인신문은 2025년 송년호를 발행하며 올해 보도된 수 많은 뉴스들을 ‘정치’, ‘부동산/교통’, ‘사회 일반’, ‘문화’, ‘지역’ 등 다섯 개 분야로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문화도시 용인’ 화려한 도약 발판 마련 성공 용인포은아트홀 리모델링 국내 최고 공연장 대한민국대학연극제 찬사… 연극 메카 도약 2025년 용인시 문화예술계는 내실 있는 인프라 구축과 대규모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문화도시 용인’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공연장 하드웨어 고도화부터 시민 참여형 축제 모델의 정립, 그리고 첨단 기술을 접목한 역사 복원까지 다채로운 시도가 이어졌으나, 지역 대표 축제의 운영 이원화라는 숙제도 남겼다. 올해 큰 성과는 용인포은아트홀의 리모델링을 통한 변신이다. 재단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객석을 1,525석으로 확대하고, 최첨단 음향·조명·영상 장비를 도입해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공연장 위상을 확보했다. 그 결과, 대형 뮤지컬과 정상급 아티스트의 전국 투어 콘서트가 잇따라 유치, 객석 점유율이 기존 70%에서 87%로 급증했다. 운영 효율성도 대관 수익이 전년 대비 약 72%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경제적·문화적 성과를 거두며 지역 문화 랜드마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축제와 공연 분야도 약진해 제2회 대한민국대학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운영, 연극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5 조아용 페스티벌’에서 처음 도입된 시민 퍼레이드는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시민 참여형 축제 모델을 확립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러한 성과 속에 재단 설립 초기부터 기틀을 닦아온 김혁수 대표이사의 재연임이 확정되며, 조직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한편, 용인의 호국 정신을 상징하는 ‘처인성문화제’가 세 갈래로 나뉘어 개최돼 아쉬움도 남겼다. 24년간 이어온 ‘김윤후 승장 추모 다례제’를 뿌리로, 민간 주도의 ‘처인성문화제 페스티벌’과 용인문화원의 ‘처인성문화제’가 이원화되면서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처인승첩 800주년을 앞두고 축제 통합과 정체성 확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점기 민족교육의 요람이었던 ‘삼악학교’가 AR(증강현실) 기술로 재현돼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용인문화원이 추진한 이 사업은 유물 전시를 넘어 기술과 역사가 결합한 미래형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용인신문 | ‘푸른 뱀의 해’라던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유례없는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시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지나가고 있다. 격랑의 시기를 지나온 국민들은 이제 차분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워내고,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는 뜻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했다. 이는 고정된 권력도, 영원한 질서도 없음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그 속에서 겪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함축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세종~포천 고속도로 개통과 동용인IC 추가 개설 확정,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적격성 통과 등 교통 분야에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또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과 이동‧남사읍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 보상 시작 등 지역 경제 분야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이어졌다. 용인신문은 2025년 송년호를 발행하며 올해 보도된 수 많은 뉴스들을 ‘정치’, ‘부동산/교통’, ‘사회 일반’, ‘문화’, ‘지역’ 등 다섯 개 분야로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음식물 처리장 유입’ 등 가짜 뉴스 갈등 부채질 구성동 생활쓰레기 적환장 논란 소통 끝 일단락 ‘용인시민프로축구단’ 창단… 시민들 숙원 풀어 2025년 용인시는 해묵은 민원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선출직 정치인들의 무책임함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이와 동시에 행정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가짜 뉴스’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도 얻었다.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적환장 설치부터 숙원이었던 프로축구단 창단까지, 올해의 성과들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사회에 ‘일하는 일꾼’에 대한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2025년 용인시는 수년간 멈춰있던 지역의 난제가 해결되고,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 현실화 된 ‘결실의 해’였다. 올해 용인 지역 최대의 이슈 중 하나였던 기흥구 구성(언남)동 생활쓰레기 적환장 논란이 시 행정당국의 끈질긴 소통 끝에 일단락됐다. 내년도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시급히 추진된 이번 사업은 초기 ‘음식물 처리장 유입’ 등 근거 없는 가짜 뉴스가 확산되며 극심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일부 현직 정치인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사실을 알면서도 갈등을 부추기거나 침묵하며 ‘지방의원 무용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일 시장이 직접 주민대표를 만나 시설의 안전성을 확약하고 ‘폐기물 처리시설 금지’ 등을 명문화하며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행정이 가짜뉴스에 정면으로 대응해 시민의 이해를 구한 대표적 갈등 해결 사례로 남게 됐다는 평가다. 5년 넘게 ‘진입로 없는 아파트’로 방치됐던 삼가2지구 민간 임대아파트도 마침내 오명을 벗었다. 역삼지구 조합과의 갈등으로 건물 완공 후에도 입주를 못 했던 이곳은 용인시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대체 도로를 개설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용인시민프로축구단(용인FC)’이 공식 창단하며 시민들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시는 초대 단장으로 풍부한 구단 운영 경험을 갖춘 김진형 전 대전하나시티즌 단장을 선임한데 이어, 12월 현재 선수단을 속속 구성하고 있다. 용인FC는 내년 3월부터 열리는 ‘2026년 프로축구 K2 리그’에 출전한다. 임시 도로가 개설된 삼가2지구 민간 임대아파트 모습.
