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백색 공간 안 희 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쓰면 눈앞에서 바지에 묻은 흙을 털며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한참을 서 있다 사라지는 그를 보며 그리다 만 얼굴이 더 많은 표정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그는 불쑥불쑥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 절벽이라는 말 속엔 얼마나 많은 손톱자국이 있는지 물에 잠긴 계단은 얼마나 더 어두워져야 한다는 뜻인지 내가 궁금한 것은 가시권 밖의 안부 그는 나를 대신해 극지로 떠나고 나는 원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그 다음 장면을 상상한다 단 한권의 책이 갖고 싶어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밤 나는 눈 뜨면 끊어질 것 같은 그네를 타고 일초에 하나씩 새로운 옆을 만든다 안희연의 시는 소멸과 몰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어두운 세계의 삶 속에서 쓰여진다. 소멸하는 것은 그녀의 세계며 몰락하는 것은 그녀를 그녀이게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소멸과 몰락의 세계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어두운 세계에는 폭력과 불의 혹은 지배논리와 구조적 모순이라는 근원적인 부정성에 편입되어버린 세계를 의미하는 바 그녀가 살아가는 현실의 삶 자체다. 그녀의 시가 실종된 삶과 삶 자체의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무감각하고 무기력한
잡내 없이 쫄깃쫄깃 맛있는 ‘갈매기 사랑’ 갈매기살 많이들 좋아하시죠? 돼지 한 마리에서 300~350g 정도만 나오는 아주 귀한 특수부위 고기입니다. 갈매기살은 갈비뼈 쪽에서 분리되는데, 운동량이 많은 곳이라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에요. 정말 식감도 좋고 맛있는 갈매기살인데 예전에 먹었을 때 약간의 역한 냄새 때문에 잘 먹지 못했어요. 그 뒤로는 한참을 양념 갈매기살만 먹었는데 알고 보니 부위 특성상 오염도가 높을 수 있어 취급 보관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하네요. 양념도 맛있지만 생갈매기살이 그리웠는데, 용인에 잡내 없이 맛있는 갈매기살 전문점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위치는 처인구 역북동, 상호는 ‘갈매기 사랑’입니다. 단독 건물로 주차는 바로 앞 가능하구요, 매장은 아주 넓어 단체 회식도 문제 없겠더라구요. 기본 찬은 먼저 준비해주시고 두 번째부터는 셀프 바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셀프 바에 각종 야채는 물론 명이나물까지 인심 좋게 자리 잡고 있어요. 기본 찬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콩나물 김칫국! 많이들 좋아하는용인의 유명한 장어집 국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났습니다. 먼저 갈매기살부터 구워봤는데 다른 돼지고기 부위보다 짙
15일 오전 11시 개막식 열려 (사)한국환경사진협회 용인지회(지회장 임수재)는 오는13일부터 19일까지 용인시청 1층 로비갤러리에서 ‘에코&휴머니즘’을 주제로 한 ‘2019용인환경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 주제는 ‘에코&휴머니즘’으로 한국환경사진협회 용인지회 회원들이 참여해 만든 ‘환경과 인간의 조화’가 담긴사진 51점을 볼 수 있다. 임수재 지회장은 “이번 환경 사진은 자연과 하나 되는 풍경과 사람, 그리고 동식물 등을 회원 작가들의 냉철한 시각으로, 관람자들에게 심신의 치유와 안정을 드린다는 심정으로 담아내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용인마라톤대회(시청 광장)가 열리는 13일오전부터 관람할 수 있고, 개막 행사는 15일 오전 11시에참여 작가와 내 외빈, 그리고 사진동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권류경 김연숙 김연주 김종경 이동희 이병권 이병인 이인송 이천열 임길재 임미용 임수재 정철교 조성국 조태명 지동하 탁금순 황윤미씨 등 18명이다. 