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페루에는 유명한 길이 하나 있다. 잉카 트레일이라고 불리는 길인데, 마추픽추까지 가는 4박 5일 일정의 도보여행이다. 이는 제한 인원이 있어서 삼개월 전쯤 예약을 해야하고, 가격도 꽤나 비싸다. 말과 함께 걸을 수 없어 셰르파(짐꾼)들이 함께 걷고, 모든 일정을 텐트에서 소화한다. 오래된 길을 지키기 위함이다. 나는 제한 인원이 없는 살칸타이 트레킹을 다녀왔다. 똑같이 4박 5일을 걷지만, 다른 경로로 마추픽추에 접근한다. 첫날, 4270m에 있는 후만타이 호수를 거쳐 숙소까지 5시간을 걷는다. 이렇게 높은 지대에 와본건 처음이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천천히 올라가 마주한 호수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푸른 빛깔의 호수가 나를 반긴다. 짐을 가이드에게 맡기고 저 높이 올라갔다. 위에서 보니 호수 색깔이 더 잘 보인다. 한참을 앉아 호수를 구경했다.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하산했다. 우리조는 프랑스에서 온 60대 부부와 폴란드에서 온 50대 부부, 그리고 나보다 10살 많은 프랑스 언니 등 총 6명이다. 그리고 가이드 한 명과 마부 한 명, 셰프 한 명이 함께한다. 다들 유럽에서 와서 그런지 잘 걷는다. 내가 제일 어린데 제일 뒤에서 헉헉대
용인신문 |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경험을 모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정의하기도 하고, 그런 현재의 자신을 밑거름 삼아 미래에 대한 자기 이야기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항상 진실만을 담고 있을까? 김애란이 소설은 때로 거짓말이 오히려 더욱 진실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고 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게임을 한다. ‘나’를 설명하는 다섯 가지 문장을 만든다. 단,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어야 한다. 상대방은 ‘나’의 거짓말을 골라내야 한다. 어느 날 전학 온 고등학생 오채운에게 담임은 자기 소개를 ‘이중 하나는 거짓말’ 게임으로 하게 한다. 오채운의 등장에 그의 본질적인 정체를 한 눈에 알아본 소리, 그리고 오래전 오채운을 먼 발치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우가 이 소설의 세 중심인물이다. 세 주인공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인생은 미리 생각한 이야기대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좌절하고 무력해지기도 한다. 지우는 “내가 조금이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보겠다”(214쪽)고 말했지만 삶은 자신이 정한 방향과 달랐다. 채운은 자신의 상황이 “무서운 이야기에 갇힌”(134쪽
용인신문 | 서울에서 두 자녀를 키운 후, 현재 용인 은화삼지구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 이주를 앞둔 예비 용인시민입니다. 그간 자녀 교육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온 만큼, 이주를 앞둔 새로운 지역사회의 교육환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입주를 기다리는 예정자들과 의견을 나누던 중, 은화삼지구 인근에 여중이 없고, 중학교 배정 또한 여러 제약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선택 가능한 중학교 수가 매우 제한적이며, 그마저도 통학 여건이 열악하거나 입학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근의 용신중학교와 용인중학교는 실제 배정 가능성이 매우 낮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며, 도보 통학 시 안전상 우려도 존재합니다. 이는 단순한 통학 불편이 아니라 교육기회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향후 약 1만 세대 이상이 입주 예정인 대규모 개발 지역으로, 이미 교육 수요가 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현재 은화삼지구 내에는 초등학교 개교가 확정돼 있습니다. 은화삼지구 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이곳을 초·중 통합학교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또 현재 예정된 중학교 부지를
용인신문 | 페루에 있는 아마존에 왔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아마존은 브라질과 페루, 콜롬비아 세 나라의 국경에 걸쳐 있다. 지구에는 여전히 많은 부족이 정글에 살고 있고 그들만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공산품은 비행기로 들여와야 해서 다른 지역들보다 조금 더 비싸다. 대신 아마존에서 나는 물고기와 망고, 바나나, 아보카도가 정말 싸다. 나도 모카치코라는 물고기를 하나 먹어봤는데 민물고기에서 나는 비린 맛 하나 없이 찰지고 맛있었다. 주로 밥이나 유카, 구운 바나나와 함께 먹는다. 유카는 처음 먹어봤는데, 쫀득한 감자 같다. 마처럼 길게 생겼는데 그걸 잘라서 쪄서 먹는 듯했다. 바나나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손가락 두 개만 한 몽키바나나, 우리가 아는 바나나. 그리고 요리바나나. 요리바나나는 잘라서 구워 먹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밤에 들리는 수많은 벌레 소리였다. 까만 나무들 사이로 수백만 가지의 다른 소리가 들린다. 그 요상한 화음을 들으며 잠을 잤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짧은 비가 내리고, 낮에는 해가 쨍쨍하게 비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글에 들어와서 삼일간은 정말 잠이 쏟아졌다. 일어났다 밥 먹고 자고, 또 자고 잤다. 인터넷도 없고
