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2일 발기인 모임후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화이팅으로 굳은 의지를 다졌다

발기인들의 회의 진행 모습이 간절하고 진지하다
주민들 ‘고등학교설립 추진위’ 발대식
서명운동 동참 2800명 달해 열기 후끈
도교육청·용인시·학부모 대표 한자리
교육 개선 정담회… 학습권 보장 공감
용인신문 | 처인구 모현읍의 고등학교 부재 문제가 지역 사회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 3만 5000명의 인구와 1만 5000 세대가 거주하는 모현읍에는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어 심각한 교육 인프라 불균형을 겪고 있다. ‘집 가까운 학교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교육 불균형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와 염원은 조직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 12일 모현읍 이장협의회 주관으로 고등학교 설립 추진이 결정됐으며 14일에는 읍장, 이장협의회 선임 이장, 7개 주요 단체장 및 학부모 대표 등 33명이 참여하는 발기인 모임이 성사됐다. 이어 26일에는 87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현읍 고등학교설립 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지난달 말 현재, 서명운동에 동참한 주민이 2800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 사회의 염원은 뜨겁다.
불균형 문제는 지난 9월 경기도의회 이영희 의원의 도정질문에서 ‘모현읍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요구로 공식 제기됐으며 후속 조치로 지난달 17일 이 의원 주최로 경기도교육청, 용인시 관계자, 주민 및 학부모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모현읍 고등학교 신설 및 통학 여건 개선 정담회’를 개최했다.
■ 장거리 통학의 고통, 외면할 수 없는 교육 현실
고등학교가 없는 모현읍 학생들은 매일 장거리 통학의 고통을 겪고 있다. 모현중학교 졸업생의 약 70%는 인근 포곡읍 소재 고등학교로, 나머지 30%는 광주, 성남 등 외부 지역으로 장거리 통학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정담회에서 강하게 지적하며 학생들은 매일 1~2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통학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 학업 집중력 저하, 교통안전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주민들은 아이들의 교육 여건을 이유로 타 지역으로의 이주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결국 지역 인구 정착률 저하와 공동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실제 인구가 비슷한 포곡읍 2곳, 고림동은 내년 개교 예정 학교를 포함해 3곳의 고등학교가 밀집해 있어 모현읍의 교육 인프라 불균형은 용인시 처인구 내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 ‘기계적 행정 기준’ 논란과 교육청 ‘유연성 검토’ 약속
모현읍 주민들의 고등학교 신설 요구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오랫동안 “최소 6000~9000 세대 개발계획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기계적인 행정 기준을 제시하며 신설에 난색을 표해왔다. 결국 지역의 현실적 수요와 학생들의 학습권을 외면하는 경직된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담회에 참석한 경기도교육청 담당자는 이날도 “현행 학교 설립을 위한 기본요건을 기준으로 할 때 당장은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의회와 주민들의 강력한 촉구에 긍정적인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교육부와 협의해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고 향후 인구 증가와 개발계획을 반영한 장래 수요 검토를 통해 학교 설립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살피겠다”고 했다.
이영희 의원은 “교육청의 입장을 존중하지만 모현읍은 이미 인구 규모와 생활권이 확립된 지역”임을 강조하며 “더 이상 행정 기준만으로 학생들의 불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특히 “학교가 없으니 인구가 늘지 않고 인구가 없으니 학교를 못 짓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은 모현읍 고등학교 신설이 단순히 행정적 기준을 넘어선 지역 발전의 핵심 과제임을 역설했다.
■ 의회의 구체적 대안 제시 ‘실행 방안’ 마련 촉구
정담회에 참석한 경기도의회 김영민 의원과 용인시의회 김윤선 의원은 모현읍 고등학교 신설을 용인시 전체의 교육 수요를 고려한 종합적 학교 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희 의원은 교육청에 ‘못 한다’는 답이 아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실행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하며 통학버스 증편, 안전 통학로 확보, 교통비 지원 등 학생들의 즉각적인 불편 해소를 위한 단기적 대책 마련으로 원거리 통학생 교통 지원 강화.
학생 배치계획과 용인시 도시계획 2040의 처인구 인구 증가 전망(현재 29만 명에서 52만 명으로 증가 예상) 등 개발 예정지 정보를 반영해 미래 교육 수요를 현실에 맞게 다시 산정.
소규모로 우선 개교한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유연한 방식 검토.(김윤선 의원은 모현중학교 인근 일산리 산 20번지(경기도교육청 소유) 부지를 활용한 중·고 통합학교 설립 방안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함).
ICT 융합, 산학협력형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미래 맞춤형 교육 모델을 적용하여 학교의 경쟁력 강화. 등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했다.
■ 교육청·시 ‘후속 로드맵’ 주목
정덕기 추진위원장은 “주민과 학부모 모두가 수년째 한뜻으로 노력해 온 만큼, 이번 정담회를 계기로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간절한 염원을 밝혔다.
이번 정담회에는 이례적으로 용인시장을 대신해 이재진 교육특별보좌관이 참석해 시 차원의 관심과 지원 의지를 확인시켜준 점 또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추진위원회는 향후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시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모현읍 고등학교 신설은 단순한 지역 민원을 넘어, 교육 인프라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담회에서 제시된 교통 지원, 단계형 개교, 미래 수요 재산정 등 실질적인 대안들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보여준 ‘유연한 기준 적용 검토’라는 원론적 답변이 실제 용인시와의 협력을 통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 로드맵’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 당국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