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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 ‘국제법 위반’ 선언해야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호칭 생략)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납치하여 미국 법정에 세웠다. 1989년 12월 20일 파나마를 침공한 미군은 파나마의 실권자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파나마 방위군 총사령관)을 체포하여 미국 법정에 세웠었다. 노리에가는 사실상 파나마의 통치자였지만 대통령은 아니었다. 36년이 지난 2026년 1월 3일 트럼프는 150여 대의 공군기를 동원하여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일대의 군사시설을 폭격하고 육군 특수전 부대 델타포스를 투입하여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납치했다.

 

21세기에 벌어진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는 미국이 사실상 신제국주의로 치달리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공연하게 선포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고립주의를 지향하는 듯했던 트럼프는 돈로주의(먼로주의를 트럼프와 합성한 용어)를 표방하며 서반구(남북아메리카 대륙)를 미국의 나와바리(영역)로 못박았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를 제거하고 일단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을 승인했다.

 

트럼프는 다음 차례는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병합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는 NATO 동맹국으로 그린란드 병합은 미국이 동맹국의 영토를 빼앗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덴마크와 함께하겠다고 밝혔지만, 공개적으로 덴마크의 편에 서겠다는 나라는 32개 NATO 회원국 중 7개국에 불과하다. 모두가 폭주하는 트럼프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병합을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NATO는 해체가 불가피해진다. 트럼프의 막무가내 겁박은 일단 미국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으면서 38%까지 떨어졌던 지지도를 42%로 끌어올렸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베네수엘라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그린란드까지 병합시켜 미국 시민의 지지도를 더 끌어 올리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도박이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의 반미감정 확산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다. 당장은 서슬 퍼런 트럼프의 겁박에 관망하겠지만 라틴아메리카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인디오계열은 경험적으로 미국을 불신한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냉정히 분석하면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은 스스로 반미감정 확산의 늪 속으로 걸어 들어간 셈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미국 국방비를 2000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한길은 “마두로 다음은 이재명(대통령)이다”는 망언을 내뱉으며“트럼프가 델타포스를 보내 윤석열을 구출할 것”이라고 선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5선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같은 사람도 “한국이 베네수엘라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조국은 미국인가?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는 그가 독재자로 공포정치를 펼쳤든 부정선거로 당선되었든 엄연히 국제법 위반이다. 외교부는 마두로 납치사건에 “베네수엘라 사태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유감 표명은 했어야 당당하다. 북한같이 트럼프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UN 회원국이자 안보리 이사국으로 트럼프의 폭거에 최소한의 우려는 표했어야 한다.

 

국회는 이럴 때 올바른 목소리를 내라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기관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68명은 트럼프의 마두로 체포(납치)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면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당당히 선언해야 한다. 방송언론도 문제다. 모든 방송언론은 트럼프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하며 ‘미국이 마두로를 체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것은 체포가 아니라 엄연한 납치다. 만약 일부 극우세력이 바라는 것처럼 트럼프가 우리 이재명 대통령을 납치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멀거니 바라보는 국민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설사 윤석열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마두로에 대한 심판은 오직 베네수엘라 국민만이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