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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이제 용인시를 상상력의 도시로

- 백남준 아트센터 준공 기념식에 즈음해 -

백남준 아트센터가 우여곡절 끝에 준공식을 가졌다. 7년 전 백 선생 생전에 시작된 사업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사후에 빛을 보게 됐다.

백 선생이 살아계셨다면 분명히 영구 귀국한 후 부인 구보다 시케코 손을 꼭 잡고, 기념식장을 찾아 매우 기뻐하셨으리라.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는 지난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아트센터 공사현장을 찾아와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녀는 예술적 동지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던 백 선생을 회상하며 천진난만한 회한의 웃음과 눈물을 흘렸었다.

비록 개관식이 늦은 감은 있지만 백 선생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백 선생의 영혼도 이날 준공 기념식장을 찾으셨을 게 분명하다.

백남준의 새로운 탄생은 이제 시작이다. 그의 예술세계를 통해 용인시는 이제 ‘상상력의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 경기문화재단과 백남준 아트센터는 오는 10월 세계최고의 ‘백남준 비엔날레’를 계획하고 있다. 그의 예술적 광기와 천재성이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있고,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한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 20세기를 이끌었던 천재 예술가 백남준이 살아생전 선택한 곳이 용인시다. 경기도만도 다양한 후보지가 있었지만, 백 선생이 선택한 곳이 용인시다. 용인이 얼마나 축복받은 도시인가.
필자는 그동안 용인에서 세계최고는 ‘백남준’밖에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였던 ‘백남준’이란 이름만으로도 용인시를 ‘세계최고’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도시경쟁력을 위해서는 ‘백남준 아트센터’를 용인시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경전철 환승역은 ‘백남준 역(station)’으로, 수원IC는 ‘백남준 IC’로,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기흥 호수공원’ 은 ‘백남준 호수공원’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장 경부고속도로에 붙어있는 ‘세계최고 선진용인’은 ‘백남준(아트센터)의 도시, 상상력의 도시 용인시’ 등으로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젠 백남준 도시에 걸맞게 도시브랜드 역시 구호와 선언적 의미를 탈피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천천히 ‘백남준의 도시’를 가꿔 간다면 자연스럽게 세계최고의 문화예술도시가 될 수 있다.

이미 백남준 아트센터 인근에는 한국 민속촌, 경기도 박물관, 경기도 국악당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랑할 곳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대표적 문화벨트가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용인시는 좀 더 폭넓고 거시적인 안목의 도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이날 기념식장에서 만난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 역시 깊은 감회의 모습을 보였다. 만약 임 전지사가 그때 백남준 미술관 유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과연 백 선생이 죽어서라도 한국에 돌아오실 수 있었을까.

분명한 것은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백 선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철 초대 관장은 “백남준 아트센터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활동적인 진보성을 이어 받아 문화 매개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번 옳고 좋은 말이다.

여기에다 용인시 입장에서 첨언하자면 용인시는 이제부터 백남준의 거대한 상상력을 접목시킨 ‘상상력의 도시’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용인시가 ‘백남준 도시’가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