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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바라보는 것보다 꿈 가꾸기

 

 

용인신문 | 혐오와 수치심에 대한 논의가 널리 알려진 철학자 마사 누수바움은 그의 저서에서 소설이 경제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키는 힘을 갖는다고 말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소설의 기능을 되짚어보는 이유는 여전히 우리의 삶의 지향과 이상의 지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의 삶은 늘 우리에게 꿈보다 두려움에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계절문학상을 받은 작품 『못갖춘 마디』는 두려움에 집중하는 삶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장소이, 늘 두려움이 많은 아이. 소이의 두려움은 아빠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친구 유주가 물에 빠졌을 때 아빠는 망설임 없이 물에 뛰어들어 유주를 구했지만 그때 유주네 아빠도 함께 구해오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던 사람이었다. 소이는 아빠 자신보다 소이와 엄마보다 남을 더 챙기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아빠는 계약직으로 일하던 상가 건물에 불이 나자 또 안에 갇힌 누군가를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재난 이야기이기도 한 이 작품은 재난 그 자체보다는 재난이 지나가고 이를 겪은 이의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이는 아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빠는 본능적으로 마사 누수바움이 제기한 인간의 본질적 존엄을 지키던 이였기 때문이다. 이미 벌어진 사건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소이의 두려움은 무엇이었을까? 이상하게 소이가 매번 챙기는 모자라 보이던 친구 우제의 두려움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은 자신 앞에 펼쳐진 삶을 어떻게 마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