용인지회 회원들은 지난해 전국환경사진공모전에서는환경부장관상인 대상을 비롯해 우수상 등을 수상한바 있고, 용인환경사진전은 이번이 2회째다. 한편, (사)한국환경사진협회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있는 대규모화훼단지마다 봄꽃을 사러 나온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용인지역에는 아파트와전원 주택이 붐을 이루고 있는가운데, 실내외용 화초와 묘목을 쇼핑나온 것이다.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남사화훼단지 모습.<글/사진: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최은진의 BOOK소리 140 뇌과학으로 밝혀낸 반려견의 생각 반려견은 인간을 정말 사랑할까? ◎ 저자 : 그레고리 번즈 / 출판사 : 진성북스 / 정가 : 15,000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반드시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무엇보다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는지. 애견인구 600만 시대! 자식처럼 애정을 쏟고 그들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에게 반려견은 삶의 동반자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과 달리 말을 할 수 없는 그들의 마음, 정말 궁금할 때가 많다. 그레고리 번즈 박사의 개 프로젝트는 그 궁금증에서 비롯했다. ‘반려견은 인간을 정말 사랑할까?’ 인간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MRI 기술을 수십 년 동안 연구해온 에모리대학교의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이 질문의 답을 찾고 싶어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실험에 따뜻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매력을 더하는 이야기들. 반려견의 심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준다. 15년을 함께 지냈던 반려견, 뉴턴의 죽음. 그 후 찾아온 슬픔과 허전함과 그리움은 뉴턴도 자신를 이렇게 사랑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그리하여 그의 또다른 반려견 칼리를 통해 개의 심리에 대한 본격적인
젊은 날 글방 훈도였던 탓에 미염공 한수정후 운장 관우는 평생을 공자孔子가 쓴 춘추春秋 책을 좌우서左右書로 수불석권手不釋卷하며 살았다. 이문열 평역 소설 삼국지 4권 소제목에서조차 ‘드높구나. 춘추春秋의 향내여’라며 관우가 춘추 책을 어떤 심정으로 대하는가를 명징하니 기록한다. 관우의 모든 초상화에는 언제나 한 손에 춘추대도春秋大刀라 불리는 청룡언월도가 있고, 다른 한 손엔 춘추 책을 들고 있으며 초상화 화제 또한 ‘뜻은 춘추에 있다’는 지재춘추志在春秋로 간담이 서늘하다. 쉽게 말해 춘추의 정신으로 산다는 말인데, 산동의 공자가 지은 춘추를 산서의 관우가 읽었다는 말이다.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어 생사를 모른 채 헤어진 의형제 유비를 만날 때까지 머물던 조조진영의 관우 숙소 이름 또한 춘추 책을 읽는 집이라는 뜻의 춘추각이다. 우리나라 청와대에도 춘추책의 이름을 딴 제하의 각이 있는데 춘추관이 그것이다. 춘추란 서릿발 같은 엄정함으로 정의를 잃지 않겠다는 말임에는 분명할 터. 일찍이 유향劉向은 춘추의 가르침을 설원說苑권삼卷三건본편일建本篇一본도本道 말미에 칠언대구七言對句으로 정리 왈曰, 바른 봄이 있다면 어지러운 가을은 없으며<유정춘자무란추有正春者無亂秋
