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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쇼츠에 중독된 동심… ‘문해력’ 실명 위기

아이들은 왜 신문을 읽어야 할까?

 

 

아이들 가장 중요한 시기 SNS에 길들여져
교과서·문제집·세상과 ‘소통 장애아’ 전락
디지털 파고 ‘속수무책’… ‘미래세대’ 위협
신문 읽는 습관이 사고 능력 키우는 지름길

 

용인신문 | 기획 연재 -아이들은 왜, 신문을 읽어야 하는가?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는 시대다.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오히려 길을 잃고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교과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세상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이는 비단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읽는 힘’이 무너지면, 학업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 기획 연재는 디지털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낼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문 읽기는 단순히 시사 상식을 쌓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논술 실력, 자기 주도 학습 능력까지 키워 궁극적으로 대학 입시를 포함한 모든 공부의 상위권 진입을 돕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신문 한 장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이 기사의 일부는 전 월간 조선 이승주 기자의 <신문읽는 아이, 성적이 달라집니다>라는 미발표 글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1회: 「읽는 힘이 무너지면, 모든 과목이 흔들린다」

2회: 「신문 한 장이 ‘공부 머리’를 만든다」

3회: 「신문으로 국영수사과, 논술까지 잡는 법」

4회: 「디지털 시대, 종이 신문이 필요한 진짜 이유」

 

# AI 시대, 문해력 위기의 본질과 해결책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다. AI는 인간의 수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위협을 던지고 있다. 바로 ‘문해력의 위기’다. 많은 아이들이 숏폼(short-form) 콘텐츠와 SNS에 익숙해진 나머지, 길고 복잡한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맥락,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진정한 의미의 문해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서울대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금일’(本日)이라는 단어를 ‘금요일’로 오해하는 학생이 40%가 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있었다. 이것은 비단 특정 단어에 대한 무지함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문맥 속에서 단어가 가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이 아는 단어로만 끼워 맞추는 습관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다. 이처럼 문해력이 무너지면, 아이의 사고력 자체가 위축되고, 깊이 있는 사고를 요하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

 

#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문제를 ‘못 읽고’ 있다

학업 성적이 부진한 아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지식이 부족하기보다는, 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에게 “문제를 다시 읽어보라”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이 이미 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읽게 하면, ‘아, 이 부분이 이런 뜻이었구나!’ 하고 깨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문 속 조건이나 단서를 놓치고, 문제의 핵심 질문을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풀이를 하고 틀리는 것이다.

 

이는 비단 수학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 교과서에서 배우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외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시험에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서술형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식은 외웠지만, 그 지식이 적용된 사례를 읽고 추론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학 실험의 절차를 설명하는 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험 결과를 엉뚱하게 분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모든 교과목의 기본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문장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이 모든 학습의 시작인 셈이다.

 

# AI 시대, ‘추론하는 읽기’가 승패를 가른다

과거에는 많은 것을 암기하는 사람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우리보다 훨씬 더 방대한 지식을 빠르게 검색하고 정리해준다. 단순 암기만 잘하는 아이는 더 이상 AI를 이길 수 없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정답을 외우는 능력’보다 ‘질문을 던지고 흐름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가진 아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추론하는 읽기’다. 텍스트의 표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글쓴이의 의도와 숨겨진 메시지, 그리고 글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맥락까지 추론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글의 행간을 읽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고차원적인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꾸준한 훈련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 읽기를 훈련하지 않으면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누군가가 던져주는 정답에만 의존하는 수동적인 인간이 되고 만다.

 

교과서 이해력, 문제 풀이력, 서술형 평가, 그리고 논술과 면접까지.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문해력이다. 다음 회에서는 왜 그 많은 텍스트 중에서도 하필 ‘신문’이 우리 아이의 공부 머리를 만드는 최고의 도구인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보겠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