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4년 전 국민들은 아주 특별한 선거를 경험했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은 혼란스러웠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컸다.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국민들의 경제적 상황은 대책 없이 무너지고 있었고, 극도의 위기감은 세상을 살릴 정치적 영웅들을 기대했다. 정치는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간절한 희망이기도 했다. 투표소에는 일회용 장갑을 끼고 소독과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사람 한 사람 체온을 일일이 재며 더디게 진행되는 투표 시간도 국민들은 감내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함께 극복해 보자는 국민들의 응원은 적극적인 투표 참여율로 증명되었다. 180석이라는 거대한 여당이 탄생되었고 국민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180석의 거대 여당은 국민들의 기대만큼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거리 두기의 피로감과 백신 접종의 불안감까지 겹친 우울한 시대를 국민들은 버티고 버텨야 했다. 그리고 국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잃어버린 시간과 잊고 있던 밝
용인신문 | 지금 이재명 대표의 운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에 달려 있다. 지난 12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특검법’ 공약을 발표했다. 22대 국회가 개원되는 즉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동훈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조국 대표가 ‘한동훈 특검법’ 공약에서 거명한 한동훈의 혐의들은 모두 네 가지가 적시되었는데 생략한다. 아무튼 조국혁신당은 당 강령 전문에서부터 검찰 독재 종식을 가장 먼저 내세웠고 강령 1조 역시 ‘검찰 개혁’이다. 조국 대표는 일단 4.10총선의 이슈를 선점하는 데 성공했고 여론조사만 놓고 본다면 비례대표 의석 10여 석 확보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4.10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 치러질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전패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고, 결국 한동훈 비대위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훈 비대위는 ‘운동권 청산론’을 내걸고 4.10총선 구도를 ‘야당 심판’으로 바꾸는데 진력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동훈을 중심으로 모였다. 이렇게 되자 여당
용인신문 |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길으면 기차…비행기는 높아…높으면 백두산. 원숭이가 백두산이라니, 은유가 예술의 경지에 이른 동요이다. 아닌 척. 은근슬쩍. 마침내 본심을 드러낸다. 과하지 않은 도그마를 통해 먹고 싶은 심리적 욕망을 표현했다. 세상에는 빨간 사과만 존재하거나 빨간 사과가 맛있는 것처럼(아오리는 녹색 사과이다) 주입한다. 강력한 당파성을 지닌 노래지만 입틀막을 강요할 수 없다. 욕망은 독점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 각자의 욕망은 신념으로 포장되고, 주관적이지만 객관성으로 합리화시킨다. 문제는 그 신념들이 누구를 위해, 어디로 향하는지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논쟁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균형의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언어의 세계에 중립의 설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객관성은 승자의 주관적인 언어에 가깝다. 특히 권력자의 주관성은 주변인들에 의해 새로운 차원의 객관으로 작동되어 고착된다. 이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의 하나가 무관심이라면 어쩔 텐가.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파성을 묻는 여론조사가 빈번하다. 전화와 문자를 통해 지지와 호소를 자주 받는다. 여론조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요한 객
용인신문 | 지금 나라 안 소란스럽기가 심히 우려스럽다. 그 시작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그것이다. 의대 정원을 2000명 아니 2만 명으로 한들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의사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가 보다. 대한민국 빅5라는 대형병원 전공의 선생님들의 사직서를 필두로, 의과대학 학생들 대부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 휴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은 날이 갈수록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온몸을 떨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이 전쟁 때도 아닌데 무슨 전시를 방불케 하는 이런 사태에 대한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부든 의사들하고 싸워서 이긴 정부는 없다. 왜냐, 싸움의 기술은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는 쪽이 반드시 이기기 때문이다. 국민의 안녕과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의무가 있는 대통령과 그 정부로서는 만약 의사들이 집단 사퇴를 한다거나 환자 진료 거부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로인해 국민 목숨이 위협을 받는다면 대통령과 그 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의사들 요구는
