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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할미산성이 보개산성(寶盖山城)이다(?)

용인의 진산(鎭山)으로 불리는 석성산의 또 다른 이름 ‘보개산성(寶盖山城)’이 ‘할미산성’의 원래 이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향토사학자 이인영씨는 옛 문헌에 나오는 기록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지난해 경기도 문화재 기념물 215호로 지정된 할미산성을 보개산성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물론 할미산성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할미산성의 또 다른 이름은 마고산성. 옛날에 마고 할머니가 외침에 대비해 치마에 돌을 담아 성을 쌓았다는 전설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석축산성(石築山城)인 할미산성은 경기도박물관에 의해 6세기 중·후반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년)때 축조된 것으로 조사됐다. 처인구 포곡읍 일대의 할미산(해발 349m) 정상부와 남쪽 능선을 따라 축조돼 있다. 그동안 군사훈련 지역으로 사용돼 많은 부분이 훼손된 상태지만, 일부 구간이 원형대로 남아있다. 시 측은 도 문화재 기념물로 지정된 만큼 복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시는 이번 기회에 전문가들의 꼼꼼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본래의 이름이 보개산성으로 확인 된다면 고유이름을 찾아줘야 할 것이다.

이인영씨는 보개산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동국여지승람’을 제시했다. 또 18세기의 용인현읍지를 비롯한 용인군지도읍지(1899)와 대동지지에도 보개산성이 할미산성임을 추정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석성산과 할미산성은 모두 석축으로 만들어졌고, 봉수대에 대한 거리 기록 등을 환산해보면 현재의 할미산성이 보개산성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기록이 있는 만큼 이씨의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정말 보개산성이 맞다면 당연히 옛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 할미산성도 정겨운 이름이지만, 경기도가 문화재 기념물로 지정해 복원 계획까지 세운 이상, 더 이상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할미산성은 지역 특성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강남대 홍순석 교수는 “할미산성은 성산과 함께 용인시민의 정신적 육체적 안식처”라며 “용인시의 고질적인 병폐로 여겨온 동서지역 갈등을 해소하는 화합의 장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은 관광자원의 보고이며, 이천시의 설봉산성은 이천 시민들의 화합의 장이고, 남한산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귀중한 자산”이라며 할미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곡읍 주민 이광섭씨는 “허물어진 할미산성을 복원하고, 할미산성 안에서 아름다운 선녀가 성화를 채화해 시민의 날 행사 시작을 알리는 등 전설 속의 마고 할머니를 용인의 수호신으로 삼자”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용인지역의 각종 성(城)은 역사적 의미나 규모면에서 볼 때 충분한 보존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몽골항쟁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처인성은 여전히 위치논란이 남아 있고, 할미산성은 본래 이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수원시는 수원성을 화성으로 바꿨고,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록했다. 용인시도 이번 기회에 소중한 문화유산인 처인성과 석성산, 그리고 할미산성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재로 보존 발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