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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정치인들의 거짓말

구글(Google)의 에릭 슈미츠 회장은 “정치인들의 발언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릴 소프트웨어가 5년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슈미츠는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정치인들이 온라인 ‘진실’ 테스트에 노출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실 예언자’라는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정치인들의 말을 과거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진실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최근 한국 정치판에서도 잇따라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어떤 사람을 보면 가장 화가 나느냐’고 물었단다. 우연의 일치인지, 거짓말에 대한 정치인의 ‘알레르기’ 반응인지 두 사람 모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가장 싫다”고 입을 모았다는 것.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누가 봐도 서로에게 겨냥한 총구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리라. 박 전 대표는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보면 화가 난다”고 했고, 이 전 시장도 “위기를 모면하기위해 거짓말하는 사람이 답답하다”고 말했단다. 말꼬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정치부 기자들이 쓴 기사내용이다.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시공을 초월해 오랫동안 풍자 유머로 살아남는다.

어느 날 정치인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산골 마을을 지나다가 벼랑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근처에 사는 농부들이 달려와 사고현장을 살펴봤다. 거기엔 TV에서 얼굴을 보았던 유명 정치인들도 있었다. 그들을 비롯한 몇몇 정치인들이 살려달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농부들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화가 난 정치인들이 왜 가만히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농부들은 “구해 달라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몰라서 그런다”고 답했단다.

같은 내용이지만 또 다른 풍자는 더욱 황당하다. 농부들이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정치인들임을 확인한 후 이들을 모두 땅에 묻어버렸다. 다음 날 경찰이 찾아와 “그 정치인들이 다 죽었나요?”라고 물었다. 농부가 말하길, “글쎄요. 몇몇 사람들은 안 죽었다고 말했지만, 믿을 수가 있어야죠.” 라고 말했단다.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심지어 ‘직업적인 거짓말 베스트 15위’에서도 정치인의 거짓말이 1위로 뽑혔다.

거짓말에는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상상력, 뻔뻔함, 순발력, 기억력, 자기 확신 등이라고 한다. 그러니 거짓말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살다보면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절대 선의가 될 수 없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 불신도 따지고 보면 거짓말 때문 아닌가.

12월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심하다. 그 원인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짓말이 주범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할진대 어찌 한 순간순간을 모면하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지, 안타깝다. 물론 개중엔 거짓말 못하는 순수한 정치인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과 정치생명의 역학 관계를 생각한다면, 결코 훌륭한 정치인 소리를 듣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엔 용인지역 정치인들도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거짓말을 잘해야 출세할 수 있기 때문인지, 도대체 진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젠가는 들통이 날 텐데도 말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를 일삼는 꼴들을 보자면, 중앙정치나 지역정치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