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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실바람ㅣ김윤성

실바람

           김윤성

 

겉으로 평온하고 순간으로 무사한

이 조용한 봄날 아침

천사들은 아직 명상에만 잠겨 있을 때

이유와 더불어 한 오리 실바람이 불어 온다

 

 

흩어졌다 다시 모여드는 새의 무리처럼

쾌감의 저쪽에서 되돌아오듯

숨을 길을 따라 원래의 얼굴 그대로-

 

오직 한 사람만이 눈을 뜨게 된다면

네가 바로 그 한 사람이 되리라

 

김윤성(1926~2017)은 서울에서 출생했다. 광복 직후 정한모 구경서 등과 동인지 ‘백맥’을 창간하여 해방문단에서 활동 했다. 계성보통학교 6년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독학으로 시 공부를 했다.

「실바람」은 봄날 아침의 요요로운 정적을 타고 불어오는 실바람을 노래한 시다. 그러나 실바람은 격정적인 이미지를 거느리며 죽음과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본다. ‘눈을 떠라 죽음을 지닌 생명의 빛, 집요한 준엄이여!’라고 봄의 생명과 죽음을 응시하는 것이다. 그 때 오직 한 사람만이 살아남게 된다면 네가 그 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외친다. 『한국전후문제시집』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