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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35살 ‘용인문예회관’… 건물 노후화 심각

처인구 유일 공연시설 ‘땜질공사’로 연명
냉난방 배관 누수 빈번… 녹물이 콸콸콸
공연장은 온도조절 불가… 설비 ‘고질병’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재건축 절실

용인신문 | 용인시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시설이자 처인구 유일의 공연시설인 용인문예회관의 신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준공된 지 35년이 넘은 노후시설로 사실상 개선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다,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공연시설로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처인구 지역 곳곳에서 각종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중인 만큼, 수지 및 기흥구와 같은 완성형 도심이 갖춰지기 전에 공연시설 등 문화시설에 대한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용인시가 처인구청을 비롯한 처인구 지역 내 공공기관의 옛 공설운동장 부지 재배치 계획을 마련중인 만큼,  이전 신축 또는 현 위치 재건축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와 용인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용인문예회관은 지난 1989년 당시 용인군 지역 내 유일한 공연시설로 준공됐다. 

 

이후 문예회관은 용인시민의 날 기념식 등 공공행사는 물론, 각종 공연과 학생들의 발표회 등 다목적 공연 시설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문화복지행정타운 용인시청사 개청 및 수지구 포은아트홀 개관 이후부터는 활용도가 점차 낮아졌다. 

 

당초 건축당시 전문 공연시설로 설계되지 않은데다, 시설 노후화로 각종 안전사고 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명시설 등이 내구연한을 넘기면서 공연 및 학생들의 발표회 중 조명기기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전진단 D등급 ''' 땜질처방 20여 년

시에 따르면 문예회관은 지난 2005년 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다. 'D’등급은 주요부재의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로, 사용이 제한된다. 이후 시 측은 각종 보수공사를 이어가면서 소규모 공연 등에 한해 시설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용인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문예회관 관리주체가 재단으로 이관됐고, 이후 지난 2015년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재단 측은 지난 2017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문예회관 리모델링 공사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4억원과 도비 10억원, 시비 11억 원 등 총 25억 원을 들여 시설을 정비했다.

 

문예회관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객석을 626석으로 늘리고, 음향시설 개선, 휴게형 로비 공간조성, 화장실 설치, 출연자를 위한 분장실 등을 진행한 뒤, 중규모 공연장인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을 재개관 했다.

 

다만, 당시 공사에서는 문예회관 건축물의 기계, 배관, 전기 등 설비 인프라 보수공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지원금 성격이 공연장 관람 환경 개선으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와 재단측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옥상 방수공사와 주차장 개선, 계단 개선 등 소규모 보수공사를 이어왔다.

 

즉, 소프트웨어는 일부 개선됐지만 하드웨어는 땜질처방으로 근근이 이어온 기형적 상태의 공연시설이 된 셈이다.

 

△ 노후된 설비 '시한폭탄' ''' 교체비용만 40억 원

문제는 최근 재단에서 진행한 문예회관 기계 및 배관설비 등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보수공사에 따른 시설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점검결과 현재 문예회관은 냉난방 배관의 빈번한 누수 및 파손, 상수도 수압 저하 및 배관 녹물발생, 오수배관의 역류 위험 및 사고 우려, 공연장 온도조절 불가 등 대부분의 설비 부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배관의 경우 파열로 인한 누수 발생 시 급수 밸브 작동조차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물이 노후되다보니 누수 발생시 밸브를 수돟으로 조작할 경우 녹슨 밸브가 파손되고 잠금방향으로 돌려도 조여지지 않는 것.

 

때문에 누수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수공사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오수배관, 순환배관, 급수배관, 온수배관 등의 누수와 밸브 파손 등으로 43건의 보수공사를 진행했다"며 "그럼에도 건축설비 자체가 노후된 탓에 유사한 고장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고 말했다.

 

건축물 내 각종 설비 대부분이 내구연한을 최소 2배~3배 이상 초과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냉동기와 냉각탑, 펌프 등 열원 및 냉난방 설비의 내구연한은 12년이다. 또 공기조화설비와 환기설비, 급수급탕설비 등의 내구연한은  10년이지만, 용인문예회관 내 모든 설비는 35년 이상 사용했다.

 

안점점검 결과를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난 설비들을 교체할 경우 최소 40억여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객석 626석 ''' 주차 공간 49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주차공간이다. 시와 재단 측이 예산을 들여 각종 노후설비를 교체하다고 하더라도, 주차공간의 경우 대안이 없는 상태다. 시에 따르면 현 문화재단 내 주차공간은 총 49면이다. 그나마 지난 2018년 시설 개선사업을 통해 당초 24면이던 주차면수를 49면으로 확장했다는 전언이다. 

 

총 626석의 객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규모인 셈이다. 배우 등 공연 관계자들이 주차를 하고 나면 사실상 관객들이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상황이다.

 

재단 측이 궁여지책으로 문예회관에서 기획 공연 등이 열릴 경우 특정 지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월 열린 대한민국 대학연극제 당시에도 배우와 스텝 등의 차량이 주차장을 꽉 채원 일반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문화재단 처인홀 관계자는 "처인구 지역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람객 수는 물론, 각종 공연에 대한 요청 등 관심도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하지만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문화 시설 불모지 처인 ''' 지금이 도시 인프라 계획 '적기'

처인구 문화예술계와 주민들은 유일한 공연시설인 문예회관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문예회관을 제 기능이 갖춰진 공연시설로 만들어달라는 것. 

 

그동안 인구 유입이 집중됐던 수지구와 기흥구에 밀려 문화예술 시설 불모지가 됐지만, 이제는 각종 대단위 개발사업들이 이어지는 만큼 문화시설에 대한 계획이라도 수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무엇보다 수지와 기흥구 도시 성장과정에서 나타났던 문화'예술 시설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 차원의 처인구 문화'예술 공연시설에 대한 신축 등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측이 처인구청을 비롯한 처인구 내 산재된 공공시설에 대한 옛 공설운동장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문예회관은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현 문예회관의 현 위치 재건축 등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인구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수지, 기흥구의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부족한 도시 인프라 설치 등에 밀려 처인구 지역 내 문화'예술 공연 시설 등 도시 인프라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각종 개발 이슈가 이어지는 지금이 처인구 지역 내 공연 시설은 물론, 각종 도시 인프라를 계획하고 설계할 적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