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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베이징 올림픽과 백남준

세계인들이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보다 2008년 8월 8일 오전 8시에 올림픽 개막식 선언을 하겠다는 중국인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꼽고 싶다. 중국인들에게는 8이란 숫자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입장권 가격이 우리 돈으로 4000여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개막식 입장권 9만 1000장 중 중국인에게 팔린 표는 2만 6000장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13억 2000여만 명이라는 중국 인구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지난해 개·폐막식 입장권의 추첨 경쟁률은 각각 21대 1, 7대 1로 나타났다. 반대로 생각하면 인구가 많은 것도 이젠 경쟁력이다.

많은 인구의 경쟁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해 연말 한국의 파이낸셜 기사를 보면 중국의 미술 컬렉터를 8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 최상위 부유층 인구와도 비슷한 숫자로 우리 남북한 인구 전체를 다 합쳐도 모자란다.

그런 탓인지 베이징은 올림픽을 앞두고 신흥 예술구역을 곳곳에 만들고 있다. 차오창디 지역은 스위스 벨기에 독일 미국 등 대규모 갤러리들에 이어 한국의 ‘두아트 갤러리’ 등 10여개 화랑도 이미 상륙했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징은 이미 ‘국경 없는 문화촌’으로 불린다.

중국 미술계의 심장부로 부각한 베이징. 쟈더· 폴리 등 157개의 미술품 경매사가 성황이고 연간 2조원 규모의 미술품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미술시장’으로 우뚝 선 베이징은 2008년 올림픽을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엔 2010년까지 1000개의 미술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관광지로 유명해진 예술특구는 점점 확장되고 있고, 이미 다국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 같은 중국에서 지난해 미디어아트의 창시자인 고 백남준 선생의 전시 기획을 위해 금일 미술관 관장과 부관장이 한국을 방문한바 있다. 나는 백남준의 미망인인 구보다 시게코 여사를 취재하다가 우연히 그들을 만났지만,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베이징에서 백남준 선생을 기리는 대대적인 작품전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세계최고의 중국이 세계최고의 작가이면서 동양인인 백남준 선생을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들의 기획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인들이 모이는 가장 큰 축제인 올림픽을 빛내줄 인물로 백남준을 선택한 것은 베이징은 다시 한 번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통해 문화예술의 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경기도박물관 옆에 공사가 한창인 백남준 미술관 현장을 가봤다. 이미 그 위용이 드러난 상태다. 백 선생이 치고 부수던 피아노 형상을 한 건축물이 그대로 만들어졌다. 외형은 이미 완공됐고, 주변정리와 조경, 그리고 내부공사가 한창인 것처럼 보였다.

비록 경기도가 유치했지만, 용인시 입장에서는 백남준미술관이야말로 용인의 랜드마크이자 엄청난 관광 상품이 아닐수 없다. 백남준이야말로 용인시를 창의력의 도시로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큰 스케일과 세심한 기획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용인시의 도시경쟁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