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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진정한 ‘어울림’이 있었나

용인시가 제12회 시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큰 잔치를 9월 28일부터 3일간 벌였다.

시는 ‘어울림 한마당’을 위해 기념행사와는 별개로 △사이버 페스티벌 △평생학습 축제 △음식문화 축제 △웰빙! 건강체험 한마당 △우리랜드 개장 1주년 도·농 어울림 한마당 등 다섯 개 주제의 풍성한 행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주제 선정부터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외형적으로는 그동안 분산 유치됐던 행사를 한군데로 통합시켰다는 게 의미 있어 보였다. 접근성을 고려한 시청 광장 활용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기획의도와 노력을 생각하면 과거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각종 행사에 투입된 예산을 생각하면 아쉬움 역시 적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 투입된 예산은 12억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3개 구청 체육대회 행사 등 최근의 행사 예산까지 합치면 무려 20억원이 훨씬 넘게 소요됐다고 한다. 물론 행사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행사의 규모만을 놓고 예산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는 쉽지 않다.

다만, 겉으로 보여진 행사만을 놓고 평가한다면 너무 생산성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정관념에서 탈피를 못했기 때문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축제 측면에서는 ‘잡탕식 축제’나 다름없어 보였다. 결국 ‘어울림 한마당’은 각기 다른 주제의 행사들을 3일간 섞어 진행한 것에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용인의 색깔이 전혀 없는, 말만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느낌이었다. 지역의 전통문화가 부재한 탓도 있고, 급변하는 도시의 새로운 이미지 발굴에 소홀한 탓도 있다.

물론 단순 공연전시 등의 측면에서는 손색이 없어 보였다.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시민들 입장에서야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시민의 날을 기념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바로 ‘용인의 정체성’을 생각하자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미흡했고, 소홀했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다. 기념식을 제외한 부대행사가 왜 체육· 문화행사로만 머물러야 한단 말인가. 물론 사이버 페스티벌을 비롯한 음식문화축제나 평생학습축제 등이 있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행사의 효율성 측면에서 시기와 장소를 조정한 것 뿐이다. 지역의 색깔을 찾는 노력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뜻이다. 또한 대부분이 기획사에 의뢰해서 보여주기식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용인시처럼 급변하는 도시는 드물다. 그만큼 각종 문제점이 산적해 있는 곳도 용인시다. 도·농간의 불균형 발전도 큰 문제다.

그러나 대학과 골프장 숫자만도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1, 2위를 다투고, 세계적인 위락시설인 에버랜드와 민속촌, 그리고 각종 테마박물관 등 관광인프라 또한 적지 않다. 그럼에도 용인의 색깔을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 체육분야 등 어느것도 지역현안 의제에 대한 학술세미나 하나 없었다. 또한 진정한 지역의 화합이나 어울림을 위한 내실있는 주제가 없었던 것이다. 시는 내년을 위해서라도 평가회 등을 통해 반드시 되짚어보길 바란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