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지에서 이원오 고층아파트군群을 보면 뼈대가 궁금하다 물과 시멘트의 중량비를 따진다면 진부한 일 저들도 땅이나 산에서 무던히 웅크리고 있을 숙명이었을 것이다 영장류가 불러내어 거대한 도시의 파수꾼으로 세우고 그들이 지켜야 할 곳에 시멘트가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한때 이 땅의 주인공이었을 그들 절개된 곳은 짐승의 마지막 울음처럼 가빠진다 뼈와 뼈를 이어주며 상처가 되어 버린 곳 창신동 길을 걷다보면 언덕이 절규하는 곳마다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몽실거린다 축대라는 이름으로 붙어있는 하늘을 이고 사는 사람들 위태로움을 일상화하는 것은 꼬박 밥을 챙겨먹는 것과 같다 끊어지게 마련인 퇴락한 왕조의 계보처럼 후미진 산비탈 쓸쓸한 절개지 중력의 힘으로만 버티는 그들의 결기가 있던 한때를 생각한다 몸의 한 근을 베어가는 노년의 절개지에도 꽃은 핀다 이원오 2014년 <시와소금> 신인상 등단 2018년 시집 <시간의 유배> 출간 현재 한국역리학회 부이사장
용인신문 | 상급학교 진학에 필요한 학력을 검정하기 위한 시험인 검정고시의 뿌리는 일제 강점기 때 시행된 전문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지금의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이다. 8·15해방 이후 대한민국 문교부에서 독학한 사람들에게 상급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검정고시를 실시하기 시작하면서 검정고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현재 각 시·도의 교육청 주관으로 시행되고 있는 검정고시에는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가 있다.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는 초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는 중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고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 합격자는 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게 된다. 1950〜90년대까지만 해도 과락 40점 없이 9개 전과목을 합격해야 졸업 학력을 인정받는 검정고시를 응시자가 합격하기 쉽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때 전문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저명인사를 문인 중심으로 살펴 보면, 소설가이자 서울대 국문과 교수였던 전광용, 시인이자 고려대 국문과 교수였던 조지훈,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이병주 등이 있었고, 8·15
용인신문 | 성해나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가 출간되었다. 2024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혼모노」와 2025년 젊은 작가상을 받은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를 비롯한 총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혼모노」는 진짜를 잃어버린 가짜의 마지막 몸짓을 다루는 소설이다. 30년째 장수할멈을 몸주로 모시는 문수. 장수할멈은 생화를 좋아해 문수가 제단에 꽃을 바칠 때마다 ‘혼모노(ほんもの)’라며 좋아한다. 그런 문수가 두 달 전부터 접신이 되지 않고 있다. 십 년 전부터 고객이었던 정치인 황보가 큰 굿을 맡기려 하지만 문수의 상태를 눈치채고 건너편에 이사 온 신애기를 찾아간다. 질투에 눈먼 문수는 신애기의 굿판에 뛰어들어 자신도 굿판을 벌인다. 소설은 ‘혼모노(ほんもの, 진짜)’와 ‘니세모노(にせもの, 가짜)’라는 말을 이용해 삶의 진짜와 가짜를 오가는 문수를 조명한다. 정성을 다하고 신에 대한 경외심을 가졌던 문수의 첫 마음은 진짜였기에 장수할멈과의 접신으로 영험한 무당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작품의 말미에 접신을 못하면서도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되어 가볍다고 고백하는 것이 이 소설의 아이러니다. 어쩌면 바나나
용인신문 | 저는 모현읍 왕산지구 몬테로이 3단지에 거주하며 해당 마을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나, 현재 노선과 배차 상황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몬테로이는 3731세대로 약 1만여 명 이상 거주하고 있으며, 입주민들이 서울, 판교, 용인지역에 가기 위해서는 모산마을 정류장까지 약 20분을 걸어가야 합니다. 또 버스는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주민들의 이용률도 저하되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모산마을 근처에 추가 정류장을 신설하거나, 모산마을 정류장에 정차할 수 있도록 노선 일부 조정을 요청합니다. 모산마을 정류장 근처에 ‘성광교회’가 있습니다. 교회 근처에 소규모 정류장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이 현실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또 마을버스 배차간격 조정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환승 시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주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배차간격을 단축하면 환승 대기 시간을 줄어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류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배차간격이 줄면 주민이 늘어나면서 버스 운영의 수익성과 주민 편의 모두 개선될 것입니다.
