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지역축제 문화예술계 책임이다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 브라질의 리우 축제(카니발),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는 세계3대 축제로 불린다.

유명세에 걸맞게 매년 2월만 되면 삿포로에는 세계 각국에서 약 2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아픔을 극복한 삿포로 시민들을 위로하고, 춥고 긴 겨울을 즐겁게 보내자는 뜻에서 시작된 눈 축제. 1950년 제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과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형을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 공원 곳곳에 전시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 축제다.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 옥토버 페스트는 독일 뮌헨에서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 동안 열린다. 1810년 바이에른의 국왕 빌헬름 1세가 작센 공주인 테레제와의 결혼식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1883년 뮌헨의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독일의 국민축제로 발전했다. 축제 기간 관광객과 주민들이 마시는 맥주만 500만 리터가 넘고, 소시지도 20만개가 넘는다.

정열의 붉은 색이 연상되는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는 세계 5대축제 가운데 하나.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진 작은 마을 부뇰에서 열리고 있다. 아마 TV 해외토픽 시간에 도시 전체가 토마토로 뒤범벅된 것을 보았을 것이다.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축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밖에 요즘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쇼핑 축제도 유명하다. 1996년 시작했으니 짧은 역사의 축제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3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 국제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모든 거래 품목이 무관세인 이 페스티벌은 두바이 주 정부에서 2007년 한해 경품 행사에만 1400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딱히 관광거리가 없는 두바이가 경영마인드와 마켓팅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서울의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뜨고 있다. 연간 100만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하이서울페스티벌.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에 걸쳐 각기 다른 테마로 축제가 펼쳐진다. 올 봄 축제의 테마는 ‘궁’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성공한 축제는 뚜렷한 색깔이 있다. 그리고 그 축제들은 한결같이 엄청난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 성공한 축제의 조건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시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첫 번째다. 국가보다 도시브랜드가 강조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축제는 이미지의 생명력과 경제효과가 있어야 상품 가치가 인정된다.

최근 용인지역은 시민의 날을 전후해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수 많은 시민들이 “용인시는 이벤트 공화국이냐”고 할 정도로 행사가 넘친다. 기자가 보기에도 소모적인 일회성 행사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어떻게 23년이나 된 용구문화제가 고사위기에 처했는지 모르겠다. 용인문화원을 비롯한 문화예술계는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문화는 한 지역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그래서 정체성을 상실한 문화예술계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늦게나마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반발 소식이 들려오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행정당국보다 오히려 문화예술인들의 책임이 더 크기에 자성해야 한다.

그리고 늦었지만 이를 계기로 머리를 맞대고 색깔 있는 지역축제를 개발하기 바란다. 이제 더 이상 이벤트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아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