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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시여! 공공디자인 개념을 갖자

세계는 지금 공공디자인(도시디자인, 경관디자인, 환경디자인) 전쟁 중이다. 아름답고 차별화된 도시를 만들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가난한 어촌으로 모래 바람만 불던 황량한 두바이. 이젠 사막 한 가운데 스키장이 들어서고 해변에 인공섬을 건설해 해변의 길이가 65㎞에서 1500㎞로 늘어났다.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사막 속의 뉴욕’을 건설한 것이다.

‘늙은’ 유럽도 다시 태어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미테랑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를 유럽 관광과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었다. 프랑스는 맥도널드 간판색이 도시디자인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간판조차 달지 않았다. 바로 이 같은 고집이 파리를 세계적 관광지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현란한 간판문화를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스페인 빌바오시는 쇠락한 공업도시에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제 미술관 주변은 대형 호텔과 컨벤션 센터, 그리고 공연장 등이 집약된 ‘문화벨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시아에도 도시디자인 바람은 뜨겁다. 중국 상하이시의 푸둥은 차별화된 도시디자인 덕분에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성장했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은 아직도 초보 단계다. 뒤늦게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이 공공디자인, 도시디자인, 경관디자인을 위해 정책개발을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용인시다. 용인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개발 천국이었다. 정말 도시를 아름답게 디자인 할 수 있었음에도 난개발 오명만 남겼다. 아직도 난개발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각종 도로 건설과 하천 정비 사업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도시의 정체성을 비롯한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공공디자인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불행하게도 가시적인 성과와 소모적인 전시 사업들만 눈에 띈다. 아니면 산발적이고 단편적인 공공디자인만 눈에 보일 뿐,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전략은 전무하다.

적어도 10년 이상, 아니 20~30년은 바라볼 수 있는 도시디자인 전략이 필요함에도 말이다.

실례로 영국의 버밍엄과 브리스틀시는 공공디자인 중심의 도시 재생사업 전략과 관리로 유럽의 문화·상업도시로 부활했다. 이 두 도시는 ‘버밍엄 도심디자인 전략’(1989)과 ‘브리스틀 도심디자인 전략’(1998)의 작성을 통해 장기적인 공공디자인 전략을 구축했다. 자치구의 도시계획과 연계된 이 두 공공디자인 전략서들은 도시 정체성 확립, 인구 증가, 경제 성장, 시민의 자존감 향상, 세계도시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지속된 공공디자인 전략과 관리로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정체성’과 ‘공간 브랜딩’에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용인시는 이제라도 중앙정부 또는 경기도의 획일적인 공공디자인 정책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인 공공디자인 전략과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곧바로 ‘디자인 역량’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최고 선진용인’이란 구호는 영원한 희망사항이 될 것이다. 공공디자인이야말로 명품도시의 필수조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