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주경야독’ 경찰, 22일 박사모 썼다

시인·소설가·서예가·팔방미인

   
 
“나는 촌놈입니다”. 전라도 출신인 용인경찰서 수사지원팀장 지영환 경위가 기자를 처음 만나 구수하게 전한 말이다. 이 말과 함께 지 경위는 자신이 쓴 작은 서예작품을 기자에게 건냈다. 얼핏 봐도 그 실력을 가듬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겉모습만 보아선 그의 말처럼 소박함이 잔뜩 묻어나지만 현직 경찰관답게 매서운 눈을 가진 그다. 이런 그가 한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지난 22일 경희대학교에서 ‘공무원 범법적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 평점 4.3만점에 4.2를 받으며 학위를 거머줬기 때문. 이어 지난 22일 충남지방경찰서 수사과 이권수 경사(39), 그리고 서울송파경찰서 수사과 양승돈 경사(39)와 함께 ‘금융범죄론’(진리탐구 펴냄)을 펴내 ‘만능 경찰’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지금도 뿌리 뽑히지 않은 공무원 범죄와 그 원인이 되고 있는 기형에 가까운 우리나라 사법권력구조를 실날하게 질타했다.

또한 전화번호부 못지않게 뚜꺼운 금융죄론 책에서는 금융범죄 특성 뿐 아니라 위조통화분석, 신용카트범죄의 수사학적 사례분석, 사이버 금융범죄, 유사수신범죄, 증권범죄, 기업범죄 등 비자금 계좌 관련 자금 추적 수사 등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모든 범죄 유형을 담아냈다.

그는 “논문은 제가 썼지만 논문의 성과는 지금까지 함께 일한 경찰서 후배들과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들의 몫”이라며 “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지 경위는 용인경찰서 내에서도 ‘슈퍼경찰관’으로 통한다. 앞서 열거한 박사학위와 범죄와 관련된 책 발간 외에도 서예가로 소설가로 시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

자신이 말하는 촌놈 같은 외모에 팔방미인이라는 꼬리표가 아이러니하게 달려 있다.

시인인 그는 2004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그 후 2006년에는 ‘날마다 한강을 건너는 이유’란 첫 시집을 출간 했다. 지 경위는 자신의 시를 통해 꿈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며 “자신이 바라고 소망하는 꿈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솔직하게 그려냈다”고 말했다. 서예가인 그는 용인 경찰서를 방문하면 누구나 만날 수 있다. 친근감 있는 경찰서를 만들기 위해 얼마전 실시한 리모델링으로 입구에서부터 유치장까지 곳곳에 서 지경위의 작품들을 볼 수있다. 그의 서예작품은 삶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이 가득 묻어나 있다.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수 년간의 집필을 끝내고 ‘조광조의 별’을 발간한다. 그는 또 10여년부터 써내려가고 있는 ‘광개토대왕’이라는 소설 발간도 준비 중에 있다.

이뿐 아니라 지 경위는 사회복지사 등 국가자격증도 70여개나 보유하고 있다. 또 용인경찰서 청렴동아리 ‘에버그린’의 회장도 맡아 매주 금요일마다 금주 캠페인을 펼치고 어려운 이웃도 돌본다.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해낼까하지만 그는 용인경찰서‘슈퍼맨‘이다. 눈꺼풀이 눈을 덮어 토막잠을 즐겨도 닥쳐있는 모든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 경위는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보니 하나하나 얻어진 성과들”이라며 “내가 경험하고 얻은 지식을 다른 사람을 위해 유용하게 쓸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