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최은진의 BOOK소리 146 현실과 환상의 접점에서 빛나는 마법같은 이야기들 종이 동물원 ◎ 저자 : 켄 리우 /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5,800원 상상이 만든 세계는 경이롭고 눈부시다. 그 날개짓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으므로. 켄 리우가 만들어낸 세상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동시 수상해 놀라움을 안겨준 중국계 미국인 켄 리우의 SF환상소설집. 미사여구 없는 간결한 문장들이 만들어내는 짧은 이야기에 그만의 철학과 사유가 담겨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방대한 세계관이 놀랍다. 14가지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각각의 단편이 마치 다른 사람들이 쓴 것 마냥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환상문학, SF, 스팀펑크, 대체역사, 하드보일드까지. 장편에서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묵직함을 단편에서 느낄 수 있다. “마법 같은 엄마의 종이 동물만이 나의 친구였다.” 어린 시절, 선물 포장지로 종이동물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엄마. 잭에게 종이동물들은 장난감이자 친구였고 종이호랑이 ‘라오후’는 절친이었다. 자신이 매매혼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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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 한적한 빌라촌 가득한 ‘고소한 커피향’ [용인신문]구석구석 맛집 많은 용인에는 그에 못지않게 멋집도 정말 많아요. 오늘은 조용한 주택가에 호젓하게 위치해 있는 ‘커피 라이커스’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커피 맛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커피 라이커스’는 커피 헬로 씨라는 커피 로스팅 회사에서 오픈한 커피전문점으로 위치는 기흥구 고매동에 작년 오픈한 기흥 롯데아울렛에서 5분 거리. 카페거리나 먹거리촌처럼 복잡한 곳이 아니라 한적한 빌라촌에 오롯이 위치해 더 맘에 드는 곳이에요. 건물부터 엣지있는 ‘커피 라이커스’는 앞 뜰의 징검다리 따라 들어가는 첫 느낌부터 참 좋더라구요. 실내는 요즘 카페나 식당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스타일로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공간이에요.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한 느낌이구요, 구석구석 소품들이며 여기저기 놓인 생화들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층 더 높여주었답니다. 층고가 아주 높고 통유리로 되어있어 탁 트인 느낌인데 오후 볕이 실내 가득한 풍경이 참 예쁘더라구요. ‘커피 라이커스’는 지하, 1층, 2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커피는 야외 몇 자리와 1층만 가능하고, 1층은 보통의 카페들과는 달리
[용인신문]맹자 양혜왕장구하편<湯放桀2-8>에는 임금을 죽여도 되는 군주시해론이 나오고, 맹자 진심장구상편<伊尹13-31>에는 임금을 쫒아내서 기어이 죽여 버리는 군주방벌(放伐)론이 나온다. 그러면서 예로든 전적(典籍)이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임금은 배요<군자주야君者舟也> 백성은 물이니<서인자수야庶人者水也> 물의 힘으로 배가 뜨지만<수즉재주水則載舟> 물이 분노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수즉복주水則覆舟>. 그러면서 부언하기를 임금은 이를 염두에 두고 위기가 닥칠 때<군이차사위君以此思危> 이런 지경에 이르지 않게 해야 한다<즉위장언이부지의則危將焉而不至矣>. 이런 임금을 훌륭한 임금이라는 선왕(善王)이라하는데 맹자가 말하는 훌륭한 임금이란 간단하다. 산 사람은 잘 먹여 살리면서 죽은 사람은 잘 보내는 드리는데 서운한 점이 없게 하는 것. 이것이 이상적인 정치의 시작이다<양생상사무감養生喪死無憾 왕도지시야王道之始也>. 그러기 때문에 옛 군주들은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다가 편안한 죽음에 이르게 할 것인가를 근심하느라<명군明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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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정원이 아름다운 용인의 명소 '예송원' 용서 고속도로 타고 서울 가는 길에 고기터널 위 ‘예송원’을 발견하고 궁금해 다녀온 지도 벌써 4년 전이네요. 그동안 나지막한 ‘예송원’ 옆으로 새 건물도 생기고, 간단한 브런치만 가능했는데 지금은 완벽한 레스토랑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정원도 한층 더 멋있어져 분위기 좋다고 입소문이 나서 멀리서도 찾아오고, 피크타임에는 웨이팅이 긴 용인의 명소가 되었어요.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아직 못 가본 분들이 있을 테니 위치부터 살펴볼게요. 주소는 수지구 동천동, 살짝 비탈진 꼬불꼬불한길을 따라가면 막다른 곳에 위치한 ‘예송원’. 예전에는 주차가 쉬웠는데 지금은 주차공간을 넓혔음에도 식사 시간에는 주차장이 많이 복잡해요. 건물도 하나였는데 이제는 두 개, 원래부터 있던 통유리 건물인 '카페 예송원'은 차와 디저트, 간단한 브런치만 가능하고, 바로 옆 2층 건물로 새로 생긴 '예송원 테이블'에서는 다양한 메뉴의 식사가 가능해요. 두 곳의영업시간이 조금 다르니 미리 꼭 확인해보세요. ‘예송원’이 유명해진 가장 큰 이유는 손님들께 무료로 개방하고있는 2000여평의 정원 때문인데요, 여러 가지 꽃나무와 향나무,적송, 백
목덜미 박미란 그 사람을 버리고 그 사람에게로 가는 동안 창문으로 비둘기가 날아왔다 찬란하다 날짐승들이여 흔들리는 새벽의 음악이여 모든 색이 저 목덜미에서 나왔을까 파랑인가 하면 피투성이 붉음, 붉음인가 하면 비명을 삼킨 검정의 기미 죽어서까지 기막히게 달라붙던 날짐승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목덜미가 움직일 때마다 달라붙던 날짐승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목덜미가 움직일 때마다 색은 바뀌었고 잔디밭에 뿌려져 초록을 얻었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박미란에게 시시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그녀는 시를 쓰는 모든 고민들, 몸짓들, 뒤척임들을 ‘참 시시하기도 하지’라고 말한다. 그런 그녀에게 시시하지 않은 것이 있다. 죽음이다. 「목덜미」는 죽음을 노래한 시다. 그녀의 레퀘엠은 엄숙하고 경건하다. ‘그 사람을 버리고 그 사람에게 가는 동안’은 A를 버리고 B에게로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버린 사람과 찾아가는 사람이 동일인이다. 그녀는 버린 사람-죽은 자를 찾아가는 중이다. 마음의 창으로 날아든 비둘기는 죽은 자의 영혼일 것이다. 그러므로 ‘찬란하다 날짐승이여/흔들리는 새벽 음악이여’라고 노래 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아름답고 애절했으면 찬란한