용인신문 | 용인시의회가 또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의 대의기관임을 무색하게, 1900만 원짜리 ‘반쪽짜리 연수’와 부의장의 취중 성희롱 발언은 용인시의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6월 4일부터 진행된 ‘2025년 제1차 정례회 대비 의정연수’는 시작부터 논란의 여지가 다분했다. 전체 의원 31명 중 고작 17명만 참석한 ‘반쪽 행사’에 1900만 원이라는 혈세가 낭비되었다는 사실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통령 선거 직후라는 시기적 부적절함과 다수 의원의 일정 조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진선 의장을 중심으로 연수가 강행된 배경에는 어떤 정당성이 있었는지 의장단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시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인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리고 이번 사태의 정점은 이창식 부의장의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그는 여성 동료 의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심각한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 의원이 직접 불쾌감을 표명했음에도 발언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명백한 윤리 위반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불과 몇 해 전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당한 의원이 있었던 용인시의회에서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
굽은 세상에 바치는 노래 강민숙 내 팔은 굽었다 이제는 펼 수 없게 굽어버렸다 굽은 팔을 내려다보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 그도 나를 닯았는지 굽어 있다 나는 내 이 굽은 팔을 펴지 못한다 해도 세상의 모든 굽은 팔을 펼 수만 있다면 달려가리라 펄펄 끓는 저 용광로 속일지라도 내, 달려가 뛰어들리라 가만히 돌아다보면 왼팔도 굽었고 오른팔도 굽어버린 이 세상 왼팔은 오른팔을 보고 비웃고 오른팔은 왼팔을 보고 병신이라 비웃는 이 허망하고 허탈한 세상 내 희망의 씨앗을 뿌리리라 땅이 씨앗을 품듯이 다 뜰어안고 지천으로 피는 꽃, 휘날리는 꽃향기 내가 피워내리라 내 조국 이 땅 위에다. *강민숙 시인의 시집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에서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10여 권이 있음.
용인신문 | 이재명 대통령의 쾌도난마(快刀亂麻)가 눈부시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토론을 통해 3대 특검을 이재명 정부의 1호 법안으로 공포했다. 이어서 6월 12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한 특검후보 6인 중에 조은석, 민중기, 이명헌 3인을 특별검사로 지명했다. 특검으로 지명된 3인 중 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은 민주당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채 해병특검은 조국혁신당에서 추천한 후보자가 지명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속한 일처리를 보면서 국민은 비로소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3000에 근접하고 대결 일변도로 치달리며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한국경제는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6개월간 계속된 내란으로 골목상권은 파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열흘 남짓이 지나면서 국민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일단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던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내란세력은 반격의 기회를 엿보며 이재명 대통령이 실수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에 JTBC 뉴스룸의 뉴스를 보고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용인신문 | 2007년 12월 19일 치러진 제17대 대통령 선거는 63.03%라는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에서 두 차례 근소한 표차로 석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3수에 도전하여 화제가 되었다. 투표 결과 이명박 후보가 48.67%(1149만 2389표), 정동영 후보 26.14%(617만 4681표), 이회창 후보 15.07%(355만 9963표)를 득표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안철수 후보의 등장으로 대선정국이 요동쳤고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이 벌어졌다. 결국 안철수 후보의 출마 포기로 야권 후보는 문재인으로 단일화되었고, 투표율 75.84%에 박근혜 후보가 과반을 넘긴 51.55%(1577만 3128표)를 득표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문재인 후보는 48.02%(1469만 2632표)를 득표하여 108만여 표로 승부가 갈렸다. 박근혜 후보는 제6공화국 최초의 과반수 당선자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제19대 대선은 2017년 5월 9일, 제6공화국 최초의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
용인신문 | 기흥역세권 주민들이 벌써 몇 년째 어떻게 어떤 이유로 중학교를 신설해달라고 요청해왔는지는 용인시나 용인교육지원청 모두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일 용인시장님도 선거 전 저희 역세권을 방문해 중학교 신설을 공약하셨던 것 잊지 않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올해 기흥역세권 내에서 원거리 통학을 하고있는 학생들이 몇 명인지 알고계십니까? 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수는 몇 명인지는 아십니까? 왜 그렇게 많은 초등학교 학생을 둔 가정이 기흥역 생활권을 등지고 떠나가고 있는지 아십니까? 이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기흥역 중학교 설립은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남발하는데 우리 시민들은 더 이상 이런 거짓말에 속고 싶지 않습니다. 이사 후 중학교 민원은 계속해서 했는데 결과적으로 지켜진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과연 중학교는 언제 생기는지요? 그리고 내년 선거 때 또 공약으로 사용하실건지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민들은 더 이상 다음을 기약 못하는 상황입니다. 중학교 설립 관련, 명쾌한 답을 바랍니다.
