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1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체육

안도현 시인, 장르 파괴 자유로운 글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 시·소설·동화·에세이 넘나들어

 

용인신문 |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연탄재’ 시인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안도현 시인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특별한 책을 펴냈다.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몰개). 옷과 몸에 관한 빛나는 아포리즘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기존의 예술 장르를 구분하는 원칙에서 벗어나 새롭고 자유로운 글쓰기 방식을 시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한 여성 패션디자이너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여 이전에 없던 형식을 시도했다.

 

쉽게 잘 읽히지만 인간의 몸과 옷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깊다. 여든여섯 개의 챕터마다 여든여섯 가지의 이미지와 시적 사유를 담고 있는 서정적 문장이 매력적이다.

 

안도현 시인은 “헌법학자 안경환 선생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로 실제 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허구와 상상을 대폭 섞어 구성했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 아나키스트로 살다 간 아버지 안병준과 이름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어머니 조경희의 삶의 궤적은 그지없이 먹먹하다.

 

신용목 시인(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서사와 서정의 아름다운 결합을 통해 인간과 사물의 생에 대한 격조 있는 사유를 그려냈다. 이 이야기를 읽고서 옷은 그저 자르고 기워서 만드는 공산품이 아니라 인간의 육체 속에 발가벗은 역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씩의 만장임을 깨달았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생(生)’이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격(格)’이라는 점에서 사물로 쓴 역사서”라고 했다. 또 “우리에게 오래된 것,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낯설고 푸릇푸릇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안도현은 스무 살에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시인이 됐다. 그동안 열한 권의 시집과 다수의 동시, 동화, 산문집을 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50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해외 15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