용인신문 |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원에 조성 중인 대단지 아파트 ‘용인 둔전역 에피트’가 공정을 계획대로 안정적으로 이어가며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로서의 면모를 점차 갖춰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골조 공사를 중심으로 주요 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단지 규모에 걸맞은 단지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 인근 지역 주민과 수요자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총 13개 동 1275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특히 향후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도약 중인 용인시의 주거 위상을 상징하는 대표 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지는 에버라인 둔전역 역세권 입지를 갖췄으며, 서울세종고속도로 구간 개통 효과로 서울 강남권까지 30분대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서울 생활권’ 아파트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포곡IC, 용인IC, 북용인IC 등 광역 교통망 확충과 경강선 연장(예정) 등 추가 교통 호재도 더해졌다. 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주거지로서 직주근접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적 강점을 갖추고 있으며, 수변구역 해제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져 중장기적인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 대단지 프리미엄과 차별화된 설계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전용면적 △68㎡ △84㎡ △101㎡ 등 다양한 평면 구성으로, 이 중 약 70%가 선호도 높은 84㎡로 구성돼 실수요자 중심의 단지 설계를 갖췄다. 대단지 프리미엄에 걸맞은 커뮤니티 시설과 주민 편의시설, 상업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시공사인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안정적인 공사 진행과 풍부한 개발 호재를 바탕으로 향후 용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 둔전역 에피트 공사 현장 전경.
용인신문 |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궁금해한다. 어떤 이는 이를 도덕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감정의 결핍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의 시선에서 설명하자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남성의 성은 감정의 깊이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감정이 없어도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창 혈기왕성한 젊은 남성의 시선에서 설명해보자. 남성의 성 반응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출발점은 신경과 혈관이다. 시각, 촉각, 상상 같은 자극이 들어오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음경의 혈관이 이완되며 해면체로 혈액이 유입된다. 이 과정은 의지보다 반사에 가깝다. “우리는 어떤 관계인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은 이 단계에서 필수 조건이 아니다. 전원이 들어오면 기계가 돌아가듯, 조건이 맞으면 반응이 일어난다. 남성의 성은 시작부터 감정보다 각성에 더 가까이 걸려 있다. 뇌를 들여다보면 이 구조는 한층 또렷해진다. 남성의 성적 자극은 곧바로 도파민 보상 회로를 자극한다. 쾌감이 예상되면 뇌는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이때 관계의 맥락이나 감정의 서사를 다루는 영역은 뒤늦게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성은 관계의 깊이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도 성적 반응이 성립할 수 있다. 이는 인격의 문제라기보다, 회로가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 환경도 이 차이를 키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욕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사랑을 묻지 않는다. 대상이 있고 자극이 있으면 반응을 촉진한다. 여성의 성 반응이 옥시토신처럼 유대와 연결된 호르몬과 더 긴밀히 얽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비된다. 물론 개인차는 크다. 모든 남성이 같지 않고, 모든 여성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도 않는다. 다만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그러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다. 남성이 사랑 없이 성행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곧 사랑을 모른다는 뜻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그렇지는 않다. 남성도 사랑을 하고, 깊이 상처받고, 관계에 집착한다. 다만 사랑과 성이 같은 스위치에 묶여 있지 않을 뿐이다. 성은 독립된 모듈처럼 먼저 켜질 수 있고, 사랑은 그 다음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이 순서의 차이가 오해를 만든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분명하다. 이 구조를 알면, 상대를 평가하기보다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설명은 비난보다 관계를 오래 지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해는 절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남성의 성은 로맨스 소설보다 사용설명서에 가깝다. 버튼이 눌리면 작동하고, 조건이 맞으면 반응한다. 이 구조의 차이를 이해하면 문제점 파악도 훨씬 빠르다. 특히 무반응이 반복될 때에는 감정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생식기능(비폐쇄성무정자증 의심 등) 이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학적 검사를 반드시 병행해봐야 한다.