용인신문 | 민주당 공천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종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유행이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민주당 후보가 17.19%p 차이로 압승을 거두었다. 당시만 해도 제22대 총선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이 절대적인 우세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이 22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국민의힘은 100석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민주당은 압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총선이 40여 일 남은 현재 수도권 민심은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민주당 공천이 이재명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비명계 학살로 나타나자 당내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아직 총선이 40여 일 남았지만 수도권 참패를 걱정하던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가 가동되면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순조로운 공천작업을 벌였고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서울에서 여론조사 수치상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조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수도권 여론이 국민의힘이 해볼 만한 것으로 바뀐 것은 확실하다. 특히 비
용인신문 | 현기영의⟪순이 삼촌⟫을 읽기전에 ‘순이의 삼촌’이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고3 겨울방학에 처음 접한 소설은 이해불가의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제주 방언에서는 연장자를 성별 상관없이 ‘삼춘(삼촌)’이라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밭이서 죽은 사름들이 몽창몽창 썩어 거름 이듬해엔 감저(고구마) 농사는 참 잘되어서. 감저가 목침 덩어리만씩 큼직큼직해시니까” 군시절 제주 출신 한 달 선임은 고졸이었다. 대학 졸업하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내게 이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살 흐르는 세월에/그 향기 더욱 진하리. 역사를 공부했다는 난, 제주 4‧3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 전역 후, 제주 애월에 살고있는 그를 다시 만났다. 두 살 어린 그가 인생의 선배처럼 느껴졌다. 그는 나의 ‘도그마’를 일깨워 준 스승이었다. “제주는 제삿날이 같다.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른 채 죽었다. 마을 고구마밭에서 한날한시에 대량 학살당했다. 도륙당한 시신이 썩어 거름이 되어 고구마 크기가 베개처럼 컸다. 흉년이어서 먹을 것이 없어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용인신문 | 시골 땅에서 괭이와 호미를 벗 삼아 흙을 일궈 씨앗을 뿌리며 세상 물정 모르도록 순박하게 살던 청년이 있었다. 그의 아비는 낙양 땅 작은 고을 현의 현령이다. 아비가 죽고 가세는 더 기울어 이름만 허울 좋은 황손가의 후손일 뿐, 가문은 으리으리하나 처지는 한미했다. 그런 그가 무武가 빛나는 황제라는 이름의 광무제가 되기까지는 민심이 있었다. “큰일을 하는 자는 작은 원한에 연연하지 않으며 오직 민심의 향배만 따를 따름이라.”라는 옛말을 가슴에 새긴 탓일까. 그는 민심을 분명하게 읽어낸 것이다. 민심을 읽어낸다는 것은 고래로 권력에서 비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면 그 어떤 권력도 민심을 거슬려서 살아남은 권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이 민심을 일러 백성의 역린이라 부른다. 모인 것을 다 건드려도 괜찮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심을 건드리면 건드림 당한 민심은 돌아서게 되어있다. 자유민주 국가라고 해서 그깟 민심쯤이야 했다가는 권력을 통째로 날려 버릴 수가 있다. 국민은 앞선 권력 문재인 정권에서 두 눈 똑똑히 뜨고 본 기억이 있다. 본래 정치에서 가장 매력적인 일은 권력이다. 권력에서 가장 센 것은 폭력이다. 폭력에서 가장 무서운
용인신문 | 지난해 출간된 『언론으로 본 용인 30년』은 1992년부터 2022년까지 <용인신문>에 게재되었던 기사들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 용인특례시가 변모해 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국배판 696쪽 두께가 중량감을 더해 주는 『언론으로 본 용인 30년』의 책머리에 용인특례시 이상일 시장의 축사가 실려 있어 흥미를 끈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페르디난트 퇴니스(Ferdinand Tonnies)는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 Gemeinschaft und Gesellschaft)』(1887년)에서 인간의 사회를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사프트로 구별하였다. 자생적 의지(Wesenwille)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게마인샤프트는 대인관계가 전통사회의 풍습에 따라 정해지고 규제되며, 본래 의식적인 기도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공동사회로 농촌사회가 그 예이다. 그리고 합리적 의지(Küwille)로 이루어지는 게젤사프트는 고립되어서는 꼭 알맞은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결합하게 된 개개인들의 본질적인 계약관계로 이루어진 사회인 이익사회로 대규모 산업 조직이 그 예이다. 이제 용인특례시는 대변혁이라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그리고
