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타향에서 뭇 사내의 유혹(誘惑)에 넘어가 그의 처로 살다 버림받은 아낙이 자신의 신세를 개탄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삼년 동안 그의 아내가 되어(삼세위부三歲爲婦) 방에서 쉼 없이 수고를 했거늘(미실로의靡室勞矣)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잠들며(숙흥야매夙興夜寐) 아침이 있는 줄도 모를 만치 일을 했지(미유조의靡有朝矣). 마침내 법적으로 혼인이 성사되니(언기수의言旣遂矣) 이때부터 남편은 돌변해 나를 패는구나(지우포의至于暴矣).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 보니(정언사지靜言思之) 내 팔자도 참 처량하다(궁자도의窮者悼矣). 시경(詩經)위풍(衛風)맹(氓)편(篇)에 기록된 이 노래는 옛 사람들이 못된 군주 또는 무능한 군주를 논할 때 가끔이지만 들먹이곤 하는 문장이다. 풀어보면 “그가 훌륭한 군주인줄 알고 삼년동안 뼛골 쑤시게 그를 위해 일했거늘 백성을 위하기는 고사하고 되레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천하의 악인”이라는 한탄의 노래다. 여기에 본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후대에 두고 두고 명문이 되는 유명한 사자성어가 나오는데 숙흥야매(夙興夜寐)다. 본래의 뜻은 ‘남편(군주)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하느라 밤늦게 잠들며’라는 말인데 송말원초(宋末元初)의 인물로 자를 무
[용인신문]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지난 6일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중앙공원 내 현충탑에서 열렸다. 이날 추념식에는 백군기 시장을 비롯해 이건한 용인시의회 의장과 시 ‧ 도의원, 유족,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백 시장 추념사에 이어 정연희 시인이‘대낮에도 빛나는 별이 되어’라는 자작 헌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또 시립처인어린이집 어린이 17명도 시장 ‧ 단체장과 함께 호국영령에 대한 헌화와 분향에 참여했다.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놀이터 류인서 여기서 만났을 거다 우리 미끄럼틀과 시소, 혼자 흔들리는 그네, 생울타리에 기댄 작은 청소 수레가 속한 모래의 세계 이쪽 기울 때 너는 떠올랐니 우리는 평균대가 아니어서 균형점을 앞에 두고 나뉘어 앉는 세계 시소는 약속이 아니어서 잽싸게 무게를 버리며 달아날 수 있다 떠 있는 빈 자리와 쏟아지는 이의 우수꽝스러운 엉덩방아, 이것은 갑에게서 가볍게 을이 생략되는 저울 놀이 데워진 모래는 한 결 기분이 좋다 굴을 파고 두더쥐 놀이를 하면 구근 대신 손을 묻어 둘 수 있다 꽃과 쓰레기 장난감 블록들 싹 트는 경작지 원통의 미끄럼 터널 속으로 청소부처럼 사라지는, 나쁜 공기처럼 빨려나오는 아이들 굴뚝을 지나는 그을음 묻은 해 바짓단에 떨어지는 해변 공초와 휘파람, 아무래도 이곳은 빌딩 창문에서 더 잘 보이는 어른들의 세계 토르소로 떠다니는 구름 우주복 잠깐 나타났다 지워지는 그림자들의 숨소리들 류인서는 분열된 자아의 파편화된 시간을 찾는 여정을 계속한다.「놀이터」는 유년의 시공과 오늘의 어른들의 시공이 교차하는 모호한 공간과 시간을 드러낸 작품이다. 너와 나, 개인과 공동체, 승자와 패자의 삶의 방식을 압축해서 보여주면서 서로 화해하지 않는 현장을 슬
[용인신문]<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내년 총선, ‘보수야당 심판론’ 51.8% “대안 없이 비판”… 중도층‧수도권서 야당 심판론 높아 차기 대선은 팽팽… “한번 더” 45.8% “교체를” 45.8%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4‧15총선에서 보수야당 심판론이 정부여당 심판론보다 10%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 여론이 가각 45.8%로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51.8%가 “공감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는 39.0%로 야당심판론 쪽이 12.8%포인트 더 높았다. 보수야당을 심판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중복응답)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면서 대안 없는 비판에 몰두(54.6%)하는 점이 꼽혔고 △민생보다 이념적 문제에 집중(48.4%) △과도한 막말과 혐오 발언에 실망(37.5%) △최순실 사건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무책임(23.3%) △친박ㆍ비박 간 통합 문제(9.3%) 순이었다. 반대로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하는
[용인신문] 해외유학 6년 그리고 부산생활 11년…, 17년째 나는 용인을 벗어나 살고 있다. 부산에서 우연히 용인사람이라도 알게 되면 마치 오랜 지인을 만난 듯 한톤 높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용인이 고향이 아니라면 그저 남남처럼 지나쳐 살아왔을 고림리 사람과 원삼 사람을 만나 가끔 함께 먹는 밥은 그렇게도 편하고 즐거울 수가 없다. 내게 용인은 냉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어 늘 그립고 편들게 되는 곳이다. 내가 태어난 곳은 용인시내에서도 버스를 타고 30분가야 도착할 수 있는 백암이다. 그러나 용인이 아닌 곳에서 만나는 용인사투리의 사람들은 굳이 ‘배개미’ 출신이 아니어도 고향사람이 된다. 태어나 평생 함께 할 친구들을 만났고, 꿈 많던 나의 학창시절이 저장되어 있으며, 나의 아버지와 엄마의 마지막 생이 기록되어 있는 곳, 그래서 용인사람을 만나면 같은 장소에 또 다른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 앞선다. 그리고 이내 코끝이 찌릿하게 저려오는 그리움이 밀려온다. 나이가 드나보다. 용인에 대해 추억할 것과 그리운 것들이 쌓여만 간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기억의 장소들은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그러나 120년 동안 변함없이
[용인신문]용인시 면적은 591.32㎢로 서울특별시와 비슷하다. 반면, 인구는 106만 명으로 1/10수준이다. 약 40만 세대의 시민들이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난 20년간 용인의 가장 큰 변화는 주거 문화다. 아파트가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자초했다. 그런데 탈 아파트를 감행, 새로운 삶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전원주택에 산다’에서는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천, 또는 자발적 지원을 기다린다.<편집자 주> 진입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집의 첫인상은 숲속의 수목원을 닮았다. 정원을 다 돌아본 후엔 마치 버몬트 숲속, 비밀의 화원 같은 ‘타샤의 정원’ 분위기를 연상하게 된다. 용인시청에서 출발하면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인 처인구 이동읍 묵리 계곡 상부의 굴암산 자락에 있다. 용인에서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용인신문이 새롭게 시작한 연재코너에서 첫 번째로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기 때문임을 먼저 밝혀둔다. 이곳이 바로 2018년 ‘제1회 아름다운정원 콘테스트’에서 산림청이 단독주택 실외 정원을 대상으로 주최한 ‘나의 정원’
