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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국가와 도시브랜드는 전통문화에서

현대사회가 국가브랜드와 도시브랜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경쟁과 비교우위를 통해 얻어지는 자산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무형의 가치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기에 국가나 기업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순위를 세계 33위에서 2013년까지 15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민과 함께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 만들기’를 국가비전을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국제사회 기여도 제고 △첨단기술·제품 확대 △문화·관광산업 육성 △다문화 가정·외국인 배려 확대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등 5대 분야의 10대 과제다.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낼 브랜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Dynamic Korea’를 국가브랜드처럼 대대적으로 홍보 했지만, 국내에서조차 좋은 평을 받지 못했는지 폐기처분되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을 한방에 인식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2013년까지 브랜드 순위를 15위까지 끌어올릴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브랜드 역시 천차만별이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정부 인사들이 부처별 브랜드가 찍힌 명함을 내밀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인 줄 안다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다. 무엇하나 상징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거창하게 브랜드를 운운하는 것도 모순인 듯 싶다.

지자체의 도시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도시브랜드를 단순히 심벌이나 로고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지자체별 CI만 보더라도 전혀 차별성을 느낄 수 없는 게 태반이다. 브랜드 전문가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단순히 민선시대의 폐해라고 보기엔 시간과 예산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브랜드가치를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현대경제연구원 발표를 인용하자면 서울은 127조로 도쿄의 5분의 1, 런던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요즘엔 ‘도시브랜드가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시대가 국가별 경계까지 허물고 있다는 반증이다. 도시경쟁력의 중요성, 즉 도시브랜드 파워가 도시경쟁력이란 뜻이다.

이제 국가나 지역 브랜드 마케팅은 어떤 메커니즘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명확한 도시브랜드 컨셉을 수립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경쟁력 있는 마케팅 마인드와 시스템 구축을 할 수 있고, 차별적인 마케팅 프로그램과 상품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도시 유형별 마케팅 전략 수정은 당연한 것이다.

국가(도시)나 기업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논의는 계속해야 한다. 도시공간의 이용과 판매를 위한 도시마케팅은 시민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도시발전과 성장을 추구한다. 또 정통성 확보를 통한 지속적 경쟁우위를 생각해야 한다.

영화감독 임권택은 자신이 만든 영화 ‘춘향전’을 외국 영화제에 출품했다가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부터 섹스피어 명작이나 진배없다는 격찬을 받고 한방 맞은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바로 우리가 외면했던 판소리 등의 전통 문화를 세계인들이 먼저 알아본 것이다. 그렇다. 항상 머나 먼 남의 나라 이야기 대신 기본적인 우리 문화의 재발견을 통해 국가와 도시브랜드를 찾는 길이 어쩌면 가장 빠를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