용인신문 | 이합집산: 헤어졌다가 모이고 모였다가 헤어짐을 반복하는 모습. 국어사전에 정의(定義)된 이합집산에 대한 설명이다. 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에 익숙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내고 축출되어 개혁신당 창당작업을 준비하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 정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여권 이탈 그룹. 이재명 대표와 대립하여 1월 1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민주당을 탈당하여 활로를 모색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이 얼마나 결속하느냐가 22대 총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들이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이른바 빅텐트를 치고 결속하면 22대 총선에서 적지 않은 파괴력을 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단일대오를 꾸릴 수 있느냐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늘상 있었던 일이다. 정치개혁을 내세운 신당 추진 세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주류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는 데서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출신성분이 다르고 총선에 임하는 셈법도 제각각이다. 이들이 당면한 총선을 앞두고 하나
용인신문 | “이권,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라는 대통령의 2024년도 신년사는 위험하다. 카르텔이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기업 간의 ‘경쟁 방지 또는 완화를 위한 신사협정’을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들은 서로 단결해서 ‘조합’을 만들 수 있을 뿐 ‘카르텔’을 만들 수는 없다.우리 사회 카르텔의 가장 중요한 축은 토목건설 카르텔이다. 그들은 개발 성장 시대에 불도저로 밀어대며 부수고 짓는 일을 반복했다. 토건 세력은 이렇게 해서 부를 축적했고, 그걸 방패막이하기 위해 거대 세력을 끌어들였다. 법조 카르텔과 족벌언론 카르텔과의 제휴이다. 일부 유튜버들의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도 참혹할 지경이다. 극히 일부라고 하더라도 종교인들의 설교도 살벌하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탄과 악마에 가까운 존재라고 외쳐댄다. 빛과 소금의 말씀이 아닌 혐오와 배타, 증오와 갈라치기는 저잣거리의 외침보다 사납게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패거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국론 분열이다. ‘패거리’는 ‘패(牌)’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차별과 비하, 적대 의식’이 담긴 언어이다. 국가 최고 통치자가 국민의
[용인신문]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갑진년은 육십갑자의 41번째 푸른색의 갑과 용을 뜻하는 진이 만나 푸른 용이 된 것이다. 방위는 동쪽이며, 절기로는 봄을 상징하니 일로는 물과 비를 다스려 천하를 먹여 살린다. 곧, 용에게는 사람을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이 있다는 말이다. 순임금은 정치를 하면서 신하를 편히 대하며 백성들을 너그럽게 다스렸다는 데서 비롯됐다. 순임금의 정치를 일러 용의 정치를 했다 한다. 그의 인생사를 들여다볼 것 같으면 인생의 바닥에서 출발해서 그야말로 용상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 과정은 권모와 술수는 전혀 없었다. 오로지 덕으로만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 대하기를 부모 대하듯 했다. 그는 어려서 엄마가 계모면 아비도 의붓아비라 했던가. 서모로부터 죽을 고비를 몇 번에 걸쳐 겪어야 했고, 완악하기 이를 데 없는 고수인 아버지로부터 숱한 고초를 겪어오면서도 자식의 도리를 잃지 않았다. 어려서 보잘것없는 이런 자가 천하를 다스리는 성군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러하듯 천하를 호령하는 용이지만 그에게도 과거는 존재하는 법이다. 용의 시작은 물고기에서 비롯된다. 1년 중 황하강의 물줄기가 가장 세찰 때가 한 번 있다하여
[용인신문] 2023년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2024년이 되면 올해보다는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가구당 1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서민의 가슴을 짓누른다. 게다가 노인빈곤율이 13년째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뉴스가 우울하다. 60세 이상이 곧 20%에 달하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 문제는 마냥 피할 수 없는 시한폭탄인 것이 확실해졌다. 2050년에는 60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하면 더욱 우울해진다. 사회 일각에서는 ‘현재 65세로 되어 있는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려야 한다’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인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빈곤율은 13년째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안보를 강조하고 한미일 협조체제를 중시했다. 현재 한국은 안보보다 더 중요하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가구당 1억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압도적인 노인빈곤율이다. 대통령은 2024년부터는 외교·안보보다 민생(民生)을 우선시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의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