용인신문 | 페루에는 유명한 길이 하나 있다. 잉카 트레일이라고 불리는 길인데, 마추픽추까지 가는 4박 5일 일정의 도보여행이다. 이는 제한 인원이 있어서 삼개월 전쯤 예약을 해야하고, 가격도 꽤나 비싸다. 말과 함께 걸을 수 없어 셰르파(짐꾼)들이 함께 걷고, 모든 일정을 텐트에서 소화한다. 오래된 길을 지키기 위함이다. 나는 제한 인원이 없는 살칸타이 트레킹을 다녀왔다. 똑같이 4박 5일을 걷지만, 다른 경로로 마추픽추에 접근한다. 첫날, 4270m에 있는 후만타이 호수를 거쳐 숙소까지 5시간을 걷는다. 이렇게 높은 지대에 와본건 처음이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천천히 올라가 마주한 호수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푸른 빛깔의 호수가 나를 반긴다. 짐을 가이드에게 맡기고 저 높이 올라갔다. 위에서 보니 호수 색깔이 더 잘 보인다. 한참을 앉아 호수를 구경했다.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하산했다. 우리조는 프랑스에서 온 60대 부부와 폴란드에서 온 50대 부부, 그리고 나보다 10살 많은 프랑스 언니 등 총 6명이다. 그리고 가이드 한 명과 마부 한 명, 셰프 한 명이 함께한다. 다들 유럽에서 와서 그런지 잘 걷는다. 내가 제일 어린데 제일 뒤에서 헉헉대
용인신문 |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경험을 모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정의하기도 하고, 그런 현재의 자신을 밑거름 삼아 미래에 대한 자기 이야기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항상 진실만을 담고 있을까? 김애란이 소설은 때로 거짓말이 오히려 더욱 진실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고 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게임을 한다. ‘나’를 설명하는 다섯 가지 문장을 만든다. 단,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어야 한다. 상대방은 ‘나’의 거짓말을 골라내야 한다. 어느 날 전학 온 고등학생 오채운에게 담임은 자기 소개를 ‘이중 하나는 거짓말’ 게임으로 하게 한다. 오채운의 등장에 그의 본질적인 정체를 한 눈에 알아본 소리, 그리고 오래전 오채운을 먼 발치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우가 이 소설의 세 중심인물이다. 세 주인공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인생은 미리 생각한 이야기대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좌절하고 무력해지기도 한다. 지우는 “내가 조금이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보겠다”(214쪽)고 말했지만 삶은 자신이 정한 방향과 달랐다. 채운은 자신의 상황이 “무서운 이야기에 갇힌”(134쪽
용인신문 | 서울에서 두 자녀를 키운 후, 현재 용인 은화삼지구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 이주를 앞둔 예비 용인시민입니다. 그간 자녀 교육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온 만큼, 이주를 앞둔 새로운 지역사회의 교육환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입주를 기다리는 예정자들과 의견을 나누던 중, 은화삼지구 인근에 여중이 없고, 중학교 배정 또한 여러 제약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선택 가능한 중학교 수가 매우 제한적이며, 그마저도 통학 여건이 열악하거나 입학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근의 용신중학교와 용인중학교는 실제 배정 가능성이 매우 낮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며, 도보 통학 시 안전상 우려도 존재합니다. 이는 단순한 통학 불편이 아니라 교육기회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향후 약 1만 세대 이상이 입주 예정인 대규모 개발 지역으로, 이미 교육 수요가 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현재 은화삼지구 내에는 초등학교 개교가 확정돼 있습니다. 은화삼지구 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이곳을 초·중 통합학교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또 현재 예정된 중학교 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