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이라며 폄훼하고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잃어버린 10년을 이끌었던 두 전직 대통령에게는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다. 좌파적 정치 성향이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지만, 세상에 다 알려진 공통점 하나는 바로 고졸 ‘학력’자라는 점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은 그 시절 모두 평범한 고졸 출신이다. 어쩌면 고등학교 졸업도 쉽지 않았던 시절이라 평범함을 강조하는 것 또한 무리일수 있다. 고졸 출신 대통령이라는 신화 덕분에 고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국민들은 다소나마 통쾌한 해방의 기분을 느꼈던 10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고졸 출신 대통령들이 지배한 10년 세상이 학력 평준화를 정착시키지는 못했다. 당시엔 일부 정치권과 사회 기득권층들이 오히려 두 전직 대통령들의 고졸 학력을 들먹이며 비하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 이후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 사건이 터졌고, 이를 계기로 확대된 가짜 학력 논란은 이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짜 학력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때
대공황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 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뒤 흔들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금융·외환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정치권조차 IMF 시기가 연상되는지 금 대신 달러 모으기 운동을 제안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상가 건물들까지 텅텅 비어 지역경제의 공황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용인지역에서는 사회 문제로 대두 된 지 오래다. 동백지구 등 입주가 완료 된 지 오래된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상권형성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할 정도다. 지역상권이 죽을 경우엔 도시 전체가 슬럼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단위 택지개발사업 실시에 있어 도시계획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중앙정부가 기초자치단체나 광역자치단체를 배제한 이원화된 도시계획을 실시, 결국 도시행정의 엇박자를 불러오는 것도 큰 문제다. 정부투자기관인 한국토지공사나 대한주택공사 등은 우리나라 전역의 대단위 택지개발을 도맡아하면서 더 많은 수익창출을 위해 상업용지를 과도하게 설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이 도시계획을 결정해 놓으면 최소 10년 이상은 꼼짝없이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 용지보다 가격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는 상업용지를 많
오랜만에 영화 ‘실미도’를 다시 보았다. 1968년 창설된 ‘실미도 684부대’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관객 1100만 명을 불러 모은 흥행작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실미도 사건’은 1971년 8월23일, 북파공작원 교육을 받던 훈련병들이 집단 무장 이탈해 서울 진입을 시도하던 중 총격전 끝에 대부분 사망한 사건이다. 영화 에서는 31명의 북파공작원 대부분이 사형수이거나 밑바닥 인생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오직 북한의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다. ‘체포되면 자폭’해야 하고, 그만큼 혹독한 지옥훈련을 받았다. 이름도 계급도 소속도 없이, 임무가 끝나면 폐기처분된다는 것도 모른 채. 이 부대가 창설된 이유는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대북 보복공격을 위해서다. 영화 제작 후 실미도 부대원들 명단이 당시 군 수사기록을 통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 1971년 8월23일 벌어진 난동사건에 참가했던 24명과 사건 이전 실미도에서 숨진 7명 등 31명 전원의 명단과 나이, 사망 장소 등이 모두 공개됐다. 결국 영화 속 내용들은 역사적 사실에 기인하고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기자는 영화를 보면서 진짜 난동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 브라질의 리우 축제(카니발),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는 세계3대 축제로 불린다. 유명세에 걸맞게 매년 2월만 되면 삿포로에는 세계 각국에서 약 2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아픔을 극복한 삿포로 시민들을 위로하고, 춥고 긴 겨울을 즐겁게 보내자는 뜻에서 시작된 눈 축제. 1950년 제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과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형을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 공원 곳곳에 전시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 축제다.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 옥토버 페스트는 독일 뮌헨에서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 동안 열린다. 1810년 바이에른의 국왕 빌헬름 1세가 작센 공주인 테레제와의 결혼식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1883년 뮌헨의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독일의 국민축제로 발전했다. 축제 기간 관광객과 주민들이 마시는 맥주만 500만 리터가 넘고, 소시지도 20만개가 넘는다. 정열의 붉은 색이 연상되는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는 세계 5대축제 가운데 하나.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