용인신문 | 이경철 시인이 시집 ‘환하다’를 서정시학에서 펴냈다. 시를 읽다 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게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 이 시인이 시인의 말에서 “그냥 냅둬라/ 냅두지 못하고 곤두서는 말초신경/ 끊어라/ 그 질기디질긴 연줄이며 훈습薰習.”이라고 했듯, 연줄이며 훈습을 끊어낸 것처럼 시 세계가 참으로 투명하고 맑다. 연줄이며 훈습을 끊어낸 경지다. “십일월 끄트머리/ 참 맑은 햇살이다// 늦가을 바람 분분한 갈대꽃씨 투명하고/ 고요히 떠도는 원앙 떼 색색 선명한 물빛// 무성한 나뭇잎 떨군 산등성/ 텅 비어 높아가는 하늘// 온 곳도 갈 곳도/ 환하게 멀어져가는 계절 끝자락// 이사 가는 햇살 천지/ 휑해서 참 맑다.”(시 ‘햇살 이사’ 전문) 시를 읽다 보면 마치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는 듯하고 세상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 같다. “가을 햇살 알갱이 반짝이는 피라미 떼/ 물속을 꼬누는 해오라기 눈 시린 부리/ 언뜻 바람에 흩어지는 갈대꽃 새하얀 홀씨들/ 숨 멎고 흐름도 멈춘 여울목 한순간, 환하다.”(시 ‘환하다’ 전문) 시집 '환하다'는 5부까지 시를 담았고, 6부는 시작 단상을 실었다. 시작 단상 중에 ‘그리움 시론’에서 시인은 “독자와 우주 삼라만상은 물론 신과도 감읍,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너머 언어의 울림이 진짜 시 아니겠는가.”라고 하고 있다. 이 시인은 중앙일보 문화부장, 문예중앙, 랜덤하우스, 솔 출판사 주간 등을 지냈으며, 현대문학, 한국문학 등에 월평 등 다수의 현장 비평적인 평론을 발표했다. 2010년 김남조 시인의 추천으로 ‘시와 시학’을 통해 등단했고, 시집 ‘그리움 베리에이션’, 저서 ‘천상병, 박용래 시 연구’ ‘시가 있는 아침’ ‘미당 서정주 평전’ 등이 있다. 현대불교문학상, 질마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용인신문 | 안도현 시인이 시집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를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1981년에 등단, 올해로 시력 45년에 육박하는 그의 12번째 시집이다. 흔히들 안 시인은 어떻게 써도, 무엇을 서도 시가 되는 경지에 놓인 작가라고 말한다. 고향인 경북 예천으로 귀향한 시인의 이번 신작 속엔 고향 땅에서 마주한 쓸데없어 눈부신 우리 삶의 모습이, 불현듯 발견되는 생의 요체가 무심하게 피어 있는 들꽃처럼 시의 길목마다 자리해 있다. “꽃밭에 들어가 돌을 골라내고 있는데 동무가 왔다/ 꽃밭을 높여보려고 한다니까/ 시인은 원래 이렇게 쓸데없는 일 하는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 꽃들의 키를 높이는 일, 그거/ 쓸데없는 일이지, 혼자 중얼거렸다/ 서리 오기 전에 배추나 서둘러 뽑으라 하였다”(시 ‘꽃밭을 한 뼘쯤 돋우는 일을’ 부분) 안도현은 시는 물론 동시, 동화, 산문, 평전에 이르는 전방위적 집필을 통해 한국 시단을 넘어, 한국문학장을 대표하는 불세출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집의 제목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는 ‘쓸데없음’의 무가치함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그 무목적성의 아름다움과 갸륵함에 대한 울림이 크다. "풀 한 움큼을 들고 서서/ 거름 더미로 가져갈까/ 모아서 닭장에다 던져줄까/ 잠시 망설였죠// 쓸 데 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 감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며 살았죠/ 손톱이 없는 손가락으로/ 기타를 치고 밥을 먹었고요"( 시 '손톱' 부분) 안도현의 세계에서 ‘시가 될 수 없는 것’이란 없는 것처럼, 볼품없이 느껴지는 우리의 삶도 시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위안을 건네고 있다. 시집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는 4부로 구성돼 있다. 고향에서 마주한 질박한 삶의 풍경, 만날 수는 없지만 그릴 수는 있는 어머니와 북, 매번 처음인 듯 인사를 건네는 계절, 시민과 시인을 넘나드는 고뇌의 순간들이 주를 이루며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용인신문 |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12일 김혁수 대표이사의 재연임을 확정하고 새로운 1년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김혁수 대표이사는 2022년 12월 12일 제6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24년 연임을 거쳐 이번 재연임으로 총 4년간 용인문화재단을 이끌게 됐다. 김혁수 대표이사는 재임 기간 동안 용인문화재단의 조직 안정화와 주요 문화시설의 경쟁력 강화, 지역 기반 문화예술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특히 용인포은아트홀 리모델링을 통해 객석을 1,525석 확대하고 음향·조명·영상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전문 공연장 수준을 갖추며 대형 뮤지컬과 전국투어 콘서트 유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객석 점유율이 70%에서 87%로 상승했고, 대관 수익도 약 72% 증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 축제 및 공연 분야에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용인신문 |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및 비용 부풀리기 등 부적절 행위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인시의회가 의원들의 해외 공무출장 시 시민들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시의회는 지난 17일 열린 제298회 임시회 운영위원회에서 이윤미 의원(민주당‧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용인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규칙안은 공무국외출장의 사전 검증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하고, 주민 참여와 정보 공개를 확대해 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하게 됐다. 