[용인신문]최은진의 BOOK소리 145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뇌가 멈춘다면?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자 : 질 볼트 테일러 / 출판사 : 윌북/ 정가 : 13,800원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나의 뇌가 멈춰버렸다? 상상만 해도 두렵다. 그런데 뇌과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는 달랐다. 찌르는 듯한 두통으로 시작된 어느 날 아침, 하버드대 연구원이던 그녀는 깨닫는다. 자신의 뇌가 멈춰버렸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뇌졸중을 체험한 뇌과학자라니, 와, 멋진데!”라고. 아무리 과학자라 해도, 자신의 뇌졸중 경험을 기회로 삼아서 인지능력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살펴보려는 사람이 흔할까? 이 책은 자신의 한쪽 뇌가 무너지는 과정을 하나씩 경험해가면서 인간에게 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몸소 알게 된 바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스스로를 “운 좋은” 뇌과학자라 말하는, 지적이며 아름다운 뇌졸중 체험기. 흔히 의사들은 “뇌졸중이 일어나고 6개월 안에 능력을 되찾지 못하면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녀에게는 보기 좋게 빗나간 얘기가 된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너짐과 일어섬”을 통해 뇌의 학습과 기능이
[용인신문]경기도는 지방세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명품 가방과 시계, 귀금속 등 410점을 공개 매각해 3억2400만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도에 따르면 1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실시한 체납자 압류 명품 공개매각에서 벤틀리 컨티넨탈GT 차량이 7779만원으로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감정가는 5000만원이었다. 이어 감정가 380만원의 롤렉스 시계는 낙찰가 1010만원을 기록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날 공개 매각에는 1500여명이 공매장을 방문했다. <글‧사진/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새끼 오리 여덟 마리가 엄마 오리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며칠전 부화한 오리들은 당분간 습지에서 어미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할 것이다. 한마리의 낙오없이 잘 커주길 기대한다. 처인구 길업습지에서.<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플래카드)을 큰길가에서 자주 본다. 기자는 오래전부터 정치인들의 이름이 쓰인 현수막을볼 때마다 심각한 공해(公害)라고 생각해 왔다.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합법을 가장한 선거홍보 행위임을 알고 있기에 볼 때마다짜증과 피로감이 앞섰다. 게다가 정치신인보다는 기존 정치인들에게만 게시 권한이 있어 선거법 위반 논란이나 위헌 요소까지 다분하니 더 그랬을 것이다. 정치인들의 길거리 현수막을 ‘불법광고물’에서 ‘합법’으로 인정한 정당법 37조 2항(정당활동의 자유)과 옥외광고물법 제4조및 시행령 24조(광고물 등의 표시가 금지되는 물건)로 볼 경우엔 ‘불법’이니 분명히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다. 중앙선관위는 그러나 개별법인 공직선거법 제61조 등에 따라 정당과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옥외광고물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선거,국민투표, 주민투표(주민소환투표) 등에 대해서는 옥외광고물법 제8조에 따라 적용배제를 인정하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과연 정당법(제37조 제2항)에서 “주요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규정”한 부분을 잘 적용하고 있는지를 따진다면 회의적이다. 홍보 내용은 뒷전인 채 정당명
[용인신문] 내 고향은 영동고속도로 양지교차로에서 백암 쪽으로 5리쯤 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이다. 옛주소가 용인군 내사면 제일리 산매동 새말이었다. 산에 매화가 많아서 산매동이요, 새로 생긴 마을이라 새말이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매화 같은 건 본적도 없고 새로 지은 집도 없던 가난한 시골이었다. 지금은 온통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 들어서서 첩첩산골 갑갑했던 그 옛날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는데, 어렸을 때는 사실 고향산천이 조금 무섭기도 했다. 멀리 5리 길을 걸어 제일국민학교에 다녔는데 산길은 헐벗어 미끄럽고, 소나무에는 송충이가 얼마나 많은지 몰랐다. 산등성이를 따라 놀다보면 불쑥 불쑥 나타나는 묘지들도 무서웠다. 둘째 아들인 아버지가 물려받은 땅이라곤 논 400평과 1000평 조금 넘는 야산뿐, 외할아버지가 사준 350평짜리 밭까지 다해도 4명의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벅찼다. 시흥군 군포의 부농의 딸이던 어머니는 큰아들인 나를 1년에 몇 달씩 군포 외가에 보내 글과 숫자도 배우고 살도 찌게 했다. 외가 식구들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푸근해지는 좋은 분들이었다. 시흥군 군의원을 하셨던 외할아버지 내외와 대학 나온 외삼촌과 이모들 모두 더없이 밝고 공정하고 다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