- ‘오일장’을 ‘처인 민속장’ 또는 ‘처인장’으로 바꾸자 - 나는 20여년 전부터 용인의 재래시장과 오일장 단골이다. 일찍부터 재래시장 순대골목과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즐겨 마셨던 탓인지도 모른다. 옛날 용인극장과 용인경찰서 맞은편 도로와, 구주공아파트에서 술막다리까지 금학천변에 자리 잡은 용인의 명물 오일장은 아직까지도 건재하다. 요즘도 장 구경 갔다가 선술집을 찾곤 한다. 그땐 영락없이 용인의 명물들과 조우하곤 하는데, 그 또한 한 지역에 오래 사는 즐거움으로 생각된다. 수십 년간 역사와 전통을 이어주는 민속장 덕분이다. 10여 년 전, 용인으로 이사 온 어느 원로시인과 중견 소설가에게 재래시장안의 순대골목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깨끗해졌지만, 그 당시 만해도 꽤나 지저분해 보였던 곳이다. 그래도 나름대로의 향토색과 운치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중견 소설가는 재래시장과 5일장을 둘러본 후 순댓국에 막걸리를 마시며 분위기에 취했는지 “슬리퍼를 신고 무시로 장 구경을 나올 수 있을 만한 곳에 작업실을 구하고 싶다”고 신신당부 했었다. 아마 사람 사는 냄새에 취했으리라. 기자 역시 지금도 그런 분위기에 취해 오일장만 되면 자전거를 끌고 장으로
용인문화원이 내년부터 용인의 대표적인 축제를 ‘처인성 문화제’로 만든다기에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용인시민문화축제’로 축제명이 결정됐다고 한다. 후문에 의하면 ‘처인성 문화제’로 할 경우 처인구 만의 축제가 될 것을 우려한 결과라고 한다. 정말 황당하면서도 저급한 역사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용인시 스스로 처인성을 이렇게 모르고 무시하니 역사의 성지가 될 턱이 있나. 물론 반드시 ‘처인성 문화제’가 되어야 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역성과 역사성, 또는 지역정서가 내포된 축제명이 만들어져야 한다. 용인지역에서는 살림살이가 어려웠던 군 단위 시절부터 23년간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용구문화예술제가 있다. 이 또한 이제 역사가 되었다. 지금은 테마가 부족해 새로운 축제, 즉 ‘처인성 문화제’로 탈바꿈을 시도 했던 것이다. 용인시는 지난 3~4년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대중문화의 경계가 없어지는 요즘 지역 축제가 TV오락프로그램 정도로 밖에 인식이 안 되고 있어 걱정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도시브랜드 홍보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를 기획하고 있을 때, 용인시
몽고의 침입으로 방어능력이 떨어진 고려정부는 안타깝게도 강화도 천도를 결행한다. 당시로서는 국가위기 상황 모면을 위한 최선책일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오점 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돋보였던 것은 민중의 힘이었다. 일반 농민과 천민들이 국가를 위해 정부군과 합세해 항몽 세력의 주체가 된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농민반란의 폭동군이었던 초적들도 자진해서 전투에 참가”했다. 평북 귀주 부근 마산 초적들은 관군과 함께 황해도 황주 동선역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광주(廣州) 관악산 초적들도 관군과 함께 몽고군을 막아냈다. 그런데 초적들과 합세한 사람들은 바로 노예나 부곡민 등 천민들이었다. 몽고군 제1차 침입시 충주성에서는 양반들로 꾸려진 양반 별초와 노예들로 꾸려진 노군잡류별초(奴軍雜類別秒)라는 두개의 별초 부대가 조직되었다. 하지만 정작 적군이 쳐들어오자 지휘관과 양반 별초들은 싸움은커녕 성을 내팽개치고 도망쳐 버렸고, 노군 잡류 별초들만 끝까지 남아 성을 사수했다고 한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고종 19년 12월 적장 살리타이를 살해한 처인성 전투다. 현재처인성(處仁城)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아곡리에 위치한다. 당시
용인시와 한국외대가 관학 협력 차원에서 세계문화마을(가칭 용인영어마을)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한국외대가 처인구 모현면 왕산리 일대 3만7000여㎡를 부지로 제공하고, 시가 건축비(당초 계획은 약 300억 원)를 부담해 연면적 1만7000㎡ 규모의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먼저 영어마을을 조성한 뒤 중국어마을과 일본어마을까지 만들어 세계문화마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난항을 겪던 영어마을 조성 해결책으로 새롭게 찾은 명분이 바로 세계문화마을인 셈이다. 경영적자 등 불신을 받는 다른 지자체의 영어마을과는 차별화를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영어마을은 별도의 운영법인을 설립해 독립채산제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또 시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비 지원만 하고, 나머지 경영은 외대 측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어 교육 만큼은 외대를 따라갈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님은 틀림없다. 시가 외대와 함께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 것이고,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외국어 관련 사업 파트너를 꼽는다면 외대가 꼽힐 것이다. 외대는 잘 알려진 것처럼 50여 년 동
