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시 이동‧ 남사읍 일대에 조성되는 5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향후 20년 이상 진행될 초대형 장기 개발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 호 용인신문 보도에 의하면 창3리 ‘화곡마을’의 경우, 이 개발이 현재 얼마나 형식적 준비에 머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실질적인 민·관·기업 협의체 구성 없이는 사회·문화·환경적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일명 ‘꽃골’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단순한 개발 예정지가 아니다. 600년 공동체의 삶이 이어져 왔고, 20여 종중의 400여 기 선영이 있는 공간이다. 조선 개국공신 남은, 고전소설 ‘옥루몽’ 저자 남영로, 나비그림의 대가 남계우 등의 묘소도 이곳에 있다. 그럼에도 현재 개발은 법적 보상 중심으로만 추진되고 있으며, 문화유산(비지정) 보존이나 이전 방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는 부족한 상황임이 확인됐다. 앞으로 예정된 환경영향평가도 내심 걱정이 앞선다. 주민들에 의하면 현재 이곳엔 맹꽁이, 가재, 민물새우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이자, 용인의 ‘산소통’ 역할을 하는 구릉지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는 아직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은 기정사실화되어 추진 중이다. 국가산업의 특성상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용인신문 | 용인 비봉산 자락에 자리한 한택식물원은 66만㎡(20만 평) 규모로, 한국 자생식물 2400여 종을 포함해 1만여 종을 품고 있는 국내 최대 식물원이다. 1979년부터 이택주 원장의 헌신으로 조성되어 2003년 개원했으며, 2001년 환경부로부터 ‘희귀·멸종위기식물 서식지외 보존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국가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시설이 ‘사립’이라는 이유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현실은 대한민국 식물 자원 보존 시스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택주 원장은 개인의 부귀영화를 뒤로하고 50년간 한국 자생식물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노력으로 한택식물원은 식물 유전자원 보존, 연구, 환경 교육 등 공익 기능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이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그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중요성을 인정한 시설이 ‘사립’이라는 낡은 잣대에 묶여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직무 유기이다. 이는 국가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산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택식물원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용인신문 | 바야흐로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책임한 유기(遺棄)로 사회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런 시대에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는 최전선에 서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명성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본지 취재결과, 그 이면에는 보호센터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노력 없이는 현재 센터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유기견들의 짖음 소리와 특유의 동물 냄새가 먼저 코를 찔렀다. 햇볕을 쬐기 위해 밖에 나온 유기견들, 그리고 그 안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유기견에게 물려보지 않은 직원이 없을 정도고, 일부는 소음으로 이명을 호소하는가 하면 냄새 때문에 기피 부서로 꼽힐 정도다. 그럼에도 안락사 없는 정책을 유지하며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이들의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찾아가는 입양 시스템’이나 동물보호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입양률 제고는 용인시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런 헌신만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의 핵심은 공간 부족이다. 2
용인신문 | 용인시 수지구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있었음을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 압박감이 극단적인 범행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허술한 주택정책, 특히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신문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이러한 위험성을 지적해 왔으나, 결국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사건의 피의자는 지방에서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 채무와 소송에 직면했다. 이는 안일한 규제 속에 난립하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소 발기인 수만 충족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하고, 투자금 반환에 대한 법적 안전망조차 미비한 실정이다. 사업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서민들의 꿈을 현혹하는 투자자 모집 행태는 이미 예견된 사회적 문제였다. 실제로 용인신문은 지역 내 민간임대아파트 및 지역주택조합의 투자자 모집 실태를 수 차례 보도하며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토지 확보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 사업 승인 가능성이
용인신문 |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는 고려 초의 찬란한 도자 기술을 간직한 귀중한 유적이다. 학계는 서리 백자요지가 고려 조정 주도의 초기 도자 생산 중심지이자 왕실 제례용 자기 제작 핵심 기지였음을 밝혀냈다. 국내 최대 규모 가마와 최장기간 사용 기록은 이곳이 고려 도자사의 중추였음을 증명한다. 이번 재발굴 조사를 통해 서리 백자요지의 역사·학술적 가치가 명징하게 규명될 것이다. 가마 구조와 퇴적 구릉 정밀 분석은 고려 도자 기술 발달 과정과 생산 체계 심층 이해에 기여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서리 백자요지 인근에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은 주목할 만하다. 천 년 역사의 도자 유적과 현대 문명의 총아인 반도체 산업의 공존은 과거와 미래 융합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는 용인시가 역사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독창적 문화 도시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것이다. 용인시는 발굴 조사로 확보될 역사적 자산을 토대로 서리 백자요지를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의 연계를 통해 역사와 미래가 융합된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해야 할 책임이 있다. 서리 백자요지 재발굴은 천
용인신문 | 용인시가 추진 중인 ‘용인항일독립기념관’ 건립 사업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지 선정 문제부터 시작해 공론화 부족, 급격한 예산 증액까지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창립을 가시화하자 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앞장서서 항일독립기념관 건립을 원안대로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항일독립기념관 건립 추진은 졸속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고 시민 교육의 장이 될 기념관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업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용인시와 시의회가 중요한 절차를 소홀히 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해당 사업은 시의회 연구모임인 ‘용인독립운동탐험대’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기에, 시의회가 이를 객관적으로 심사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시의회가 오히려 제 식구 챙기기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기념관 건립 사업의 재정적 부담이다. 최근 중앙투자심사 결과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7월 재