[용인신문]‘특례시’ 법안이 포함된 정부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 문턱 앞에서 멈춰 섰다. 이 법안은 지난 3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20대 국회를 넘겨, 자칫 법안이 자동 폐기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정쟁에 빠져 나 몰라라 하니 한심할 뿐이다.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에는 서울특별시·광역시 및 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는 행정 명칭을 ‘특례시’라 하고,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대해서는 행정, 재정운영 및 국가의 지도·감독에 대해 그 특성을 고려해 특례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법안은 현행 지방자치법을 전폭적으로 보완한 것으로 대통령령이다. 물론 용인시가 특례시가 된다 해도 광역자치단체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기초단체이면서도 광역시급 행정·재정·사무 재량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광역단체 급의 새로운 자치단체를 의미한다. 기존엔 50층 이상 건물은 광역자치단체 승인을 얻었다. 산업단지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과 관련된 도시계획 등 인허가 권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특례시가 되면 이 같은 권한은 물론 사무이관에 따른 각종 재정 권한까지 가져올 수 있다.
[용인신문]용인신문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용인신문 용인TV’ 방송을 본격 시작합니다. 앞으로는 모든 뉴스를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용인TV’를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많은 구독 신청바랍니다. 아울러 지면을 새롭게 개편합니다. 먼저 '오피니언'을 두개 면으로 신설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칼럼을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기획 특집면으로는 <나는 전원주택에 산다>를 비롯,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나는 전원주택에 산다>는 용인지역의 새로운 주거문화 정착을 위해 개인 전원주택은 물론 타운하우스와 주택단지 등에 살고 있는 시민과 가족들을 추천받거나 발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인구 106만을 넘긴 거대 도시 용인의 새로운 공동체 삶을 엿볼 수 있는 여론의 창문을 만들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용인신문]자유한국당 이우현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범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하지만 상고심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이로 인해 용인정치사는 또 하나의 흑역사를 기록하게 됐다. 이우현 의원 개인이나 용인지역 유권자들 모두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이 의원은 고향인 용인을 떠났다가 자수성가해 낙향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첫 정치활동은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용인시의회 원삼면 선거구에 출마, 당선되면서였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용인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같은 선거구에서 단독 출마, 무투표 당선되면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용인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엔 집권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용인시장 경선에서 장관 출신 거물 남궁석을 제치고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당시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저조해 참패했다. 이후 대선정국에서는 열린우리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실패했다.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 속에서도 다시 탈당해 친박연대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의원은 연이
장마 - 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박준 그곳의 아이들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제 몸통보다 더 큰 울음을 낸다고 했습니다 사내들은 아침부터 취해 있고 .......(중략)....... 이어진 길마다 검다고 했습니다 내가 처음 적은 답장에는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질식사나 아사가 아니라 터져나온 수맥에 익사를 합니다 하지만 나는 곧 그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적었습니다 박준 시인의 시편들에서 드물게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태백은 한물 간 탄광촌이어서 이이들은 그악스럽게 울고 사내들은 아침부터 취해 있다. 절망적인 삶의 터전이다. 모든 길은 검어 빛조차 검은 빛이다. 처음 쓴 답장에는 갱도에서 수맥으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구겨버리고 고쳐 쓴 편지의 처음 문장이‘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라는 글이다. 돌아갈 때쯤은 우기여서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을 거라는 문장 속에는 가정법이기는 하지만 그리운 사람에 대한 고백이 숨어 있다. 그렇기는 해도 이 시는 태백이라는 폐광촌의 팍팍한 삶을 보여주는 삽화다.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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