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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나의 아버지는 친일파가 아니다”

영조는 11세 때 13세 신부와 혼인을 한다. 신부는 진사 서종제(徐宗悌)의 딸로 후일 정성왕후가 된다. 첫날밤 영조가 신부의 손을 잡으며 “손이 참으로 곱구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부는 “귀하게 자라서 그렇사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발끈한 영조 왈, “뭐라고? 귀하게 자랐다고?……” 뒷말을 속으로 삼킨다.

‘내 어미가 종년이라고 비웃는 구나…’ 영조는 비록 왕손이었지만 어미 출신이 워낙 천출이라 일개 진사 댁 아낙네에게까지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일후로 영조는 그녀 방 출입이 소원해 진다.

한중록 중간쯤에 혜경궁 홍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에 합격한 일을 말하면서 당시 인원왕후(조선 제19대 숙종의 계비) 집에도 과거에 합격한 이가 없고, 정성왕후(조선 제21대 영조의 원비)집에도 없으며, 사도세자의 외가야 말할 것도 없다 했다.

궁녀를 모시는 하녀인 무수리를 어미로 둔 시아버지 영조로서는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다산 정약용의 후견인이며, 당시 내의원제조로 있던 번암 채제공은 자신의 문집인 번암집 독노중련 전에서 자신이 목격한 금등지사를 기록했는데 팔십을 넘긴 영조는 시도 때도 없이 잠자는 일이 잦아졌다. 이때 마다 꼭 문신들에게 옛글을 소리 내어 읽게 했는데 선비의 글 읽는 소리를 흔히 사색당파(四色當波)라 하여 고저장단이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문신 강문상이 적임자라 하여 매번 그가 읽는 일이 잦았는데 그날은 사기 노중련 전을 읽는다. 노중련 전이란 중국 제나라 선비인 노중련과 양나라 사람 신원연과의 대화이다.

천자국인 주나라 열 왕이 죽자 여러 제후국의 왕들은 빠르게 와서 문상을 했는데 유독 제나라 위 왕만은 문상을 늦게 왔다. 이에 천자를 모시는 천자의 나라 주왕은 이를 고약타 여겨 제나라 위 왕을 벌주려하니까 제나라 위왕이 대노해서 소리쳐 왈, “네놈 에미는 종년이 아니더냐.” <질차이모비야(叱嗟而母婢也)>며칠 전 동네 꼬마들에게 경천동지할 일이 있었다.

요즘 국정교과서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친의 친일 경력 때문에 곤경에 처한 정치지도자들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누구도 친일을 인정하기는커녕 새로운 역사를 쓰려과 한다. 오래 전에 죽은 팝 황제 흑인 마이클잭슨이 백인이라는 증거로 그의 하얘진 얼굴 사진을 가져왔다고 치자. 그럼 당신을 믿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