“김병화 선생은 고려인의 거목” 장 에밀리아 할머니 생생 증언 용인신문은‘3.1운동·임시정부수립100주년’을 맞아 항일운동가인 홍범도 장군이 잠들어있는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와 우즈베키스탄에 생존중인 고려인1세대들을 취재해 보도하기로 했다.이번 기획은 지난2월1일부터2월9일까지 중앙아시아 전문가이자 더불어민주당 내‘3·1운동·임시정부100주년 기념특위’집행위원을 맡은 이우현(용인병)지역위원장과 공동으로 추진한 동행 취재 연재물이다.어려운 여건과 촉박한 일정에도 동행 취재에 적극 협조해준 이 위원장과 현지 안내와 통역을 맡아준 키르기스스탄의 졸도쉬와 마흐무트,그리고 우즈벡키스탄 국립체대 백문종 교수,타슈켄트 세종학당 허선행 학당장,타슈켄트 아리랑 요양원 김나영 원장,민족지도자 황만금 선생의 둘째아들 황스타니슬라브씨 등 수많은 고려인들과 교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편집자 주> ➀카자흐스탄의‘홍범도 장군’묘역을 찾아 ➁‘아리랑 요양원’고려인1세대를 만나다 ③고려인 민족지도자‘황만금’과‘폴리따제’ ❹고려인 노동영웅‘북극성’지도자‘김병화’ 장 에밀리아 할머니가 들려준 김병화 선생과 한인농장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지금도 현지 고려인들이 영웅으로 높
호박 넝쿨 김 길 나 호박 넝쿨을 넝쿨 채 끌어당긴다 얽힌 시간이 호명되어 나올 때 얼기설기 엉킨 기억의 줄기 끝에서 호박불빛이 흐르는 기차역이 딸려 나온다 가방을 들고 여러 번 역사를 드나들었다 달리는 선로 밖으로 달아난 풍경들이 순간 순간 두서없이 꿈속으로 들어왔지만 바람 몇 장이 덧 발려 생시 기억의 벽화 속에서는 형체 없는 점묘로 넌출거렸다 점은 이미 형체가 삭아버린 무덤이지만 점은 새로 몸의 곡선을 세워놓는 자궁이기도 해서 네가 사라져 버린 점은 네가 어디선가 살아나는 발육의 자리인 것 얽힘으로 경계를 지운 호박 넝쿨에는 그러므로 어제와 오늘이 병행하는 시계가 달려 있다 추억과 현실이 뒤섞인 추상화가 나붙어 있다 어제의 넝쿨에 열린 마지막 호박 한 덩이 오늘 넝쿨 채 끌려온다 김길나는 늦은 나이에 『문학과사회』에 시집 한 권 분량을 투고해서 시단에 나온 시인이다. 1997년, 문지에서 발간된 『빠지지 않는 반지』가 그것이다. 그녀의 시세계는 단아하고 서정적이며 삶의 현장에서 길어올린 따뜻함이 있다. 「호박 넝쿨」은 그녀의 시세계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호박 넝쿨을 넝쿨 째 끌어당기면 얽힌 시간과 함께 호박불빛 따스하게 빛나는 기차역이 딸려 나온다
<용인신문>
나라 잃은 아픔과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의 만행을 겪은 두려움과 고통의 세월,그리고 평생 살아오면서 외로움과 사회적 멸시를 이겨내며 여성·평화인권운동가로 생을 마감한 고 김복동 할머니 사십구재 추모행사가 지난17일 용인시청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3.1절100주년을 맞아 용인시 평화의소녀상 관리위원회 후원으로 열린 이날 사십구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할머니가 다음 세상에서는 고통 없이 행복하게 태어나기를 정성스럽게 기원했다.<용인신문 - 글 박숙현 기자 사진 동도사 제공>
최서진 시인, 두 번째 시집 발간 액체에서 고체로 가는 아이가 있어/ 눈보라는 가벼운 아이// 그가 도착한 곳은 무뚝뚝하고 말이 없는 행성/ 반복되는 실패의 자리마다 얼음이 부풀어 오른다// 새가 되고 싶은 꿈/ 발밑으로 새의 시체가 쌓여 얼어간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가는 걸까// 물 안을 향해/ 달리는 기차를 향해// 우리는 속도주의자/ 먼 옛날의 까마귀의 목소리가 들릴 때/ 아버지의 소리가 죽음을 뚫고 나올 때/ 질주하던 차가 가장 크고 아픈 턱에 이른다 최서진 시인이 최근 펴낸 『우리만 모르게 새가 태어난다』(파란)에 실린 <눈보라 아이>의 전문이다.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가는 걸까.” 우리는 '어지러운 머리 위로 밤하늘이 생길 때'에도 '영하의 들판에서 서성'거렸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신발을 잃어버린 아이들처럼 몰려드는 비둘기'가 되어 '사람이 사라지는 서쪽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있는 것일지도…. 이병률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시인의 시야는 온통 고독한 점선들로 가득하다. 그렇게 그의 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들과 사랑에 빠지고 있음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