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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테러와 전쟁의 "모순"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 중심부의 테러 사건은 지구촌을 한순간에 전쟁위험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은 이미 전쟁을 시작했고, 한동안 보복 전쟁에 또다시 세계가 주목할 태세다.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감행한 행위는 즉각 전쟁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초강대국 미국이 선택한 최선책인 듯 싶다. 미국은 사전경고는 커녕 범죄자와 비범죄자를 구분하지도 않고, 대대적인 군사적 응징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한 찬반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는 미국내부 뿐아니라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더 큰 인명피해를 입힐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분노와 테러행위의 부당성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미국의 이 같은 행위가 절대적 동의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오히려 미국의 오만이 화를 자초했다는 사려 깊은 지적이 뼈아프게 들리고 있는 때다.
미국은 이미 이슬람 회교 원리주의 테러리스트 오시마 빈 라덴이 이번 사건의 주모자라며 테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용의자들을 대거 붙잡아 들였다. 세계의 경찰임을 자임하며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던 미국답다. 그러나 극심한 분노를 삭히지 않은 냉정한 판단과 행동을 기대할 수는 없다.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려는 미국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범죄여부를 떠나 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무차별 폭격을 가한다면 무고한 인명을 해치는 꼴이 된다. 이는 세계민주주의의 중심이자 인권보호의 기수임을 자랑하는 미국의 두 얼굴을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테러전쟁이 아랍권과 이슬람권내의 과격 세력들간의 연합전선이었음을 밝혀 낸다해도 테러범 응징을 명분으로 미국과 중동국가간의 무차별 전쟁이 일어나선 결코 안 된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신문들도 이번 테러 사건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일방주의적 대외 정책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테러를 응징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뼈아픈 지적도 잊지 않는다.
우리 역시 미국의 상처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함께 할 수 있지만, 테러이후 행해지는 평화수호의 수단이 전쟁이란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 현재의 미국이 있는 한 군소 국가의 테러행위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