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지역축제도 생명력이 필요하다

바야흐로 지역축제의 시대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지자체 내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는 1176개였다. 1996년 민선 도입이후 무려 800여개가 새로 만들어졌고, 올해까지 더하면 총 1300개가 넘을 것으로 문화관광체육부는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후죽순 늘고 있는 지역 축제들이 민선 단체장들의 선심성 행사로 전락하는 등 소모성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참가 방문객수가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른 지역과 소재와 내용이 흡사해 축제의미를 상실한 지역축제들도 허다하다. 이렇게 ‘동네잔치’로 전락한 곳만도 무려 100여 곳에 이른다.

문체부 분석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행사는 10%도 안된다. 민선단체장들은 그럼에도 다음 선거를 의식한 탓인지 지역특성과 지자체 이미지를 홍보한다는 측면에서 끊임없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지역축제로 분류되지 않는 전국 혹은 시군단위 체육·문화·예술행사도 엄청나다. 문제는 지역민들의 참여도다. 매번 주최측만의 잔치로 끝나거나 중복성 논란이 많은 행사들도 부지기수다. 과연 그 많은 행사가 지역민들의 참여도와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검증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마다 수 천 만원에서 수 억 원짜리 지역축제에 혈세를 펑펑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기준으로 문체부가 공식지원하는 축제는 보령머드 축제, 안동국제탈춤축제, 함평나비축제, 춘천국제마임축제, 금산인삼축제 등 총 54개다.

성공한 축제는 지역 특성을 잘 살렸고, 무엇보다 치밀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돈만 쏟아 붓는다고 해서 축제가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축제는 기획 단계부터 지역의 정체성을 담보한 특색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용인시의 경우엔 봄꽃 축제를 시작했다. 적잖은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차별화된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용인시에 인접한 지자체들도 잇따라 봄꽃 축제를 개최했고, 전국 어디서나 봄꽃 축제가 한창이었다.

기자 생각엔 용인 봄꽃 축제는 올해처럼 방송사 노래자랑과 이벤트사 홍보와 진행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 등은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것은 주제가 아닌 부제다. 차라리 지난해처럼 동양 최대의 야외식물원인 한택식물원과 연계해 ‘대한민국 최고의 야생화 축제’를 개발한다면 용인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과 해외 관광객들도 불러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미 검토했던 부분을 뒤통수치는 격일지 모르겠지만, 용인 봄꽃 축제 역시 차별화 없이는 생명력을 얻기 어렵다.

‘함평나비축제’의 경우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관광객 수가 1022만명에 달하고, 직·간접 경제수입이 8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머드축제’ 역시 지난해만 530여원의 경제 효과와 약 7만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 축제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전국 지자체에 축제 구조조정을 위한 협조문을 보냈고, 차별화되지 못한 예상 낭비성 축제는 도태시킬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고 나섰다. 용인에는 최근 치러진 포은문화제를 비롯 격년으로 치러지는 용구문화제에 더해 올해는 LPGA, 백남준 아트페스티벌 등 새로운 축제가 더해져 축제의 봇물이 터지는 듯하다.

그러나 축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참여(보고 즐기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다. 어떻게든 축제의 차별화를 통해 생명력을 얻지 못한다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