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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알뜰주유소 출범 실효성 논란

인근 업체들 심기불편…순항 가능할지 주목

   
기름 값 인하를 명분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알뜰주유소 제1호점이 용인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카드사 제휴할인 등 실효성 논란과 지역 주유소업계들의 반발 등 후유증은 오히려 확산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9일 처인구 마평동에 위치한 ‘경동 알뜰주유소’에서 개점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주유소는 ㈜경동이 설립한 사회공헌형 알뜰주유소로, 시장에 형성된 유류가격에 비해 리터(ℓ)당 60~100원 정도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 이날 오전 알뜰주유소 1호점은 리터당 휘발유 1843원, 경유는 1694원에 판매했다. 경기 지역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이 휘발유 1940원, 경유 1790원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알뜰주유소는 정부 예상대로 100원가량 싼 제품가격이 형성됐다.

지경부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내년 중 알뜰주유소를 700곳까지 확대하고 2015년에는 전체의 10%인 13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에 따르지 않는 다른 정유 업계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50여개 주유소가 알뜰주유소 운영사인 농협의 NH카드가 가맹점 해지 절차에 들어가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알뜰주유소가 들어선 인근 주유소들도 불만이 컸다. 알뜰주유소 근처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A주유소 관계자는 “정부에서 몇몇 주유소에만 가격을 보조해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알뜰주유소는 정작 기름을 공급하는 현대오일뱅크 표시도 하지 않았음에도, 기존에 운영중인 주유소보다 40원이나 싸게 기름을 공급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근 B주유소 관계자는 “정부의 알뜰주유소는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무리수를 둔 정책으로 지금 당장 소비자가 몰릴 수 있지만 유사석유 판매를 늘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가 정유 4사의 유통비용을 없애겠다고 추진한 알뜰주유소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오히려 소매 자영업자인 주유소의 수익성 악화만 부채질 한 셈”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유소업계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책이 유류 공급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석유사업법에 따라 일선 주유소 간 유류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알뜰 주유소에 공급되는 유류를 다른 주유소에서 매입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또 하나의 유통과정을 양산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