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인프라 과부하와 그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당초 제기되었던 우려가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원삼면 SK하이닉스 부지의 공정률이 높아짐에 따라 주차난과 주거비 상승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했고, 현장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건설 근로자 차량들의 도로 점령 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 문제다. 처인구 이동읍 천리와 양지, 백암 일대 가변도로와 상가 주변을 잠식한 근로자 차량은 지역 상권의 접근성을 저해하고 있다. 현장 내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해 통근버스 정류장 인근에 차량을 방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정작 상가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상인들이 영업권 보호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주차 관리와 실효성 있는 단속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거 시장의 불안정성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숙소 부족으로 인한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은 기존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는 지역 공동체의 인구 구조를 왜곡할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
용인신문 | 용인 처인구 남사읍 창3리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곳을 ‘꽃골(화곡)’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렀다. 이 마을은 지금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될 삼성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의 핵심 시설인 팹(Fab) 1기 예정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산업의 심장이 용인에 들어선다는 사실은 분명 가슴 벅찬 일이다. 그런데 거대한 개발로 인해 무려 600년의 세월 동안 꽃골을 지켜온 의령남씨(宜寧南氏) 세장지(世葬地)는 이제 사라질 처지가 됐다. 용인신문사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를 통해서도 확인되었지만 이곳은 단순한 문중의 선산이 아니다. 조선 개국공신 남은(南誾, 1354~1398)을 비롯해 당대 정치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나아가 섬세한 필치로 조선 제일의 나비 그림을 남긴 남계우(南啓宇, 1811~1888)의 예술혼이 잠들어 있으며, 한국 고전소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남영로(南永魯, 1810~1857)의 『옥루몽(玉樓夢)』이 잉태된 인문학적 토양이기도 하다. 14세기부터 17세기에 이르는 묘제 양식과 당대 최고 수준의 석물 조각이 고스란
용인신문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의 공천 검증이 본격화됐다. 각 정당은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천명했으나, 정작 현장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비현실적인 당규도 문제지만, 곳곳에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름의 불투명한 장벽이 공천 검증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지역 정가에서는 인물에 대한 실제 평가와는 별개로, 정당의 공천 기준에 따른 과거의 오점을 빌미로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자칫 공천 경쟁 상대자의 투서와 음해에 기반한 ‘정치적 제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야 공천 기준의 핵심 잣대 중 하나는 2018년 12월 시행된 이른바 ‘윤창호법’이다. 양당 모두 법 시행 이후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단 1회만으로도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법 시행 이전 기록에 대한 처리 방식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통상 ‘15년 이내 3회(혹은 10년 이내 2회)’ 이상의 전력을 부적격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음주운전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법리적으로 볼 때,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죄의 경중이나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용인신문 | 최근 필자를 포함한 여섯 명의 동화 작가가 전쟁 동화 앤솔러지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별꽃어린이)을 출간했다. 이 책은 총성이 울리는 순간 일상이 파괴되고, 폭격 속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시간’에 주목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폭력 앞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그리고 총성이 멎은 뒤에도 상실과 단절의 유산을 짊어져야 하는 참전 지역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자 기성세대의 반성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현실은 책 속 이야기보다 더 참혹한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과정에서 이란 남부 미나브시의 한 초등학교가 폭격당했다. 3월 3일 치러진 장례식에서는 무려 175명의 어린 여학생들이 차가운 땅에 묻혔다. 30분 간격으로 발사된 두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은 평범한 교실을 한순간에 무덤으로 바꾸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폭격을 주도한 자들의 민낯은 악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에 의해 미군의 소행임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자작극’이라며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발뺌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수천 명의 민간인 희생 앞에서도 전과(戰果)로 포
용인신문 | 최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의 대담을 통해 짚어본 용인의 현주소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격동의 한가운데였다.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라는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는 전력망 구축을 둘러싼 일부 단체들의 거센 반발과, 막대한 인구 유입 및 난개발을 방지하며 인프라를 감당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 시장은 작금의 송전망 철회 요구나 ‘지산지소(지역 생산 전력은 지역에서 소비)’ 주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전력과 용수가 산업을 따라가는 것이지, 산업이 전력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HBM(고대역폭메모리) 패권을 두고 촌각을 다투는 전쟁터다.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40년간 구축된 경기 남부의 반도체 생태계를 흔들고 분산시키려는 시도는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를 합쳐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이 투자는 용인의 지도를 통째로 바꾸는 ‘천조 개벽’임이 확실하다. 반도체의 성공은 곧 막대한 세수 확보로 이어져 지하철 3호선 연장, 반도체 고속도로 신설 등 굵직한 교통망 확충을 앞당길 것이다. 나아가 대
용인신문 | 1996년 3월 1일, 인구 27만의 소박한 도·농복합시로 출발했던 용인시가 어느덧 시 승격 30주년을 맞았다. 서른 살 청년이 된 용인의 지난 30년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요, ‘천지개벽’의 기록이다. 농촌 풍경이 정겹던 2읍 8면 4동의 소도시는 이제 인구 110만 명을 품은 거대 특례시로 우뚝 섰다. 1600억 원 남짓이던 예산은 3조 5000억 원을 훌쩍 넘겼고, 좁은 2차선 도로 위주였던 교통망은 거미줄 같은 광역 철도와 고속도로망으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품은 ‘L자형 반도체 벨트’는 용인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산업의 심장부로 밀어 올렸다. 이러한 역동적인 변화와 화려한 성적표는 분명 가슴 벅찬 일이다. 하지만 시 승격 3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샴페인을 터뜨리기에 앞서 도시의 미래를 향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앞으로의 용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지역 정체성 확립’과 ‘역사의 기록’이다. 용인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지 612년이 지났지만, 시로 승격한 이후 최근 30년만큼 극적이고 거대한 변화를 겪은 시기는 없었다. 농촌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