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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물이 넘치고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물에 잠긴 가구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 달 30일 수지구 죽전2동 죽전초교 인근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이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주택 9개동 39가구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거주 주민들은 “2년 전 수지레스피아로 연결되는 하수관 공사 이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것은 재해가 아닌 인재다, 분류식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오·우수관이 마구잡이로 연결돼 비가 오면 물난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나 이곳은 저지대이기 때문에 인근 아파트 관로에 밀린 우수가 밀려와 역류가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 측은 폭우에 따른 급격한 탄천 수위상승이 원인 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탄천으로 연결된 오수 맨홀 위로 수위가 상승해 우수가 유입된 것이 원인”이라며 “어느관에서 유입됐는지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취락지구 인근에 대단위 택지개발이 진행된 기흥구 상하동과 동백동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폭우로 인한 하수도 역류로 도로에 물이 넘쳐났다.
주민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택지개발이전에 선행되거나 병행돼야 하는 하수관거 정비가 개발 후로 미뤄지면서 결국은 하수관 내 수압차로 인해 오·폐수가 섞인 우수가 역류한다는 것.
윤상수(동백동·35)씨는 “개미굴처럼 무작위로 연결된 관로를 바닥을 다 뜯어내기 전까진 확인할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도시계획이 제대로 마련돼 있었다면 이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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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일변도의 도시계획과 주먹구구 식 하수관거 계획 등에 따른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 호우주의보가 발생한 가운데 구갈·기흥레스피아 차집관로 수압이 높아지면서 하수처리가 되지 않은 오폐수가 오산천과 기흥호수에 그대로 유입됐다.
시 관계자는 “기흥과 구갈 레스피아는 합류관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분류관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차집관로는 인근지역의 우수관과 연결돼 있어 쏟아진 빗물이 오·폐수와 함께 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된다.
원칙적으로 하수처리시설은 차집관로를 따라온 수량이 하루 처리용량을 넘어서면 방출구를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될 경우 방출구 차단시 처리시설 내에서 역류된 물로 저지대 침수우려가 높아져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방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대책도 없이 오폐수를 방류하는 것은 시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하지도 않은 채 4억 원이나 드는 녹조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를 전면 재검토 중에 있다”며 “총인처리시설과 방류지점 이전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러한 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 합류관로에서 쏟아지는 오폐수를 차단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김정식 의원은 “하수관거정비사업을 조속히 완료해 강우시 미처리 하수의 역류 및 저수지 직유입 등 기존 합류식 하수관거의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