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윤은성
그는 배낭을 바로 멘다
여의도역에서는 어깨에 대해 쓸 것이고
그가 멀어지는 스크린 도어에 대해 쓸 것이다
맑은 날들일 것이다
이사가 잦을 것이고
플라타너스는 또 가게들을 가리고
여름에 그 나무는
찢어진 입을 가진 천사들 같을 것이다
짧은 별이라면
간혹 그대의 멈춰 있는 얼굴 안에
손을 넣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횡단보도가 많고
영등포 기계 상가에서는
혼자 우는 그를 봤다
윤은성은 1987년 전넘 해남에서 태어났다. 201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요일」은 한 사내의 슬픈 초상이다. 그 남자는 영등포 기계 상가에서 사업을 한다. 배낭을 메고 전철로 출퇴근 하는 남자의 가게는 플라타너스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 그 나무는 찢어진 입을 가진 천사 같을 것이고 짧은 별이라면 멈춰 있는 남자의 얼굴에 손을 넣어보고 싶을 것이다. 횡단보도가 많은 영등포 기계 상가에서 그 남자는 혼자 우는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간 『주소를 쥐고』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