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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와우정사, 새로운 열반전 조성

가섭·아란·우바리 존자… 와불과 ‘한자리’

 

 

 

 

 

 

 

누워계신 부처님과 세분의 존자
하나의 법당에 모시기위해 분주
석굴 법당 열반전 내년 완공 계획

 

[용인신문] 부처님 하나하나가 다 예술조각품인 와우정사가 또 하나의 예술 조각을 마쳤다. 가섭존자와 아란존자, 우바리존자 세분의 조각을 최근에 마쳤다.

 

이 조각은 우리나라에 목불 조각장 제1호인 허길량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이 수년에 걸쳐서 완성했다. 사용한 목재는 천년된 소나무이다. 세분을 조각할 춘양목을 수십년동안 수소문해서 마침내 나무를 구해 조각을 마칠 수 있었다. 허길량 조각장은 와우정사의 상징적 부처님인 누워계신 부처님도 지난 1970년대에 수년에 걸쳐 조각했다.

 

주지 해곡 스님(대한불교열반종 종정)은 앞으로 누워계신 부처님과 새로 조성한 세분의 존자를 하나의 법당에 모실 계획으로 현재 석굴 법당인 열반전 설계를 마쳤고, 내년에 완공한다는 계획 아래 추진 중이다.

 

김해근 주지스님은 “당초 누워계신 부처님을 모셨던 석굴은 비가 새서 습기가 올라와 도저히 부처님을 모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새로 법당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누워계신 부처님이 나무로 조성됐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습기에 노출되면 상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년은 신축년이고 수 백년만에 한번 돌아오는 흰 소의 해이므로 초파일을 기해 법당을 짓는 불사를 시작했습니다. 백우여래. 경전에서 부처님을 소에 비유합니다.”

 

주지스님은 지난해 건축 허가를 받은 상태이나 올해 시작하게 된 역사적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와우정사에 모셔있는 와불은 유일하게 한 발을 내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열반상은 두 발이 가지런하게 놓여있다.

 

“원래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했을 때 인도식으로 화장을 하는데 불이 안타고 있었어요. 왜 안타는가 몰랐는데 가섭이라는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자가 있는데 안오니까 눈을 감지 못한 거에요. 인도가 땅이 넓으니까 오래 걸려서야 오셨어요. 가섭이 장례식을 치르려고 하면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도 저희와 다르실 게 없다. 돌아가시니까 제가 와도 알아보시지도 못하신다’면서 넋두리 삼아 푸념을 했어요. 그러니까 열반하신 부처님이 다리 하나를 쑥 내미신 거에요. 근데 이 부분이 우리 경전인 팔상록에 나와요. 팔상록은 부처님의 8가지 생애를 기록한 경전인데 이곳에 곽시쌍부(槨示雙趺)로 기록 돼 있어요. 우리는 태울 때 관에 넣으니까 관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인도는 헝겊으로 몸을 감아 화장하는데 번역이 중국말로 하다보니 그리 된 거에요.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부활과 같은 의미의 이야기죠. 부처님은 육신은 죽어도 불생불멸의 진리를 나타내는 것이죠. 이같은 원래 발을 내민 그 모습의 부처님의 열반상이 와우정사밖에는 없어요. 그렇게 만든 데가 없어요. 다 열반상으로 돼 있지요.”

 

해곡 큰 스님은 와우정사에만 있는 한쪽 발을 내밀은 부처님의 유래를 설명했다.

 

해곡 스님은 지난 50여년동안 앞으로 건물을 짓게 되면 가섭존자와 부처님의 경을 다 듣고 결집할 때 설한 경전에 대해 제일 많이 알고 있는 아난존자, 부처님 계율을 일생동안 듣고 암기하고 있었던 우바리존자 등 가장 중요한 세분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누워계신 부처님인 와불의 경우는 하나의 향나무로 조각된 세계 최대 목조 와불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이 부처님은 인도 스님이 인도에서 보내준 통으로 된 하나의 향나무로 조성 돼 있어요. 그래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거에요. 길이가 12m에 이릅니다. 누워 계신 부처님은 그런 향나무를 다시 구할 수 없으니 다시 할 수도 없는 거죠. 향나무를 70년대에 가져왔어요. 70년대에 한 인도 스님이 인도네시아에 갔다가 이 나무를 발견하고는 이곳에서 조성하라고 구해서 보내준 거에요. 내가 부처님을 조성하려면 향나무가 좋다. 목불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구해서 보내주마 하신거죠. 석굴안에 넣고 수년에 걸쳐 조성해 80년대에 공개했어요. 오래 걸렸죠. 목불조각을 한 허길량씨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으로 무형문화재가 된 분이에요. 상원사 문수보살도 그분이 했죠.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유명한 분이에요. 세 분 존자는 우리나라 금강송으로 해야 하는데 천년된 나무를 구할 수가 없어서 몇 십년동안 수소문 해서 몇 십년 걸려 그걸 간신히 구해서 무형문화재가 다 조각을 마친거에요. 이번에 법당을 다시 지으면 원래 계신 누워계신 부처님하고 세분을 같이 모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현재 세분 존자들의 몸은 삼베로, 얼굴은 비단으로 감싸 가칠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 다시 색을 칠하는 작업을 거쳐 모셔지게 된다.

 

김해근 주지스님은 현재 세계불교문화교류협회 이사장으로 있다.

 

존 카터 코벨(1910~1996) 컬롬비아대학교 교수이자 동양미술사의 권위자가 생전에 와우정사를 방문했을 때 해곡 스님을 불국사를 지은 김대성에 비유해 현대의 김대성이라고 칭송했던 바 있다. 유네스코 소개로 와우정사를 방문해서 불상을 보고서 두 편의 논문을 남기기도 했다.

 

코벨 박사는 우리나라 불국사 논문을 썼으며, 한국에 6개월 체류를 계획하고 방문했다가 9년간 체류하면서 일본과 중국 문화재로 알았던 미술품이 한국땅에서 건너갔거나 한국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고는 ‘내가 컬럼비아대학에서 배운 일본사는 다 가짜였다’는 국내 신문 기고문을 비롯해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일본인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박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