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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고시텔(원) 참사’ 그냥 넘기지 말자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인 고시텔 화재 참사는 분명한 인재다.
우리나라 전역의 고시텔은 한 건물 안에 쪽방 촌처럼 대거 몰려있어 방화 여부를 떠나 안전사고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 화재 역시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후진적 재난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건이었기에 희생자들에겐 더더욱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이번 참사는 1995년 용인에서 3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 화재 사건이후 용인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다. 기자는 공교롭게도 두 화재 사건을 모두 현장에서 취재했다. 두 사건은 모두 새벽에 발생한 대형화재로, 공통점이 있다면 안타까운 사연의 죽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의 꿈과 희망까지 무참하게 짓밟은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 하나는 화재가 발생했던 건축물들은 밖에서 볼 때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건물구조는 물론 건물 안의 또 다른 세상들을 말이다.

특히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상가건물은 용인사거리의 중심 건축물로 가장 높게 지어졌다. 그러니 누가 그 화려한 고층 건물 안에 벌집 같은 쪽방이 68개씩이나 다닥다닥 붙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방 면적도 간신히 1인용 침대하나 끼어 넣을 면적인 6.6㎡이하였고, 상가 건물 안에는 안마시술소, 은행, 병원, 학원 등 온갖 업종이 다 입주해 있는 상태다.

고시텔은 처음엔 고시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다가 벌집식의 방을 만들어 학생, 독신 노동자, 영세민 등을 위한 숙박시설로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단속 법규나 관리 규정이 제대로 없으니, 방화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인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화재 현장은 비교적 조용하게 빨리 마무리 됐지만, 순식간에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해 충격은 더욱 컸다. 그리고 여지없이 신문방송들은 고시텔에 대한 각종 문제점들을 지적했고, 사회적 반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자 역시 새벽녘 현장 취재를 하면서 소방관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나오던 사람들을 보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수가 늘어나자 정말 안타까웠다. 새벽녘 발을 동동 구르던 투숙객들과 소방관들의 인명구조 활동은 그 만큼 긴박했다.

이제 사건이 끝나고 인명피해에 따른 장례절차와 보상관계 등이 남았다.

이때 정말 우리사회가 잊어서 안 될 것은 매번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 문제들이다. 언론마다 사건이 터지고 나면 법적인 맹점과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적나라하게 질타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때 뿐이지 제대로 고쳐지질 않는다는 것이다.

행정당국과 소방당국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또다시 허술한 법망만 탓하지 말고, 관련법규를 과감하게 개정해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