용인신문 | 이재명 대통령의 시대가 열렸다. 그는 불의한 권력 앞에서도 침묵하지 않았고, 절망의 순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고난은 그의 정신을 꺾지 못했고, 비방은 그의 진심을 지우지 못했다. 국민은 그를 선택했다. 국민이 그에게 준 것은 권력이 아니라 책무이며, 기회가 아니라 시험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문 앞에 서 있다. 그 문을 열어젖힐 열쇠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주어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교훈은 되풀이된다. 신라의 멸망은 지배계층이 폐쇄적인 골품제에 갇혀 자기 개혁을 거부한 데서 비롯되었다. 대한민국도 그 길목에 있다. 지난 3년, 대한민국을 잠식한 가장 근원적인 위협은 외부의 침략이 아닌 내부의 부패였다. 국가를 무너뜨린 진짜 원인은 현대판 골품제 즉, ‘엘리트 카르텔’이었다. 그들은 국민이 부여하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며 폐쇄적 이익 공동체로 특권을 공유했다. 내란 사태가 그들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냈으니 아이러니하다. 표면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범이었지만, 실상은 더 깊고 조직적인 공모가 있었다. 군과 경찰, 검찰과 사법부, 언론과 학계에 이르기까지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 폭주를 방조하
용인신문 |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제6공화국은 모두 9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에 이어 이재명이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윤석열은 제6공화국의 신기록을 수립한 대통령이 되었다.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이후 44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대한민국을 내란 상태로 몰아넣었다. 윤석열의 내란은 6개월 동안 지속하였고, 내란 세력의 저항은 집요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은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하차했다. 제6공화국은 시민항쟁으로 수립된 공화국이다. 제6공화국의 첫 번째 대통령은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1987년 12월 19일, 직선제로 치러진 제13대 대통령선거는 89.15%라는 경이로운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영삼, 김대중 양김의 분열로 노태우 후보가 36.64%의 득표율로 어부지리 당선되었다. 제14대 대통령선거는 1992년 12월 18일 치러져 81.89%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41.9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제15대 대통령선거는 1997년
용인신문 | ‘털보 관장’으로 유명한 저자 이정모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5년, 서울시립과학관장 4년, 국립과천과학관장 3년 등 총 12년의 관장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책 『찬란한 멸종』에서 저자는 지구가 다섯 번에 걸친 대멸종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오히려 생명체는 ‘찬란하게 진화’했다고 말한다. 『찬란한 멸종』은 세 PART에 걸쳐 다양한 생명체의 화자가 등장해 자연사와 인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첫 번째 파트는 2150년부터 2100년 시기의 이야기이다. 가상의 미래를 다루는 이 부분은 지구멸망의 위협으로 추진된 화성 이주에 관한 내용이다. 두 번째 파트는 과거 자연사에 등장하는 생명체의 이야기이다. 세 번째 파트는 대멸종 속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생명체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 책은 인간이 장대한 생물의 역사에 아주 짧은 시간을 차지했음에도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신체적 조건이 열악했지만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중대한 역할이 있음을 소개하기도 한다. 지구의 입장에서 인간이 멸종하는 것은 어쩌면 ‘모든 생물은 죽는다’는 명제처럼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다만 인간의 입장으로 보면 지금은 상당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래
애인을 씹다 최은진 식물성의 당신과 육식성의 내가 연애를 하기로 한다 사슴을 사냥해서 사자가 먼저 먹는 부위는 위(胃) 그것은 오랜 공복에 대한 위로겠으나 네 개나 되는 위(胃)를 차례차례 정성껏 씹어 먹으며 사슴이 했던 반추시간을 되짚어 가늠해 보려는 건지도 되새김질의 자세로만 삶을 유지해 온 사슴에게도 인내의 끝에 맞이한 한 끼 식사로 사슴의 내장을 씹고 있는 사자에게도 먹고 사는 문제가 곧 죽고 사는 문제였으니 남의 살이 이토록 맛있게 느껴지는 게 내 모든 비극의 시작 여름이 몸집을 불려가는 동안 허공에서 드라이에이징되는 심장 두 개 당신의 채식에 나의 육식이 곁들여질 때마다 맹수의 날 선 이빨같은 죄책감이 문득문득 나의 살을 파고들었고 당신과 내가 이렇게 다르다는 걸 먹고 사는 문제가 되새겨줄 때 우리 연애는 끝난다 잘 먹고 잘 살라는, 처절한 마지막 인사 공복을 살찌우는 밤 한때 애인이었던 당신을 여물씹듯 되새김질한다 최은진 경주 출생. 2019년 <서정시학> 등단. 용인문학회 편집위원.