용인신문 | 서울서부지방법원(이하 서부지원)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는 과거 파시즘의 양상을 연상하게 했다. 역사적으로 파시즘은 극단적 국수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무솔리니와 히틀러는 반지성주의와 선동 정치를 통해 권력을 장악했고, 언론 통제, 반대 세력 탄압, 폭력 및 협박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권력을 유지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법과 질서를 경시하고 폭력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19일, 서부지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영장 발부에 격앙된 시위대가 법원에 난입해 폭력 행위와 시설물을 파괴하는 등 심각한 폭동 사태가 벌어졌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법원 외벽 훼손, 유리창 파손 등의 행위를 자행했으며, 심지어 법원 내부까지 침입하여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 방해 행위 또한 발생했다. 이러한 폭력 행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명백한 범죄이자 폭력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파시즘적 행태임이 틀림없다. 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기관이며, 그 결정에 대한 불만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돼야 한다. 폭력을 통해 법원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는 민
용인신문 | 박정훈 대령은 무죄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박정훈 대령을 응원했다. 2025년 1월 9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으로 항명 및 상관명예혐의로 기소되어 군검찰에 3년 징역형이 구형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1심 무죄를 선고했다.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채해병 순직 사건은 돌이켜보면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었다. 대통령 윤석열이 격노하여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희생양으로 삼았고, 윤 정권은 이때부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나 대통령 윤석열은 탄핵되고 박정훈 대령은 무죄를 받았다. 김건희 디올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면죄부를 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가 생각난다. 노자의 도덕경 73장에 나오는 문구로 ‘하늘의 그물은 굉장히 넓어서 성겨 보이지만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라는 뜻이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자신의 좌우명과 반대로 행동했다. 박정훈 대령의 무죄는 윤석열 내란이 실패하면서 예견된 것이었다. 하늘의 그물은 결국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심판하고 의로운 박정훈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켰다. 하지만 군검찰은 박정훈
계엄·항공기 참사 최악의 해 저물고 새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한목소리 정치안정·규제완화·교육혁신·물가↓ 용인 각계각층 바램 이루어졌으면 용인신문 | 존경하는 용인신문 애독자, 그리고 110만 용인시민 여러분!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 아침입니다. 지혜와 풍요를 상징한다는 뱀의 해를 맞아 용인신문 가족 모두는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만사형통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예측 불허의 국내외 정세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 및 제주항공 참사와 함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는 서민 경제를 짓눌렀고, 사회 곳곳에서는 갈등과 분열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이웃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등불이었습니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찾아 서민들의 삶이 나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저는 새해를 맞아 다양한
용인신문 | 2024년 연말 용인시민은 굿 뉴스 하나와 배드 뉴스 하나를 동시에 접해야 했다. 좋은 뉴스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지정이다. 2026년 국가산단이 착공하고, 2030년 완공되면 용인특례시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성장 엔진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나쁜 뉴스는 2024년 마지막 날까지 비상계엄 이후 여전히 내란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소추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면서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현재 헌재는 재판관 6명으로 정원인 9명을 구성하려면 국회에서 추천하는 3명의 재판관이 한 권한대행의 형식적인 임명 절차를 밟아 충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 대행은 국회가 여야 합의로 추천하여 청문회를 마친 3명의 헌법재판관에 대해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대행의 거부 이유는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헌재 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을 소극적으로 행사해야 하는 권한대행이 결정할 수 없다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 이미 그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입법부 견제 권한인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6개 법안에 행사한 바 있다.
용인신문 | 대한민국 역사의 비극적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10여 일 남겨 놓은 지난 3일 새벽. 공교롭게도 필자는 소설 끝에 실린 에필로그까지 다시 읽고 먹먹해진 가슴을 추스르기 힘든 날이었다. 45년 전의 슬픈 역사를 문학작품을 통해 회고했던 그 날 밤, 평온한 일상을 깨부수며 들이닥친 비상계엄 선포는 꿈속에서 역사의 타임머신을 거꾸로 탄 줄로 착각하게 했던, 그야말로 충격의 밤이었다. # 친위 쿠데타 6시간 만에 끝나 12월 3일 밤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의 전격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계엄군의 국회 봉쇄를 뚫고 들어온 국회의원 190명에 의해 다음 날 새벽 1시 02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어 효력이 정지됐다. 윤 대통령은 04시 30분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주도한 친위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일단 막을 내렸다.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될 때까지 수천 명의 시민이 국회로 몰려와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 이번 쿠데타는 전격적이었다. 국방부 장관 김용현 지휘하에 육군 참모총장 박안수 계엄사령관, 곽종근 육군
용인신문 | 유튜브가 전통 언론(레거시 미디어)을 압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국민이 뉴스를 접하는 수단은 유튜브가 단연 1위다. 대통령도 유튜브를 애청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일상에서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유튜브의 장점은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통 언론이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를 커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치명적인 한계도 있다. 유튜브는 중독성이 강하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알고리즘이 형성될 정도로 유튜브의 포로가 된다. 김어준의 뉴스 공장은 KBS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일부 계층에 한해서는 신뢰도가 절대적이다. 반면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은 뉴스 공장에 비판적이다. 이른바 우파 성향의 유튜브 채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많이 시청한다.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정보를 편식하게 되고 건전한 비판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시민은 레거시 미디어의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MSNBC, CNN, ABC 등 지상파 방송은 해리스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여론을 조작했다. 트럼프 지지층은 레거시 미디어의 편파적인 보도를 불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