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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스마트도시’서 ‘AI시티’로 업그레이드… 용인은 기회의 땅

김태형 단국대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용인신문 | “도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으로 완성된다.” 단국대학교 김태형 교수의 이 한마디는 용인시가 나아갈 미래의 길을 명확히 제시한다. 용인시는 지금 단순한 효율 중심의 스마트도시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AI시티’로의 전환이라는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특히 정부의 ‘AI 대전환(AX)’ 국가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이 여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 집적지라는 독보적 강점을 지닌 용인시는 기술과 산업, 그리고 시민이 조화를 이루는 글로벌 AI시티 모델을 선도할 최적의 도시다.

 

이에 본지는 김태형 교수와의 심층 대담을 통해 AI시티의 본질과 비전은 무엇인지, 그리고 용인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지 심도 있게 진단하며 그 길을 물었다. <편집자 주>

 

 

Q1. 스마트도시와 AI시티가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스마트도시와 AI시티는 많은 이들이 비슷하게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스마트도시는 ‘디지털 기반 효율성 도시’로 정의할 수 있다. IoT 센서, CCTV,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도시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해 관제센터에서 신호를 조정하거나 대기오염 데이터를 수집해 정책에 활용하는 것이다. 인간이 판단하고 결정하되, 디지털 기술로 더 정확한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반면 AI시티는 ‘지능형 자율 운영 도시’이다. 인공지능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통 신호가 실시간으로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되고, 에너지 시스템이 날씨와 전력 수요를 예측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이다.

 

교통 관리를 예로 들면, 스마트도시 방식은 도로 센서와 CCTV가 교통량 데이터를 수집하면 관제센터 직원이 데이터를 보고 “A구간이 막히니 신호 주기를 조정하자”고 판단해 수동으로 조치한다. 데이터는 디지털이지만 의사결정은 여전히 인간이 한다. AI시티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AI가 실시간으로 교통 패턴을 학습하고 날씨, 시간대, 이벤트 등을 종합 분석해 스스로 신호등을 조정한다. 5분, 10분 후 교통량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Q2. 스마트도시에서 AI시티로 전환하는 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도시 운영 철학의 근본적인 변화다. 세 가지 측면에서 패러다임이 바뀐다. 첫째, ‘사후 대응’에서 ‘예측 대응’으로 변화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방식에서 발생 전에 미리 방지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둘째, ‘인간 판단 의존’에서 ‘협력적 지능’으로 진화한다. 모든 결정을 인간이 내리던 것에서 AI와 인간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구조로 발전한다. 셋째, ‘개별 시스템 관리’에서 ‘통합 생태계 운영’으로 발전한다. 교통, 환경, 에너지, 안전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것이 하나의 거대한 지능형 생태계로 통합된다. 이런 변화는 도시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Q3.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가?

A.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교통 신호 관리의 경우, 스마트도시에서는 센서가 교통량을 측정해 관제센터로 전송하면 직원이 판단해 수동으로 조정한다. 하지만 AI시티에서는 AI가 교통 패턴, 날씨, 주변 행사까지 종합 분석해 스스로 최적의 신호 체계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환경 관리도 마찬가지다. 스마트도시는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시민에게 “오늘 농도가 나쁘다”고 알려주는 수준이다. 반면 AI시티는 기상 예측, 교통량, 공장 가동률 등을 종합해 “3시간 후 특정 지역 미세먼지가 악화될 것”을 예측하고, 미리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한다.

 

시민 서비스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스마트도시에서 민원을 온라인으로 신청하게 해주는 정도였다면, AI시티에서는 시민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AI가 먼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안한다. 특정 지역 가로등의 고장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시민의 역할 변화다. 스마트도시에서 시민은 ‘이용자’였다면, AI시티에서는 도시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공동 설계자’가 된다.

 

 

Q4. 국내외 AI시티 전환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A. 국제적으로는 싱가포르의 Smart Nation 2.0이 가장 앞서간다. 10억 싱가포르달러 이상을 투자해 정부 서비스의 99%를 온라인화했고, 세계 최초로 AI 거버넌스 테스팅 툴킷 ‘AI Verify’를 개발했다. 바르셀로나는 ‘기술적 휴머니즘’ 철학 하에 시민 참여형 AI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했고, 암스테르담과 헬싱키는 ‘AI 레지스터’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2024년 국토부의 제4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 확정과 ‘AI시티 추진 TF’ 출범으로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됐다.

 

Q5. ‘AI 전환(AX)’이 도시에 적용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A. AX(AI Transformation)는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조직의 전략, 문화, 비즈니스 모델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도시에 적용 시 세 가지 핵심 축이 있다. 첫 번째는 시장과 공무원이 AI를 도시 운영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는 ‘리더십의 변화’다. 두 번째는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을 확보하며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이터 거버넌스’다. 세 번째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시민 참여 전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 접근으로,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Q6. 지자체가 AI시티 전환에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

A. 토론토의 Sidewalk Labs 프로젝트 실패 사례가 좋은 교훈을 준다. 구글의 자회사가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시민 신뢰 부족과 투명성 결여로 결국 중단됐다. 이 사례의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기업 주도보다 시민 주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도 시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패한다. 둘째,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투명성’이 핵심이다. AI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민이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며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Q7. 바르셀로나의 시민 참여형 AI 거버넌스 모델을 용인에 적용한다면?

A. 바르셀로나 ‘Decidim’ 플랫폼의 시민 참여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다. “기업이 아닌 도시와 시민이 데이터를 소유해야 한다”는 데이터 주권 원칙을 세웠다. 용인시에 적용한다면 ‘용인 디지털 시민 플랫폼’을 제안한다. 현재 구축한 디지털트윈 데이터를 시민이 직접 확인하고, 도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 체증 구간을 시민이 직접 신고하고 AI가 분석해 신호 체계를 개선하는 과정을 실시간 공개하는 것이다. 시민이 단순 서비스 이용자가 아니라 도시 운영의 공동 참여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Q8. 2030년 용인시의 AI시티 모습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A. 2030년 용인시는 정부의 ‘AI 대전환’ 전략에 부응해 국내 산업 경쟁력의 핵심 거점이자 AI 산업 생태계의 혁신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은 AI 기반 예측정비 등으로 고도화되고, 스마트 물류·UAM 등이 디지털 트윈과 연계돼 산업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정부의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 제도 정비가 기업의 AI 도입을 촉진해 용인은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이 함께 혁신하는 복합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 단순한 스마트도시를 넘어 산업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조직된 모델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Q9. 용인시가 글로벌 AI시티 모델이 되기 위한 핵심 과제는?

A. 다섯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완성’이다. 디지털트윈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활용할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시민 참여 플랫폼 구축’이다. AI 정책 수립부터 서비스 평가까지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반도체 특화 AI 생태계 완성’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협력해 제조업 특화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세계에 수출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인재 양성 허브 구축’이다. 지역 대학과 협력해 도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용인 특화 인재를 기르는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 다섯째,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다. 국제 행사에서 용인 모델을 적극 홍보하고 해외 도시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Q10. 마지막으로 용인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AI시티로의 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시민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갖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견제할 때 진정한 AI시티가 완성된다. AI가 만능은 아니다. 때로는 실수하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실수를 함께 수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민 참여의 핵심이다. 용인시가 단순히 기술이 앞선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행복한 도시, 시민이 주인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담: 본지 발행인/대표 김종경 >

 

김태형 약력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

단국대학교 정보융합기술 · 창업대학원 원장

천안시 스마트도시 총괄계획가

인천광역시 XR메타버스 마스터플래너

수원· 용인 · 성남 스마트시티 마스터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