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이은규 이토록 눈부신 날 나의 세탁소에 놀러 오세요 무엇이든 표백 가능합니다 너무 투명하여, 그림자조차 없는 문장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라는 당신의 문장에 기대어 한 절기 환절기를 잘 견디었습니다 (........) 오늘부터 겨울 어떤 문장에 기대어 동절기 한 절기를 견뎌야 할지 막막하기만 먹먹하기만 합니다 문장 때문입니다, 네 아무렴요 아무렴요 아무래도 고된 날에는 일하기가 싫어요, 라는 팻말을 걸고 문을 닫아요 먼 구원과 가까운 망각 사이, 당신 모든 기억이 표백되는 겨울은 두 번째 생입니다 (..........) 무엇이든 표백 가능합니다 그림자조차 없는 문장, 너무 투명하여 이은규 시인은 첫 시집 『다정한 호칭』으로 많은 독자를 확보했다. 이번 시집은 그후 8년만이니 그녀의 시집을 기다리던 독자들을 꽤나 애태웠다. 그녀의 아름다운 세탁소는 무엇이든 하얗게 표백해주는 공간이다. 여기서 표백은 무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무엇이나 무화 시키는 아름다운 세탁소는 정말 아름다운가를 생각하게 한다.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라는 문장에 기대어 환절기를 잘 견딘 그녀는 오는 겨울을 어떤 문장에
[용인신문]
[용인신문](수정)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용인시는 지난 30여 년간 강산이 몇 번이나 변했을까? 인구 15만이 현재 106만 명을 넘겼다. 대규모 주택단지와 도로교통망은 지도(地圖)를 바꾸었다. 본지는 지역에 산재된 등산로와 너울길, 둘레길, 자전거 도로는 물론이고, 아파트 단지 내까지 트래킹이 가능한 아름다운 길을 소개하기로 했다. 시민들에게도 널리 홍보하고, 부족한 시설은 보완토록 지적하는 등 멋진 산책길을 함께 만들기 위함이다.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추천을 기다린다. <편집자 주> 용인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지만, 아직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남아있는 곳이 있다. 그중 전원주택단지로 각광 받는 곳이 바로 ‘운학동·호동·해곡동’일원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국가에서 강력한 법규제로 오염원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곳이다. 환경부는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해 1999년 9월30일 ‘팔당호 등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관리 특별대책’의 하나로 이곳을 지정·고시했다. 한강수계에는 경안천이 포함돼 있다. 운학천은 경안천 최상류이자 상수원 발원지이다. 하천변에는 공장·축사·음식점·숙박시설 및 목욕탕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정부는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龍仁)은 독립운동의 산실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잘 모른다. 피부에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현·근대사임에도 역사가들의 소유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치단체와 교육기관이 세심하고, 지속적인 참교육을 못한 탓이다. 역사 인식이야말로 공동체 삶의 자원이고, 큰 힘이다. 그럼에도 역사는 교육 분야의 장식품 정도로 취급 당하고 있다. 역사 교육은 항시적이어야 한다. 용인에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용인출신으로 임옥여, 정주원, 이익삼 등의 의병장이 있고, 의병부대를 조직한 임오교, 이덕경, 김순일, 윤성필, 정용대, 윤관문 등이 있다. 최근 많이 알려진 여준, 김혁, 남정각, 정철수, 오의선, 이홍광 등은 해외 항일투쟁에 앞장섰던 대표적 인물들이다. 아울러 이한응과 유근 등은 외교활동 및 언론을 통해 독립운동을 펼쳤다. 유근은 남궁억과 함께 횡성신문을 창간했고, 1905년 11월 일제가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하자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하는 등 언론을 통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최근 박숙현 작가가 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의 마지막 증언』에서 집중 조명된 3대 독립운동가 가족사는 세계적으로도 돋보인다
