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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주는 할아버지, 할머니 ‘최고’

화제/용인 어린이도서관 책읽어주기 자원봉사어르신들
꾸준한 봉사 활동…동화 구연 향학열도

   
 
책 할머니, 할아버지? 어떤 일을 하는 분들일까. 바로 용인시립도서관(관장 한상봉) 어린이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르신들은 도서관 자원봉사자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보고난 책을 정리하기도 한다. 현재 용인시립도서관에만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책 할머니, 책 할아버지는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도서관을 찾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흘 동안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책 그루터기’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 책 그루터기 프로그램은 어린이도서관 1층 새싹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서관에 오는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다. 동화구연이나 손유희를 사용해 아이들이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더욱 재미있게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아직까지 한글을 떼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책과 벗하게 하는 교량역할을 한다.
용인시립도서관의 책 할머니와 책 할아버지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금년 8월부터 시작됐다. 도서관 자원봉사를 하려 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어르신들을 위해 금년 6월 어르신들을 위한 음악치료 수업과 책 읽어주기 방법 수업을 진행하고 도서관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서관과 함께하는 행복한 노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어르신들은 자연스럽게 8월부터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아직은 서투른 책읽어주기 시간이지만, 열정은 대단하다.

행복한 노년 프로그램은 좋은 반응으로 9월부터 2기를 모집해 12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책 할머니, 책 할아버지로 활동하는 행복한 노년 1기생들이 2기 수업에도 참여해 학구열을 불태운다는 점이다. 2기 수업에서는 동화 구연시 발음하는 법, 손유희, 시청각교재를 이용하는 법, 의성어와 의태어 활용 등을 12주에 걸쳐 구체적으로 배운다.

어린이도서관 사서 유영윤 씨는 “1기와 2기 프로그램은 개론과 각론처럼 내용이 다른 점이 있어 어르신들이 더욱 좋아하신다”고 말하고 “아직까지 어르신을 위한 자원봉사교육 프로그램이 시립도서관에서만 이뤄지고 있지만 자원봉사 활동 참여자가 늘수록 용인 내 다른 도서관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오순실 할머니(73세)는 “치매 노인을 만나다가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돌보면서 재미있고 내가 젊어지는 기분도 들어서 좋다”며 “여기서 배운 동화구연은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치매 노인들을 도울 때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명찰을 달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먼저 읽어달라고 요청하는 아이들도 있다.

부부가 함께 봉사에 나선 송희준(60) 씨는 “보람뿐만 아니라 남편과 함께 도서관자원봉사를 하면서 가족이 함께 생활 속에서 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새로 생긴 손자에게 요즘의 마인드로 동화구연도 해주고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교육부터 봉사활동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