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저명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의 저서에서 현대인이 고독을 잃어버린 것은 위기라고 주장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기술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도 같은 맥락에서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멸종시킨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은 그 편리성 때문에 잃는 것이 고려되지 않은 채 놀라운 속도로 진보하고 있다. 문제는 “육체의 중요성, 물리적 공간의 완전성, 내면의 삶을 가꿔야 하는 필요성” 등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소비하는 데 쓰느라 “육체 없이 경험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중요한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이어간다. 뿐만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오는 기다림의 미덕뿐 아니라 욕구를 지연시키는 힘조차 잃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기술은 기업에 의해 주도되며 그에 따라 기술이 개인을 소모시키고 있지만, 개인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사랑하는 이와의 대화가, 순간의 기억을 담은 사진이, 나의 고독조차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어 그곳을 지배하는 대기업이 소유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묻고 있다. 매개된 소통-소셜미디어를 이용한-이 일상화되면서 오히려 직접적인 경험이 사치품이 되는 현실을 제시한다. 도서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우리의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은 데이터로 정량화될 수 없다. 독자는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을 찾으며 기술의 진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유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