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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갈등보다 견제와 협력이 우선이다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렸던 용인시의회가 4선인 심노진 의원을 의장으로 만장일치 선출했다.

19명 의원 전원이 심 의원을 선택했다는 것은 사실상 추대이다. 물론 일련의 과정을 보면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늦게나마 직무대리 체제의 시의회를 무리 없이 종결시킨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용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던 조성욱 전 의장은 불신임안에 대한 모든 법적 대응을 중지하고, 항소를 포기했다. 조 전 의장은 의장직을 둘러싼 시의회 내분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내던진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측면에서 볼 때도 잘했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시의회는 내년도 예산 심의를 비롯해 각종 주요 안건을 다루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시의회는 무려 1년여 가까이 내부적 갈등과 불신으로 중심이 흔들려 왔다. 정당 공천제의 폐해가 원인일수도 있었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선거구제 도입 때문에 생긴 일부 동료의원간의 경쟁의식 또는 정치적 견제도 원인이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던 지방의회가 어느새 중앙 정치의 축소판처럼 변질돼 가고 있다. 의장단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는 관례적으로 다수당의 다선 의원을 의장에 선출한다.

그런데 지방의회의 현실을 보면 국회 이상의 권력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정당간의 권력 다툼보다는 같은 당 소속 의원들끼리의 패거리 싸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제4대 용인시의회에서는 의원수가 적었던 정당이 전후반기 의장을 다 차지했었다. 당시 이우현 의장의 개인적 능력도 있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당 내분 때문이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당론이라는 명분하에 시의원들이 공천권자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정치 공학적 구도다. 공천권자 비위를 거슬렀다가는 다음 선거 공천권을 놓칠게 뻔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누구누구는 다음번 선거 때 공천을 받느니 못 받느니 소문이 무성하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은 가관이다. 공천권자의 입장에 따라 지방의원들의 정치적 입장은 개개인까지 획일화됐다.

자신이 어떤 후보를 좋아한다고 해도 공천권자가 줄을 어디에 섰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이 역시 중앙정치권의 악습을 답습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시의회를 보면 정책을 둘러싼 정당별 싸움이 아닌 동부권과 서부권 의원들간의 패싸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보이지 않은 정치적 파워게임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집행부와 시의회가 최근 각종 주요 사안들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와 동시에 시의원들의 내부 갈등은 더욱 커져가는 양상이다.

반대나 찬성이나 좀 더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함에도, 감정 섞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공무원들 역시 시의원들을 설득할 논리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막무가내가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양 측 모두 정확한 조사와 토론을 통해 감정보다는 합리적인 대안과 비판을 전제로 모든 의결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시의회를 보면 아직까지 모든 게 불안해 보인다. 이제 어수선한 의회를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심노진 신임 의장이다.

심 의장은 연륜이 있는 만큼 앞으로 집행부와의 관계도 갈등보다는 적절한 견제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