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윤문순
빗방울이 화살처럼 내리꽂힌다
심장을 관통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은 산울음
길을 덮는다
순간,
거대한 물줄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고
어둠 속 부릅뜬 까만 동공
입안 가득 채우는 핏물
그리고, 캄캄한 고요
허리 잘린 산 하나 둥둥 떠서
다가오는데
눈물은 흐르지도 못한다.
계간 「문파」(2020) 시부문 등단
시계문학회 회원, 문파문학회 회원, 용인문인협회 사무국장
어쩌다
윤문순
빗방울이 화살처럼 내리꽂힌다
심장을 관통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은 산울음
길을 덮는다
순간,
거대한 물줄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고
어둠 속 부릅뜬 까만 동공
입안 가득 채우는 핏물
그리고, 캄캄한 고요
허리 잘린 산 하나 둥둥 떠서
다가오는데
눈물은 흐르지도 못한다.
계간 「문파」(2020) 시부문 등단
시계문학회 회원, 문파문학회 회원, 용인문인협회 사무국장
생각하면 이준호 기분이 좋아 친구는 지금 없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다 (친구를 생각하면) 파란색 이준호 지적장애(1급) 2025년 개인시집 출간(3인 3색 사업)
내 눈은 손가락 끝에 있어서 오정환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바느질 할 때 실을 끼우려면 특별한 바늘귀(를 쓴다) 위에서 실을 끼는 바늘을 쓴다 바늘 끼우는 일은 외출하는 것보다 힘들어서 한겨울 때 길게길게, 한팔하고 두팔 (만큼) 다 돌아가도록 늘려 잡는다. 길게 꿴 바늘로 아기들을 위해 매너수건을 만든다. 아이들이 말은 못하지만 정성들여 사랑으로 만든 건 다 안다. 내 자신이 너무 감동이나 조금 느리더라도 못하는 건 없다. 오정환 시각장애(1급) 2023년 개인시집 출간(5인 5색 사업)
내 눈은 손가락 끝에 있어서 오정환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바느질 할 때 실을 끼우려면 특별한 바늘귀(를 쓴다) 위에서 실을 끼는 바늘을 쓴다 바늘 끼우는 일은 외출하는 것보다 힘들어서 한겨울 때 길게길게, 한팔하고 두팔 (만큼) 다 돌아가도록 늘려 잡는다. 길게 꿴 바늘로 아기들을 위해 매너수건을 만든다. 아이들이 말은 못하지만 정성들여 사랑으로 만든 건 다 안다. 내 자신이 너무 감동이나 조금 느리더라도 못하는 건 없다. 오정환 시각장애(1급) 2023년 개인시집 출간(5인 5색 사업)
걱정 상자 박수현 우리 엄마는 늦게까지 딴 것 하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잔소리 하신다 문을 잠궜는데도 혼자 있을 (때) 누가 들어올까봐 걱정된다 이런 걱정들을 나는 걱정 상자에 다 담을 것이다 그 상자를 열기구에 넣어 하늘로 보낼 것이다 훨~훨~ 지적장애(중증) 2023년 개인시집 출간(5인 5색 사업)
짜증 난 싫어 사과 문혜림 아침부터 잔소리 “마늘 사오너라 대파 사오너라” 자꾸 심부름을 시키네 혼자서 스스로 해보라고 엄마가 자꾸 뭐를 시키네 맨날 시켜 어제도 시켰어 “우유도 사오너라” 하지만 아빠는 안 그러셔 지적장애(중증) 2023년 개인시집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