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기획 연재 -아이들은 왜, 신문을 읽어야 하는가?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는 시대다.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오히려 길을 잃고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교과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세상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이는 비단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읽는 힘’이 무너지면, 학업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 기획 연재는 디지털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낼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문 읽기는 단순히 시사 상식을 쌓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논술 실력, 자기 주도 학습 능력까지 키워 궁극적으로 대학 입시를 포함한 모든 공부의 상위권 진입을 돕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신문 한 장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연재 순서
1회: 「읽는 힘이 무너지면, 모든 과목이 흔들린다」
2회: 「신문 한 장이 ‘공부 머리’를 만든다」
3회: 「신문으로 국영수사과, 논술까지 잡는 법」
4회: 「디지털 시대, 종이 신문이 필요한 진짜 이유」
「신문 한 장이 ‘공부 머리’를 만든다」
# 세상 전체가 교과서가 되는 유일한 텍스트, 신문
왜 하필 신문일까? 서점에는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있고, 인터넷에는 양질의 정보가 넘쳐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신문은 세상 전체를 담고 있는 유일한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업데이트하면서도, 각 이슈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과 깊이 있는 배경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이는 책보다 빠르고, 뉴스보다 깊은 신문만의 독보적인 장점이다.
한 기사 안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이슈가 담겨 있다. 이는 교과서의 내용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살아있는 지식이 된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경제 기사를 읽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사회 교과서에서 배우는 ‘수요와 공급’, ‘인플레이션’과 같은 개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광화문 현판 복원’에 대한 기사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역사(조선 시대), 미술(서체), 과학(복원 기술)에 대한 지식을 통합적으로 접할 수 있다. 이는 지식이 과목별로 나뉘어 있다는 편견을 깨고, 모든 학문이 현실의 한 지점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한다.
신문은 교과서 지식이 고립된 정보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유기체임을 깨닫게 해 준다. 이러한 통합적 사고는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능력이며, 신문은 그 훈련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 신문이 만들어주는 문장력, 어휘력, 배경지식은 어마어마하다
신문 기사는 가장 잘 정제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문 기자는 짧은 문장 안에 많은 정보를 담고, 명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꿰뚫는 힘을 갖고 있다. 아이들은 이러한 신문 기사를 매일 접하며 자연스럽게 올바른 문장 구조와 풍부한 어휘력을 습득하게 된다. 이는 마치 매일 새로 나오는 ‘국어 시험지’를 푸는 것과 같다.
특히 신문은 어휘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는 시사 용어나 전문 용어를 접하게 되는데, 이를 문맥 속에서 이해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확장된다. 한 예로, ‘탄소 배출권’이라는 단어를 신문 기사 속에서 접하면, 아이는 단순히 그 뜻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 단어가 사용된 배경(지구 온난화, 환경 문제)과 맥락을 함께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쌓인 어휘력과 배경지식은 결국 모든 과목의 성적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문이 무서운 아이, 시험이 무거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을 억지로 머릿속에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신문 읽기를 통해 스스로 지식을 쌓아가는 즐거움을 깨닫는 것이다. 아는 만큼 지문이 쉬워진다. 신문은 이 진리를 실천하게 해주는 최고의 도구다.
# 스스로 생각하는 힘, 비판적 사고력을 키운다
나아가 신문 읽기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최고의 훈련이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도 신문은 여러 각도의 기사와 전문가 칼럼, 사설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아이들은 이러한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고, ‘왜 이렇게 생각할까?’, ‘그 근거는 무엇일까?’를 곱씹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판적, 분석적 사고력을 기르게 된다. 이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평가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는 훈련이 된다.
특히 하나의 신문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가능하다면 같은 사안을 다루는 다른 성향의 신문 사설을 비교하며 읽는다면 효과는 배가된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각 주장의 논리적 근거나 숨은 의도를 파악하며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역량을 키우게 된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력이야말로 현대 교육이 강조하는 진짜 ‘공부 근육’을 키우는 핵심 열쇠다.
# 시험에서 요구하는 독해 기술은 이미 신문 속에 들어 있다
시험에서 요구하는 ‘독해 기술’은 이미 신문 기사 속에 녹아 있다. 신문은 기사의 서두에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그 뒤에 상세한 배경과 근거를 제시하는 '역피라미드' 구조를 취한다. 아이들은 신문 기사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러한 훈련은 수능 국어 독해 지문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신문 지문과 수능 지문은 구조부터 기능까지 매우 닮아 있다. 신문을 통해 배경지식이 풍부한 아이는 낯선 지문을 만나도 내용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빼곡한 수능 지문에서 ‘양적 완화’나 ‘생물 다양성 협약’ 같은 용어를 마주쳤을 때, 이미 신문에서 접해본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 있게 지문에 접근할 수 있다. 이미 머릿속에 관련 개념과 용어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어휘력과 배경지식을 동시에 쌓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추론하고 사고하는 힘을 키워준다. 시험은 결국 ‘이해’를 묻는 과정이며, 신문은 그 이해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장이다.
다음 회에서는 신문 읽기 능력이 어떻게 실질적인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인 신문 활용 루틴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