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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행인·차량 운학천변 도로 아찔한 곡예

LOCAL FOCUS

 

 

 

 

국지도 57호선 극심한 정체·보행로 없어
시민들 하천변 도로 이용 크게 늘어
자전거 전용도로·인도 구분 없어
서로 뒤엉켜 아찔한 사고 빈번
용인시 안전 대책 마련 시급

 

용인신문 |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과 호동을 가로지르는 운학천변 도로가 차량과 자전거, 보행자가 뒤엉키는 사고 위험지대로 전락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인근 국지도 57호선의 극심한 정체와 보행로 부재로 인해 하천변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농로인 이곳을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사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본지에 제보해 온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운학동에서 호동 예직마을 입구까지 이어지는 운학천변 도로는 평소 농로 겸 자전거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은 봄철 벚꽃 명소이자 약 3만 3000㎡에 이르는 길업습지, 기후변화체험교육센터 등이 인접해 있어 김량장동, 마평동 등 4개 동 주민들이 즐겨 찾는 지역의 ‘힐링 명소’다.

 

문제는 이 도로가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탓에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객, 그리고 교각을 넘나드는 차량이 뒤섞여 아찔한 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주민 A씨는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나오는 주민들과 자전거 이용객이 수십 명에 달하는데, 좁은 길에서 차량과 마주칠 때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된다”며 “특히 하천을 가로지르는 교각과 도로가 만나는 지점들은 경사가 심해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 서로를 볼 수 없는 사각지대”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제보자가 지목한 호동 예직교 인근과 승마장 주변 등 약 6~7개 구간은 도로 구조상 차량이 교각을 넘기 위해 가속을 하거나 시야가 가려지는 곳으로, 크고 작은 접촉 사고가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주민들은 “사람이 차를 피하다 넘어지는 것은 예사고, 자전거와 차량이 충돌해 보험 처리를 하는 경우도 수차례 봤다”며 “사망 사고가 나야만 시청이 움직일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인근 국지도 57호선의 열악한 보행 환경이다.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으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왕복 2차선 도로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운학천변 도로를 대체 보행로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단순한 도로 보수가 아닌,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농로 겸 도로 하단의 하천변 법면(비탈면)이나 여유 부지를 활용해 성남 탄천이나 분당의 사례처럼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 데크’를 신설해 달라는 것이다.

 

제보자 B씨는 “외부에서 흙을 가져와 메꾸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하천 둑의 경사면을 활용해 보조 부지를 만들고 자전거 전용도로(혹은 보행자 데크)를 분리 설치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수년간 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담당자에게 현장을 설명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말뿐 실질적인 조치는 전무했다”고 꼬집었다.

 

운학천은 처인구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처이자 생태 자원이다. 하지만 수변구역이라는 명분 아래 주민들의 안전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용인시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행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