용인신문 | 용인시 이동‧ 남사읍 일대에 조성되는 5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향후 20년 이상 진행될 초대형 장기 개발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 호 용인신문 보도에 의하면 창3리 ‘화곡마을’의 경우, 이 개발이 현재 얼마나 형식적 준비에 머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실질적인 민·관·기업 협의체 구성 없이는 사회·문화·환경적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일명 ‘꽃골’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단순한 개발 예정지가 아니다. 600년 공동체의 삶이 이어져 왔고, 20여 종중의 400여 기 선영이 있는 공간이다. 조선 개국공신 남은, 고전소설 ‘옥루몽’ 저자 남영로, 나비그림의 대가 남계우 등의 묘소도 이곳에 있다. 그럼에도 현재 개발은 법적 보상 중심으로만 추진되고 있으며, 문화유산(비지정) 보존이나 이전 방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는 부족한 상황임이 확인됐다. 앞으로 예정된 환경영향평가도 내심 걱정이 앞선다. 주민들에 의하면 현재 이곳엔 맹꽁이, 가재, 민물새우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이자, 용인의 ‘산소통’ 역할을 하는 구릉지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는 아직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은 기정사실화되어 추진 중이다. 국가산업의 특성상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용인신문 | 플라톤은 『국가』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놀이를 통해 인간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며, 단순한 즐길 거리를 넘어 철학적 탐구의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천과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덕을 함양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지는 오늘날 게임이라는 매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게임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삶과 철학을 탐구하는 도구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에서 인간은 선택, 협력, 실패와 성장이라는 근본적인 경험을 반복하며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게임은 이러한 과정들을 극적으로 압축하여 보여줌으로써, 플레이어가 보다 본질적인 인간 경험을 체험하도록 돕는다. 고대 철학자들의 놀이 개념과 현대의 게임 이론을 연결해 보면, 게임은 단순히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모의 실험이며, 윤리적 선택과 사회적 협력을 경험하는 장이다. 예를 들어, 《언더테일(Undertale)》은 플레이어에게 비폭력적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윤리적 딜레마 속에서 선택의 무게를 체험하게 한다. 이는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말하는 “
용인신문 | 예로부터 군주는 백성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였다. 공자의 제자 안연은 노나라 애공에게 “새는 궁지에 몰리면 쪼고, 짐승은 물고 할퀴며, 사람은 거짓말을 합니다. 백성을 궁지에 몰아넣고 무사했던 임금은 없습니다”고 직언했다. 이는 곧 임금이라면 백성의 고통을 헤아리고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여러 덕목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방외덕목’이라 불리는 백성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군주의 자리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가치다. 변변찮은 존재가 부모 잘 만나 권력을 쥐었다고 백성을 함부로 대한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모르는 일이다. 백성보다 현명하거나 바르다고 할 수도 없는 자들이 권좌에 올라 백성을 다스린다면, 백성의 삶은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임금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배움을 통해 선비가 되고, 더욱 정진하여 군자에 이르며, 궁극에는 성인의 경지에 도달해야 백성은 편안하고 군주 또한 안전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군주들은 이를 외면했고, 그들의 말로는 감옥행이나 죽음과 같은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백성에게 누가 임금이 되든 큰 관심은 없을지도 모른다.
용인신문 | 처인구 모현읍 왕산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입주민입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부터 입주가 시작되었으며, 현재 많은 입주민들이 이사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입주 초기라 기대가 컸지만, 매일 화재 감지기 오작동 문제로 인해 입주민들이 큰 불편과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화재 감지기의 오작동이 밤낮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은 정말 화재가 발생했는지, 또는 오작동인지 곧바로 확인할 수가 없어 불안감 속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오작동으로 인한 경보가 울릴 때마다, 놀라서 잠에서 깨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현대건설과 관리실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소방 관련은 시행사(더다올)에 문의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올 뿐 실질적인 조치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용인시가 직접 나서 몬테로이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화재 감지기 및 소방 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요청합니다. 화재 감지기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실제 화재 발생 시 중대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행정기관의 철저한 확인과 적극적인 조치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