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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눈물


안과 의사를 기다리는 안구 건조증 환자들이 모여 지껄인다.
“요즈음 온 나라가 눈물 흘리기 시합하느라고 난리라며.”
“임금님과 경기감사, 한성부윤 모두 눈물 만들기 대회에 참여했데.”
“왜 무슨 기우제라도 드리는가?”
“봄철에 무슨. 아마 우리처럼 눈물이 필요했던 모양이지.”
“우리는 본디 몸에서 눈물이 필요하지만, 그들은 어디에 필요하대?”
“그렇지? 눈물은 고통을 상징한다던데, 이상과 진리를 위해 투쟁하며 인내할 때, 눈물이 나온다잖아.”
“그럼, 예수님도 눈물을 흘리셨다는데.”
“허나 눈물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약해진 낮은 마음을 상징하진 않나?”
“그런가. 그 분도 처음에는 울려고 해도 울지 못했다지. 눈물은 숭고한 목적을 달성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신감에서 나온데. 최종 승리가 결국 환영임을 깨달을 때 느끼는 큰 눈물 말이야.”
“그래, 눈물은 진리에 대한 깊은 명상이나 목적 달성이 확실할 때 나오는 법이야.”
“심리학자에 따르면, 높은 대상에 대한 믿음이나 내적 명상에 대한 의식이 가까워질수록, 또 육체적 환상의 속박에서 자유로와질수록 눈물이 많아진다던데.”
“그럼 그들은 모두 그리스 신화의 황금양털을 찾아 탐험하는 아르고 선박의 항해자들이네.”
“그렇지? 그들은 모두 전설적인 용사들이니까, 눈물도 흔하지 않을 거야.”
“천만에. 신화처럼, 한밤의 잘못을 깊이 후회하며 흘리는 통한의 눈물이라면 숭고하고 영웅답지. 삭발하는 여승처럼 진리에 대한 초월적 눈물이면 종교적 아름다움이나 있지.”
“그러면 저들의 눈물은 수단적이란 말인가?”
“물론이지, 수년간의 힘든 항해 끝에 새로운 결단으로 흘리는 눈물이야 숭고한 감동을 주지만, 저들의 눈물은 아직 ---”
“아직 자기 고통에 대한 회한적인 눈물이란 말인가?”
“고요한 명상적 눈물은 감동이지만, 광고적인 눈물은 의도적이지 않겠나?”
“시대가 그렇고, 더욱이 선거철이라서 그런 눈물이라도 내야 되잖아?”
“서양 정치판에서는 고요히 남몰래 흐르는 의지적인 눈물은 용서받지만, 대중 앞에서 우는 모습은 바보 취급당하던데.”
“그럼. 최상의 눈물은 본질적으로 고독하기에 홀로 울어야 돼. 저급한 눈물만이 홍보되기를 기다린다네.”
“그래도 잠시나마 감정이 북받쳐서 흘릴 수도 있잖아?”
“그러니, 그런 순간적 감정 기복에 의해 찔끔거리는 일상적 눈물이 허약하다고 하지! 그런 눈물은 자기 과거에 대한 아픔이나 회상적 눈물일 뿐이라네.”
“공인은 대중 앞에서 항상 기쁨을 주어야하는 슬픈 삐에로가 되란 말인가?”
“그럼. 전설적 영웅 아킬레스가 눈물 흘리며 울자, 그 어머니가 바다 깊이 슬픈 목소리를 듣고 재빨리 올라와서 잿빛 바다 위로 하얀 안개가 되어 슬픈 아들을 위로해주었잖아.”
“그래, 진정한 슬픔은 언제나 위로 받을 수 있지.”“그렇지 못하니까, 정치인의 눈물을 악어 눈물이라고 하나보군. 맞아?”

그들은 의사한테 혼나고 눈물 닦으며 나오는 어린 간호사를 보고 말없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