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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전시는 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반 제자들이 스승을 사랑하는 마음을 모아 마련한 동행전시여서 더욱 아름다운 감동을 준다.
“벌써 30여년 전이네요. 학교 언덕을 큰 자전거를 타고 아침을 헤쳐나가시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을 붉은 벽돌의 건물이층 한쪽엔 미술실이 반대편 한쪽엔 서예실이 있었죠. 미술반과 서예반을 오가시며 담백하신 그림만큼이나 제자들에게 맑고 아름다운 예술세계에 대해 구수한 남도 사투리를 쓰시며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는 졸업을 하고 작가의 길을 걸으며 가는 헛헛한 여정 속에서도 먼 길을 마다않고 오셔서 선생님께서 봉투에 넣어주신 사랑도 기억합니다. 예술의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애써 말씀은 안하셨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챙겨가며 생활하라는 눈짓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주름을 보며 예술의 결이 있다면 그 결이 아름다워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얼큰한 매운탕에 소주 같이하시려면 항상 건강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자 안준섭씨는 30년 전 고교시절의 젊은 선생님을 회상하면서 지금은 주름진 세월의 무게 앞에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퇴임기념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오래전 둥지를 떠난 장성한 제자들이건만 서해창 화백은 오래도록 그때 그 미술반 교실을 굳건히 지키면서 다 큰 제자들을 여전히 까까머리 학생들인 양 변함없는 마음과 손길로 따사롭게 어루만져줬다. 이제는 자신의 품에 제자들을 품고 제자와 동행하는 멋진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으리라.
서해창 화백의 화폭에서는 바위에 튕겨나는 흰 포말의 시원한 파도 소리가 피어나고, 두둥실 흘러가는 흰 구름의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정겨운 숲에서 새소리, 풀벌레 소리도 들려온다.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살려놓은 물감의 결, 마음의 결.
30년이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제자들의 마음의 위안처가 됐듯 그의 작품 또한 많은 이들의 아름다운 안식처로 자리해오고 있다.
때론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쉬고, 때론 머리 위로 지나는 흰 구름을 위안 삼아 흙길을 걸어도 보고,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상처받은 마음의 위로를 받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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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맞게 되는 서 화백은 태성고등학교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전북미술대전초대작가, 용인미협자문위원, (사)목우회원, 경기구상작가회, 현대미술인협회장,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서 화백에게 미술을 배워 현재 우리나라의 화단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미술, 서예, 사진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제자 11명이 동행에 나섰다.
참여작가는 서해창 화백을 비롯해 변해익, 김재철, 정효권, 박선호, 김종경, 이정인, 안준섭, 채홍석, 최남용, 우종택, 김진광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