[용인신문]제17회 유심작품상 시상식이 만해축전 기간인 지난 11일 인제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렸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제17회 유심작품상 시부문에 이재무 시인의 ‘목련’, 시조부문에 김영재 시조시인의 ‘바늘귀’, 평론부문에 이경철 평론가의 평론집 ‘현대시에 나타난 불교’, 특별상 부문에 이상범 원로시조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15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유심’은 설악당 무산 큰 스님이 문학월간지로 「유심」을 복간, ‘유심작품상’을 제정해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유심작품상은 만해스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현대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학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용인신문]이번 시집 ‘채시’의 흔적 눈길 이상·백석의 시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대사까지 넓은 스펙트럼 누가/ 봄을 열었을까, 열어줬을까// 허공에서 새어나온 분홍 한 점이 떨고 있다/ 바다 밑 안부가 들려오지 않는데, 않고 있는데// 덮어놓은 책처럼(…중략…) 슬플 때 분홍색으로 몸이 변한다는 돌고래를 본 적이 있다/ 모든 포유류는 분홍분홍 울지도 모른다// 오는 것으로 가는 봄이어서/ 언제나 봄은 기억투쟁 특별구간이다/ 그렇게 봄은 열리고 열릴 것(…하략…) _「봄의 미안」 부분 이은규 시인이 『다정한 호칭』을 낸지 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문학동네)를 가지고 돌아왔다. 독자들에게 다정한 호칭으로 따뜻하고 애틋한 시세계를 열어 보여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이은규 시인.시인의 감성을 관통한 소재와 언어들은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다시 아름답게 태어난다. 마치 언어의 마법을 보는 것처럼. 시인은 두 번째 시집에서도 아름답고 우아한 시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번 시집의 특징으로는 ‘채시(采詩)’의 흔적이다. 떠다니는 문장들의 채집, 이상과 백석의 시에서부터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대사에 이르기까지, 사랑했던 이와 사랑했던 작품
가성비·가심비 최고... 미각 깨우는 레스토랑 'JUN23' [용인신문]특별하고 퀄리티 높은 요리들로 미각을 깨우는 레스토랑이 있어 기쁜 마음으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거기에 가성비, 가심비까지 좋아 정말 만족스러운 곳!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레스토랑 이름은 ‘Jun23’.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 위치해 있는데요, 2층 단독 건물이라 주차는 매장 앞에 다섯 대 정도 가능한데,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곳이라 주차장이 붐비지는 않더라구요. 외관부터 엣지 있는 'Jun23'은 출입문과 손잡이부터 시작해 실내 인테리어 하나하나, 화장실까지 사장님의 뛰어난 감각을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는 곳이에요. 완벽한 오픈 주방은 크기가 홀과 1:1. 홀은 커다란 원목 테이블 단 두 개로 같은 시간대에 3~4명 인원 기준 최대 3테이블까지 가능하고 혼자 요리하시기 때문에 사장님께서 적당히 시간 조절해서 예약 받으시더라구요. 메뉴는 예약 주문만 가능한 한우 스테이크,고르고졸라피자. 파스타는 서너 가지 오일 파스타와 토마토 파스타로 단촐한편이에요. 파스타는 식전 빵과 계절 샐러드가 포함된 가격이 1만5000원인데 이 가격으로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식전 빵과 샐러드를 만날 수
