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세밑에 몰아닥친 구제역 파동, 그리고 폭설과 한파는 모두에게 암울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섭리로 보자면 나약한 인간사의 모습만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 자성의 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2010년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정권교체이후 경색된 남북관계는 한반도에 전운의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급기야 여당 내부에서도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젠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이 전 세계의 주목거리가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정권의 차별화도 좋지만 지난 정권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역사를 단절시키는 것입니다. 결국 남북관계는 한민족의 소통문제로 귀결시켜야 마땅합니다. 북한 정권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하게 이용해야 함에도 일방적인 불통의 논리로 대처함은 국익에도 절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이젠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분단이라는 극한 대립이 존재하는 한반도는 안정과 평화가 최우선입니다. 일련의 사태는 미·중·일·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우리나라 입지만 좁아진 꼴입니다. 향후 10년, 20년 이후의 통일된 미래사회를 내다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G20 정상회의, 6·2 지방선거, 남아공 월드컵 등 큰 축제의 장들이 지나갔습니다. 국운을 좌우했던 큰 이슈들이었습니다. 이중 용인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이슈는 지방선거 결과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지방의회는 23대 22, 가까스로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1석 앞서며 절묘한 균형을 이뤘습니다. 여야 시의원들의 이전투구로 시끄러웠던 무상급식 문제도 4전 5기식 통과를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지만,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용인시 역시 자치단체장이 바뀐 후 재정문제를 이유로 대규모 사업들을 축소·연기, 또는 백지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면한 현실을 세밀하게 검토한 후 내린 극단의 처방이리라 생각됩니다. 크고 작은 일들이 너무 많았기에 끝이 아니라 이제 다시 시작인 셈입니다.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꿈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썼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산문집 제목인 <꿈을 빌려드립니다>가 생각납니다. 무엇보다 꿈이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꿈과 희망이 사라지는 시대이기에 꿈을 빌려주는 사업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뚱맞은 생각도 해봅니다. 그만큼 양극화 현상으로 힘들어진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인년 한해의 마침표를 찍으며 애독자 여러분께 희망과 행복을 기원하는 첫 글자를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