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청문회 통과가 꿈이 되어버린 국무총리 인준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청문회 통과가 꿈이 되어버린 국무총리 인준

당 현종은 시성 두보나 시선 이백을 등용할 때가지만 해도 시를 곧잘 짓는 상식이 통하는 성군이었다.

측천무후 사후 혼란한 정국을 수습한 현종은 요숭(姚崇) 한휴(韓休) 송경(宋璟) 장구령(張九齡)같은 유능한 재상을 들어 썼다. 유능함의 첫째 조건은 직간(直諫)과 직언(直言)이다. 한휴의 직언에 학을 뗀 신하가 묻는다. 한휴를 내치소서. 이에 왈, 한휴 때문에 짐은 몸이 마른다. 그러나 백성들이 살찌지 않느냐. 이때까지를 당현종 태평 시대인 개원의 치(開元之治)라 한다.

당 현종의 치세는 여기까지 만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자는 개인 경력 관리나 하고 봉급 타먹는 수준의 빼어난 능력은 있으나 소명 의식이나 시대정신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고사는 3대의 치(治)가 있다. 주(周)나라 제 2대와 3대 왕인 성왕(成王)과 강왕(康王)이 다스린 성강지치(成康之治) 한(漢)나라 제 5대와 6대 황제인 문제(文帝)와 경제(景帝)가 다스린 문경지치(文景之治) 당(唐)나라 제 2대 황제인 태종(太宗) 이세민이 다스린 정관지치(貞觀之治)다.

각각의 치세 때마다 명재상이 있었다. 중국 5000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제왕으로 평가받는 당 태종 이세민에게는 잘못에 대해 두 눈 부라리며 떠들어대는 명재상 위징이 있었다. 위징은 순자와 한비의 학에 정통한 자로 이세민이 형과 아우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할 때 반대편이던 세자 이건성의 스승이었고, 또 이세민을 죽이라고 작전을 짰던 자이다. 그런 자이지만 능력을 보고 재상의 자리를 주었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4번째 총리 인선마저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론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 임에도 불구하고 의원 내각제에서나 있을 법한 국무총리를 두는 이유는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이다.

거기엔 타협 불가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통령과 행정부간의 조정자 역할이고 둘째는 대통령 유고시 대통령 공석으로 인한 초유의 국가 혼란을 막기 위함이다. 물론 국민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의 지위를 임명받은 자가 최장 60일 동안 권한을 행사한다는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헌논란은 있지만 그만큼 국무총리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은 막중하다. 이런 막중한 국무총리자리를 어떻게 하든 청문회 통과만 해보자. 이게 꿈이 되어버렸으니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