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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미국대통령 선거제도와 한국 총선이야기

요즘엔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나 총선보다 더 재밌는 게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이었다. 공화·민주 양당 모두 엎치락뒤치락 경선 이변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는 우리나라와 판이하다. 미국은 양당제로 각 당이 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 전국적인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한다. 미국의 선거인은 선거년도의 11월 첫 월요일이 낀 주의 화요일에 투표로 선출된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자기가 지지하는 대통령을 뽑겠다고 약속한 지지인(선거인)을 뽑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다.

선거인은 전국 50개 주에서 선출된다. 선거인 숫자는 상원의원이 각 주마다 2명씩 총 100명, 하원의원이 인구비례로 총 435명이다. 그 외에 컬럼비아 특구(워싱턴DC)의 3명을 포함해 총 538명이다. 따라서 누구든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된다.
선거인 선출방법을 보면 각 주의 선거인 투표 결과에서 단 1표라도 많은 당이 그 주의 선거인을 싹쓸어 간다. 예를 들자면 캘리포니아 주 선거인이 55명이라고 하자. 투표결과 민주당이 48%, 공화당이 51% 기타 1%라면 비율로 55명이 나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공화당 몫이 된다. 결국은 표를 더 많이 받아도 선거인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는 것이다. 이렇게 주 별로 선거인을 몰아버리는 이유는 간접 선거 때 뒷거래 등에 의한 배신행위를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2000년도에 앨고어가 표를 많이 얻고도 대통령이 못된 이유다. 이런 일이 미국에선 무려 4번이나 있었다. 또 선거인에 의한 투표는 12월 두 번째 수요일에 행하지만, 일반적으로 11월 선거인단 선거가 끝나면 사실상 대통령이 뽑히게 된다.


그런데 미국의 선거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우습다. 이토록 복잡한 선거제도가 나온 것은 미국의 인구가 많기 때문이란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직접선거보다는 후진적인 선거제도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직접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는 투표권이 주어지지만, 미국은 시민권자 중에서 추첨된 사람들이 선거인을 뽑고, 또 그들이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어렵거나 시간내기가 힘든 노동자나 빈민층, 혹은 많은 흑인과 소수민족들은 아예 주권을 봉쇄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 최강국 미국의 실체다. 정말 비민주적인 제도가 아닐 수 없다.

그 만큼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혁명적 수준이다. 물론 바람몰이로 인해 유권자 의식에 문제점이 지적되긴 하지만, 제도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부재자 투표는 물론 해외거주자까지 투표권을 주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공천만큼은 여전히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힘들어 보인다.

대통령 선거가 끝 난지 한 달도 채 안됐는데 곧바로 4월 9일 총선 국면으로 전환됐다. 선거일 3개월여를 앞두고 용인갑을 선거구 예비후보 등록자만 10명이 넘는다. 사실상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아직까지도 한나라당은 계보정치로 인한 공천갈등과 분열 때문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통합 신당 역시 손학규 전 지사를 추대했지만, 친노 그룹의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지난 대선 국면을 답습하는 분위기다. 일반 국민들이 볼 땐 여전히 식상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총선주자들은 모두 든든한 공천 동아줄을 잡았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다. 자신감의 표현임을 이해한다.

그러나 “히말라야의 높은 산에 살고 있는 토끼가 주의해야 할 것은 자기가 평지에 살고 있는 코끼리보다 크다는 착각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신영복 선생의 글귀가 더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