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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용인시장학재단’ 24년 … 풀어야 할 숙제 여전

2001년 출범… 학생 1만 6000명 넘게 지원
인구 대비 수혜자 부족·기금 모금 저조 한계
지역 정치인·사회지도층 장학금 기탁 ‘외면’
세제 혜택 등 정책적인 지원 기부 확산 절실

용인신문 | 용인시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인 용인시장학재단이 창립 24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1년 29억여 원으로 출발한 재단은 1만 6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성장해 왔지만, 인구 대비 수혜자가 부족하고 기금 모금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장학재단에 대한 기부 혜택이 타 복지단체보다 낮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적 보완과 지자체 차원의 활성화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한 장학회 기부문화 확산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 이상일 시장, 1000만 원 기탁 … 역대 국회의원 기탁 ‘제로’

용인시는 지난 12일 시청 컨벤션홀에서 ‘용인시장학재단 창립 24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일 시장과 구자범 이사장을 비롯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재단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이 시장은 시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장학금 1000만 원을 쾌척하며 지역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탰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정성이 모여 재단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탁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현재 재단 기금은 시민과 기업의 참여 속에 248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02년부터 올해까지 총 1만 6328명에게 약 108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회에 따르면 역대 용인시장 중 장학회에 기부금을 낸 사람은 김학규 전 시장과 이 시장이 유일하다.

 

또 제15대 국회부터 20대까지 용인지역 국회의원 중 장학금 기탁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또 이창식 시의원은 현재까지 70개월 이상 매달 자동이체 납부 중이고, 이건한 전 시의장의 경우 임기 중 약속한 1000만 원을 채우는 등 일부 시도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선거철마다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일반 시민과 기업들로부터 사실상 돈을 갹출해 온 정치인 중 장학금 기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 ‘지정기부금’의 한계 … 사랑의 열차 대비 모금 실적 저조

재단의 꾸준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용인시 인구 대비 장학금 수혜 규모는 여전히 실정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으로 나뉘는 기부금 세제 혜택의 차이가 꼽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같은 ‘법정기부금 단체’는 법인 소득금액의 50%, 개인 소득금액의 100%까지 손금산입(비용 인정) 및 공제가 가능하다.

 

반면, 용인시장학재단과 같은 일반 장학회는 ‘지정기부금 단체’로 분류되어 법인은 10%, 개인은 30% 한도 내에서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세제 불균형은 실제 모금액 차이로 나타난다. 용인시가 매년 진행하는 ‘사랑의 열차 이어달리기’는 매년 10억 원 이상(올해 목표 14억 원)이 모이는 반면, 장학재단에 기탁된 기부금은 지난 10년간 총 19억여 원으로 연평균 2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들이 세금 절감 효과가 큰 복지 단체 기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 장학금 기부 문화 활성화 필요

전문가들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재단에 대한 기부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법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장학재단 기부금에 대해서도 법정기부금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한법 및 법인세법 개정 건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 지원 역시 복지의 핵심 영역인 만큼, 기부 대상에 따른 차별적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부자에 대한 예우 강화와 기업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모금 채널을 다양화 해야 한다.

 

또 지역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CSR)을 장학재단 사업과 연계해 세제 혜택 이상의 홍보 효과나 행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정치인을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구자범 이사장은 “시민들의 소중한 기탁금이 학생들에게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된다”며 “장학재단이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상일 용인시장과 용인시장학재단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열린 ‘용인시장학재단 창립 24주년 기념식’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개인자격으로 장학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