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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삼복과 경신수야

공명의 스승 사마 휘 수경 선생 왈, 삼욕(三慾)을 물리치면 신과 겸상한다했다. 삼욕은 식욕(食慾) 색욕(色慾) 수욕(睡慾)이다.

북송 초에 간행된 도교의 대장경 운급칠첨 권81 경신부(庚申部)를 간추려 뽑아 엮은 삼시중경(三尸中經)에 삼욕을 담당하는 충을 삼시충이라 하는데 뇌를 담당하는 상시(上尸)는 팽거(彭倨)요, 배꼽중간부분을 담당하는 중시(中尸)는 팽질(彭質)이요, 허리 아래를 담당하는 하시(下尸)는 팽교(彭矯)라 했다.

삼시 충은 일 년 중 일곱 번을 하늘의 신께 올라가 그 사람의 죄과를 일러바치는데 섣달 그믐날을 시작으로 그믐날을 제외한 60갑자 중에 57번째 일진이 경신일로 이날 사람이 잠든 틈에 몸에서 빠져나와 하늘에 가서 일러바치고 온다.

신은 사람 몸에서 몰래 빠져나온 삼시충의 고변을 근거로 죄의 경중을 따져 수(壽)와 명(命)을 부여하는데 명은 팔자로서 앞에 오는 범은 속여도 뒤 따라오는 팔자는 못 속인다하여 이때 팔자는 사주를 이기는 고약한 팔자가 된다.

수(壽)는 사람의 등급을 세 단계로 나눠 사(士)와 공(工)과 구촌(口寸)으로 분류한다. 사(士)는 남이 뼛골 쑤시게 벌어 놓으면 편히 놀고먹는 가장 팔자 좋은 사람이고, 공(工)은 벌긴 뼈 빠지게 버는데 절반은 남에게 바치고, 나머지 절반으로 사는 인생들이고, 구촌(口寸)은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겨우 입에 풀칠하는 정도의 인생이다.

경(庚)과 신(申)은 금(金) 기운으로 경신일 전날 밤11시부터 경신일(庚申日) 밤 12시를 지난 새벽 1시까지 26시간 잠을 자면 안된다하여 경신수야(庚申守夜) 또는 수경신(守庚申)이라 한다. 허준 동의보감 처방대로 약을 지어먹으면 삼시충이 죽겠지만 허준이 동의보감을 찬하면서 확신하지 못한 처방전이 딱 하나 있는데 삼시충 퇴지법이라한다. 화타의 퇴치술이 유일인데 조조가 그를 죽이는 바람에 그의 처방전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일 후로 경신일 잠을 안자는 방법 외에는 없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이나 조선시대 각종 문집 <성종실록 성종 10년 12월 6일>을 뒤져 보면 밤을 세워 술 마시고 논 날이 대부분 경신일에 해당되는 날임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하필이면 경신일인가. 동진시대 도사 갈홍(葛弘)은 그의 책 포박자(抱朴子)에 쓰기를 경신일은 하늘과 땅의 통로가 열리는 날이라 기록한다. 복날 복달임하는 이유도 몸을 보양하여 수경신(守庚申)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