망향의 편지 황명걸 혹여 살아계시다면 배곯으시고 돌아가셨대도 넋마저 편치 않으실 납북되어간 두 분 삼촌 짐 챙기러 삼팔선 넘으셨다가 발묶인 할머니께서야 워낙 강파른 옛분이니 그쯤은 예사로이 견뎌냈을 일이지만 그곳에 남은 외삼촌, 외할머니도 별반 다르지 않을 테고 오십년이 넘게 지난 오늘에 조금도 빛바래지 않은 고향 풍경은 내가 가진 단 하나의 보석 평양 친가 유동 기생만치나 미색인 수양버들 아래 매생이가 떠있는 대동강가여 외가인 탄광촌 사동은 강돌마저 검어 맑은 물빛이 더욱 푸르렀다오 아버지의 어머니이신 나의 할머니! 고향 갈 날이 너무 막연해 제이의 고향으로 삼은 무너미 북한강 건너 마석땅에 당신의 아들 며느리 눕혔습니다 망향하시라고 남으로 머리를 두고 북을 향하게 해 머잖아 이 손자도 부모를 따라 논산 오강리 여자 손자며느리와 함께 그 아래 육신을 뉘이겠습니다 황명걸 시인은 193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62년『자유문학』지를 통해서 문단에 나왔다. 동아일보 재직 중에 자유언론운동을 펼치다 해직되었다, 그후 그는 양평의 두물머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왔다. 이 시는 그의 망향가여서 울컥한다. 실향의 눈물 가족이 얼마인데
[용인신문]공도자가 인간에 대하여 스승 맹자에게 묻는다. 사람은 다 똑같은데 누구는 대인이 되고, 누구는 소인이 되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공도자문왈公都子問曰/ 균시인야鈞是人也/혹위대인或爲大人/ 혹위소인或爲小人/하야何也) 맹자의 답은 간단하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선한 본성을 가지고,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 사람은 소인이다. 쉽게 말해서 예가 아닌 예와 의가 아닌 의는 대인은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이 말에 대하여 직하궁의 철인 순자는 이렇게 주를 단다. 소인은 얻지 못했을 때는 얻지 못할까를 걱정하고, 이미 얻고 나서는 그것을 잃을 까봐 걱정한다. 이 말의 원문은 논어 양화(陽貨)편 공자의 말에서 시작된다. 비루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기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비부가여사군야여재鄙夫可與事君也與哉). 벼슬을 얻지 못했을 때는(기미득지야其未得之也) 얻으려고 걱정하고(환득지患得之), 이미 얻었으면(기득지旣得之)잃을까 걱정한다(환실지患失之). 벼슬을 잃을 걱정에 골몰(苟)하게 되면(구환실지苟患失之)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못할 짓도 없게 된다(무소부지의無所不至矣). 여기서 나온 말은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못할 짓도 없고, 없는 자
[용인신문] 용인으로 이사한지는 벌써 6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인접 지역에서 살다가 길 건너편으로 이사하여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지역으로 간다는 생소한 설렘은 거의 없었지만 용인시의 곳곳을 잘 안다거나 특별히 자주 다니는 곳도 없었다. 전에 살던 건너편 도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연을 품은 도시라 차로 이동하다 보면 녹지가 많이 보인다. 용인은 경기도의 남부 중앙이면서 면적도 넓은데다 예로부터 수렵과 농경이 동시에 가능한 하천을 낀 산간지역이 발달하였다. 그런 이유로 많은 선사 유물들이 발굴되어지는 탓에 우리 동네도 개발이 몇 해 늦춰지기도 했다. 이번 여름에는 멀리 떠나는 대신 용인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그곳은 해발 562m의 정광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울창한 숲 속에 숙박시설, 산책로, 어린이 놀이터 등이 있어 가족들이나 모임, 단체에서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차로 달리는 내내 8월의 여름 하늘은 누구라도 기운을 돋게 하는 환한 얼굴로 웃고 있는 듯했다. 휴양림에 가까워질 무렵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모습이 보였다. 휴양림 뒤에 솟은 정광산 정상에 활공장이 있어서 패러글라이딩의 메카이기도 한 곳이었다. 그래서 휴양림 입구
[용인신문] 단국대학교 신임총장에 김수복 부총장이 선출됐다. 학교법인 단국대 이사회는 지난 23일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임명제에서 ‘간선제’로 바꿔총장을 선출했다.18대 총장의 임기는 8월 26일부터 4년이다. 김 신임총장은 단국대 국문학과 출신으로 1985년 단국대 교수로 부임한 후 마지막 부총장에 이르기까지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을 지냈고,시집 《하늘 우체국》 등 다수의 시집과 저서가 있다. 아울러 △한국문학 신인상(1975년) △제19회 편운 문학상(2009년) △제6회 서정시학 작품상(2012년) 등을 수상했다. 한편, 장호성 전 총장은 임기를 9개월 남겨 놓고, 지난 6월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