정부수립 60년이니 사람 나이 환갑이다. 그런데 이 땅에서는 뜬금없이 광복이냐, 건국이냐를 놓고 보수 대 진보가 격돌을 벌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이명박 정부의 보수성이 국정철학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적잖은 이념적 충돌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와 보수층은 확고한 국정운영을 빌미로 레드컴플렉스를 연상시킬 정도의 통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은 이념적 논쟁은 국민들의 정신만 혼란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 남북한의 평화무드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계기로 깨졌다. 현 정권의 보수성도 크게 한몫을 했다는 주장엔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문제다. 개성공단은 특히 과거 정권과 기업인들이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에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접목시킨 글로벌 경쟁마인드의 산물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남한 기업과 합작하기 가장 좋은 지구상의 국가를 꼽으라면 지체 없이 북한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북한과의 합작은 어느 분야든 선호할 수밖에 없다. 우선 최고의 장점은 단
KBS 정연주 사장 해임권을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반응이 크게 엇갈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굳이 따지자면 정연주 사장보다는 이명박 정부 책임이 더 크다. 새 정부가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을 동일시하며, 주요 언론들을 손아귀에 넣어야 한다는 일종의 조바심과 불안감으로 인한 부작용은 아닐지. 아직도 해법은 다양하다. 그런데도 자꾸 악수를 둔다. 정연주 사장 문제를 종식 시킬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법과 원칙을 중시하겠다고 약속했고, 프레스 프렌들리를 공언했다. 하지만 KBS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권이 진짜 이뤄진다면 그것 또한 악수를 두는 것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공영방송 사장 임기는 상징적으로라도 보장해줘야 한다. 언론은 견제와 비판 기능을 상실하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공영방송은 일반 상업방송과는 달리 정치와 상업적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는 지난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당시 방송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위해 대통령의 면직권 조항을 여야 합의로 삭제한바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있는지, 해임 근거가 적
지난달 30일엔 교육대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낮은 투표율로 진행된 첫 민선 교육감 선거였다. 결과는 공정택(74) 현 교육감의 당선으로 끝났다. 서울시 교육감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초중고 교육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처음부터 경쟁을 통한 학력증진을 공언했다. 당선 소감에서도 나에게 경쟁 빼면 남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과 효율을 추구해온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과도 일치하는 발언이다. 공 후보는 15.4%라는 낮은 투표율 중 전체 유권자의 6%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따라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서울시민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공 후보는 서울 25개 선거구에서 8곳만 이기고, 나머지 17개 지역에서는 주경복 후보에게 졌다. 공 후보는 그러나 인구가 가장 많고 투표율이 높았던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에서 60%가 넘는 몰표를 얻어 당선됐다. 공 당선자가 제시한 특목고 확대 등의 정책이 부유층 엄마들을 강하게 결속 시킨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보수 언론들을 중심으로 선거 구도를 전교조 대 반전교조로 몰아간 탓도 배제할 수 없다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인 고시텔 화재 참사는 분명한 인재다. 우리나라 전역의 고시텔은 한 건물 안에 쪽방 촌처럼 대거 몰려있어 방화 여부를 떠나 안전사고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 화재 역시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후진적 재난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건이었기에 희생자들에겐 더더욱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이번 참사는 1995년 용인에서 3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 화재 사건이후 용인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다. 기자는 공교롭게도 두 화재 사건을 모두 현장에서 취재했다. 두 사건은 모두 새벽에 발생한 대형화재로, 공통점이 있다면 안타까운 사연의 죽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의 꿈과 희망까지 무참하게 짓밟은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 하나는 화재가 발생했던 건축물들은 밖에서 볼 때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건물구조는 물론 건물 안의 또 다른 세상들을 말이다. 특히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상가건물은 용인사거리의 중심 건축물로 가장 높게 지어졌다. 그러니 누가 그 화려한 고층 건물 안에 벌집 같은 쪽방이 68개씩이나 다닥다닥 붙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