개정 규칙안에는 의장이 공무국외출장 대상 의원이 출장 내용 및 비용 등이 포함된 출장계획서를 제출하면 출국 45일 전까지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열흘 이상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주요 개정 내용은 △공무국외출장 심사 기준에 ‘용인시의회 의정과의 관련성’ 신설 △심사위원회 구성 시 공모 절차 도입 △출장계획 변경 시 주민의견 수렴과 재의결 절차 규정 △부적정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징계 및 징계현황 공개 규정 신설 등이다. 이 의원은 “공무국외출장은 의원 개인의 일정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으로 수행되는 공적 의정활동”이라며 “이번 규칙 개정을 통해 출장 전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공무국외출장 제도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 규칙안은 오는 23일 열리는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용인신문 | 임신이라는 건 참 이상한 세계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음식이 갑자기 마음에 콕 박히고, TV에서 스쳐 지나간 장면 하나가 머릿속에서 수십 번씩 재생되며 “저거… 나 지금 먹어야 할 것 같은데?”라는 묘한 생각이 든다. 어떤 임신부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갑자기 떠오르고, 어떤 임신부는 카페에서 흘렀던 시나몬 향이 갑자기 너무 그리워져 남편을 끌고 나가기도 한다. 임신이 시작되면 몸은 더 이상 ‘엄마 중심’이 아니다. 엄마 허락도 없이 슬그머니 ‘아기 위주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코와 혀다. 후각도 미각도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사소한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이 감각들이 어느 순간부터 ‘엄마의 취향’을 무시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몸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미안한데 지금은 네 입맛보다 아기가 더 중요해”라고. 그래서 평생 싫어하던 음식을 갑자기 잘 먹게 되고,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이 이상하게 끌리기도 한다. 여기에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사람의 뇌는 실제로 먹어보지 않아도 ‘맛 이미지’를 저장해둔다. TV에서 본 음식 장면, 친구가 맛있게 먹던 모습, 길을 지나며 맡았던 냄새, 음식 사진 한 장, 누군가의 “그거 정말 맛있어”라는 말 한마디까지도 작은 씨앗처럼 뇌 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 임신으로 감각 회로가 민감해지면 이 씨앗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금이야!” 하고 싹을 틔운다. 그래서 이름도 모르던 음식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고, 심지어 먹어본 적도 없는데도 익숙한 맛처럼 강렬하게 끌리는 것이다. 임신 중 감정은 평소의 두세 배쯤 더 섬세해진다. 음식은 감정을 건드리는 자극 중 가장 강력한 요소라서 한 번 마음속에 들어오면 그 맛을 머릿속에서 계속 재현한다. 마트에서 스친 빵 냄새가 하루 종일 따라다니고, 누구든 예쁘게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먹는 모습만 봐도 갑자기 삶의 목표처럼 느껴지고, 밤마다 음식 사진만 모아보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도 온다. 이런 변화는 모두 자연스럽고,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몸과 뇌가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아주 성실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적으로도 임신은 뇌가 재설계되는 시기라고 한다. 감정 회로, 보상 회로, 감각 회로가 모두 민감해지고, 기존 취향이 사라지고 새로운 취향이 생기는 일이 지극히 흔하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출산 후 10년 넘게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임신 중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이 당기는 현상’은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생명을 키우는 과정에서 몸이 보내는 매우 자연스럽고 지적인 신호다. 태교는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클래식을 틀어놓고 하루를 의식처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밥 앞에 앉아 ‘내 몸이 지금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잠시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태교다. 무엇보다 이때 떠오르는 음식들이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아기와의 첫 번째 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