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언론의 자유가 사라지는 날, 나머지 자유들도 함께 사라진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언론은 사회의 도덕적 심장이다.
지난 33년 동안 용인신문은 ‘언론은 사회의 심장’이라는 철학을 뿌리로 삼아,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 지역의 진실을 비추는 창(窓)이 되어왔다. 시민의 삶을 기록하고, 도시의 성장과 고민을 함께 걸어온 발자취는 지역사회의 역사 자체였다.
용인의 성장과 변화는 눈부시다. 110만 인구의 거대 도시로 성장하며, 대한민국 특례시 시대를 선도하는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 길목마다 용인신문이 있었다. 대규모 도시개발의 현장을 살피고,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때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지역의 그늘을 비춰왔다. “기록이 곧 지역의 기억”이라는 언론의 철학을, 용인신문은 가장 성실하게 실천해왔다. 용인신문 기록의 무게만큼, 용인의 오늘은 단단해졌다.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시대 언론기관인 사헌부와 사간원은 왕과 대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해 헌신했다. 권력 앞에서도 바른말을 아끼지 않았던 언관들의 존재야말로, 조선이 오백 년의 세월을 이어올 수 있었던 근간이었다. 오늘의 언론 또한 그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력을 향한 비판, 사회의 도덕적 균형을 지키려는 정직한 간언은 민주주의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권력의 손을 잡는 순간, 국민의 눈은 가려진다.”라는 조지 오웰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언론의 독립은 곧 시민의 자유이며, 진실을 말할 용기가 바로 언론의 존재 이유다.
정론직필(正論直筆). 바른말을 곧게 쓰는 일은 언론의 본령이다. 비판하되 냉소하지 않고, 직필하되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 속에서 언론의 신뢰가 자란다. 용인신문은 지난 세월 동안 그 원칙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권력에 기대지 않고, 시민의 이익을 먼저 헤아리며, 지역공동체를 지탱하는 품격 있는 언론의 길을 걸어왔다.
“신문은 사회의 양심이어야 하며, 그 양심은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라는 리프먼의 말처럼 용인신문의 품격은 올곧은 기자정신에서 출발한다.
지역 언론의 사명은 단순한 보도가 아니다. ‘누가 더 크게 말하는가’보다 ‘누가 아직 말하지 못하는가’를 묻는 일, 그것이 언론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다. 용인의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처인·기흥·수지 간의 발전 격차, 교통망과 주거의 불균형, 지역 간 구조적 문제를 꾸준히 추적해온 용인신문의 시선은 그래서 더욱더 귀하다.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는 용인특례시가 성숙한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정파적 이해를 넘어 협력과 실용이 요구되는 시대, 언론은 변화의 중심에서 시민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길을 비추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광장에서 외치는 정치적 구호뿐만 아니라, 정책의 실질적 내용과 비전의 깊이를 살필 줄도 알아야 한다.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의 진정성을 가려내는 언론, 그것이 지역신문이 감당해야 할 시대적 책무이다. 민주주의의 뿌리가 지방자치에 있다면, 열매를 맺게 하는 마지막 검증은 지역 언론의 역할이어야 한다.
‘APEC으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위상’이 세계 속 국가의 힘을 보여주었다면, ‘특례시로서의 용인’은 생활의 품격과 자치의 깊이를 보여줄 차례다. 외형의 팽창을 넘어 내실 있는 도시로 성장해야 할 지금, 지역 언론의 통찰과 비판적 지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그러므로 분명한 것은 이것이다.
용인신문이 지난 33년간 지켜온 도그마는 변치 않는 객관성의 신념이었다. 진실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록, 그 한 줄의 용기가 세월을 넘어 시대의 등불이 된다. 지역의 언론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시대의 양심으로 남았다. 그것이 용인신문이 걸어온 33년의 의미이자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사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