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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시는 문화유산의 거대한 박물관이다”

입추가 지났고, 휴가철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여름휴가 때문에 영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았지만, 아직도 휴가를 못 갔거나 미뤄둔 시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시간과 돈이 가장 적게 드는 휴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때마침 ‘용인역사기행’에 대한 용인시 홍보자료를 보면서 이글을 쓰게 됐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용인신문사(구 성산신문시절)에서는 90년대 초반부터 꽤 오랜 시간을 향토문화유적 답사단을 운영해왔다.

향토사학자들이 동행했던 답사단은 참가자들의 회비와 신문사 지원으로 운영됐고, 답사 결과물들은 신문에 연재해 널리 알렸다. 그리고 문제가 있는 문화재 주변 환경은 행정기관에 건의를 했고, 이후 즉각적인 시정조치까지 이뤄졌으니 문화재 보호 역할까지 겸했던 것이다.

그 후엔 본사 주도로 ‘용인향토문화지킴이 시민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뜻있는 분들이 명맥을 잇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만큼 용인지역엔 향토문화유적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최근 10년간 급격한 개발로 용인의 지도가 바뀌면서 각종 문화재의 위치조차 찾아가기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원주민들조차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환경의 변화 탓도 있겠지만, 용인시민으로 살면서도 과연 용인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용인을 벗어나 타 지역 사람들을 만나면 대부분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또는 골프장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그 외의 수많은 문화유적이나 볼거리들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용인시는 한국문화유산의 거대한 박물관이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외에도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특히 명당이 많은 탓인지 옛 부터 유명인들의 묘역이 많다. 충신과 용장의 묘역은 물론 최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까지 용인에 모셔져 있다.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 선생을 기리는 ‘백남준 아트센터’도 있다. 그 옆에는 경기도 박물관과 경기도 국악당이 있다. 호암미술관이나 한국미술관, 등잔박물관, 옛돌박물관, 교통박물관 등 수준있는 테마박물관들도 산재해 있다.

게다가 동양최대의 야생식물원이라 불리는 ‘한택식물원’은 국보급 수준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또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처인성과 할미산성 같이 원형이 거의 남아있는 유적들도 용인에 있다.

시간이 된다면 가족끼리 승용차로 다녀도 좋을 것이고, 여의치가 않다면 ‘용인시티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런 프로그램은 나 역시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것이기에 꼭 참여해볼 계획이다. 용인에 살면서도 용인을 잘 모른다면 문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떤 곳인 줄 모른다는 것은 겉만 알고 속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강조해 권하고 싶은 것은 ‘용인 5일장’이다. 용인 5일장은 그야말로 사람사는 냄새가 가득한 곳이다. 장터 옆 순대골목도 명품이다. 그리고 처인구 백암면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계절별로 방문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돌아오는 길에 백암순대라도 먹어본다면 더없이 좋은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다.

내년이면 국내 최초의 경전철이 개통되는 용인. 역사와 문화, 교육, 레저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어 풍요로운 곳. 알면 알수록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가 용인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